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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블록버스터 의약품 개발 , “지금 아니면 안 된다”
K-블록버스터 의약품 개발 , “지금 아니면 안 된다”
  • 정민구 기자
  • 승인 2021.03.30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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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블록버스터 글로벌 포럼, 혁신신약 개발 위한 한계극복 방안 제시
지금이야말로 제약바이오의 잠재력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
혁신신약 개발 완주 지원 위한 메가 펀드 조성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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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블록버스터 의약품 개발을 위해서는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후기 단계 투자가 민관 합동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특히 혁신신약 개발의 완주를 지원할 메가 펀드 조성 등의 추진 전략도 언급되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장 원희목)가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한계 극복 방안 제시를 위해 30일 공식 유튜브 계정으로 ‘K-블록버스터 글로벌 포럼’을 생중계했다.

이 포럼에서 국내외 산·학 전문가들은 국내 환경에 맞는 전주기 블록버스터 개발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지금이야말로 제약∙바이오의 잠재력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로, 이때를 놓치면 향후 세계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연 매출 10억 달러(약 1조 원) 이상을 기록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개발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도전과 정부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원희목 회장은 인사말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도전할 충분한 역량을 갖춰가고 있음에도 해외 기술수출이라는 중간 출구전략을 주로 선택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가 당장의 기술수출 성과에 만족한다면 우리는 국민의 기대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원 회장은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요구되는 기술·자본·인력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답을 찾아야 한다”며 “선진 제약 강국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성공 사례를 살펴 우리만의 최적화된 전략으로 K-블록버스터 신약 창출을 위한 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시영 연세대 의대 교수가 30일 열린 'K-블록버스터 글로벌 포럼'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송시영 연세대 의대 교수가 30일 열린 'K-블록버스터 글로벌 포럼'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 K-블록버스터 개발,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이유

이날 ‘왜 지금 K블록버스터인가’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송시영 연세대 의대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의약품 등을 자족할 수 있는 국가 저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송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생명과학기술이 삶의 행복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과 존재를 유지시키는 핵심 기술이라는 것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의약품·의료기기 등을 자족할 수 있는 국가 저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 세계가 알게 됐다”며 “향후 3~5년 내 이 분야에서 점핑하지 못하면 국가적으로 위험할 것이다. 지금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 잠재력이 용솟음치는 시기에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는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송 교수는 “작은 내수 시장, 높은 수입의존도 등 많은 원인이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글로벌 경쟁 속에서 범국가적인 체계적 대응이 미흡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송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작은 내수 시장에도 세계적인 제약사를 배출한 스위스(노바티스, 로슈 등), 영국(아스트라제네카 등) 등 사례를 보면 산업 육성을 위해 니즈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법제를 바꾸며 경계를 허무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일찍부터 활성화했다.

특히 IPO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국내 바이오 창업 기업들과 달리 빅 파마들은 벤처창업, 기술이전, M&A(인수합병) 가속화를 통해 성장하며 파이프라인의 초창기 가치 평가를 통해 다양한 블록버스터 개발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의 투자 역시 우리나라는 부처별 지원과제가 분산되어 있거나 대부분 대학에 투자되는 반면, 미국은 보건의료 R&D(연구개발) 예산의 약 90%를 국립보건원(NIH)에 투자, 혁신 프로젝트 개발에 집중(10년간 48억 달러 규모)한다고 지적했다.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대표가 30일 열린 'K-블록버스터 글로벌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대표가 30일 열린 'K-블록버스터 글로벌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 혁신 신약 후기 임상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메가펀드 조성 필요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대표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블록버스터 개발을 위한 후기 임상시험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메가펀드의 조성과 민관 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했다.

허 대표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개발 모델’ 주제 발표에서 초기 단계 기술수출 등에 강점이 있지만 혁신 신약의 글로벌 임상과 사업화 성과는 미비했던 국내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신약 개발 자본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 신약 개발 투자를 위한 자본시장을 ▲정부 지원 ▲민간펀드 ▲제약∙바이오기업 등 세 가지로 구분했을 때, 대부분 초기 단계에 R&D·투자 포트폴리오를 집중하고 있거나 임상 후기 R&D 투자에 대한 한계에 부딪혀 기업들이 초기 기술수출에 의존하는 양상이라고 언급했다. 투자 규모는 늘고 있지만, 블록버스터 개발을 위해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후기 단계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의 민관 합동형 파트너십(PPP)이 요구되며, 우리나라에도 후기 임상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약 1조 원 규모의 ‘메가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PPP는 유럽 혁신의약품 이니셔티브(IMI)가 있으며,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과 후기 임상에 집중 투자하는 민간 펀드 블랙스톤 등이 대표적인 메가 펀드 구축 사례다.

허 대표는 “국가대표 신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초기 기술수출에서 후기 임상개발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메가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기술의 혁신성 및 사업성을 기반으로 후보를 선별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제약∙바이오기업과 바이오텍은 각자도생 할 것이 아니라 컨소시엄 등을 구성해 뭉치고 기술과 개발 역량의 시너지를 내야하며, K-블록버스터 개발을 지원할 민·관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포럼에서는 국내외 산·학 전문가들의 블록버스터 개발을 위한 다양한 사례와 전략이 제시되었다.

토니 쿠자라이즈 영국 케임브리지 의대 밀너 연구소장은 밀너 의약연구소를 주축으로 형성된 케임브리지 대학 의생명과학 생태계를 조명하고, 산학연 협업을 통해 기초연구와 사업화의 간격을 좁힐 수 있는 전략을 소개했다. 데보라 코베카 이밸류에이트 CEO는 블록버스터 신약개발의 트랜드와 사업모델을, 마티아스 뮬렌벡 머크 글로벌 사업개발부문 총괄책임자는 엑셀러레이팅을 통한 머크의 혁신 생태계 조성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박수희 재미한인제약인협회(KASBP) 회장은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인적 자원과 조직 역량의 중요성을, 방영주 방&옥 컨설팅 대표(서울대 명예교수)는 빅파마의 후기임상 멤버로 참여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3상 도전의 어려움과 성공 전략을 설명했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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