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대마, 지역 경제 활성화 구원투수 될까
의료용 대마, 지역 경제 활성화 구원투수 될까
  • 양원모 기자
  • 승인 2020.07.0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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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6일 총리 주재 특구위 열고 경북 안동시 일대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 지정
헴프는 ‘마리화나’와 다른 물질... 환각 성분 제거하고 희귀 난치병 치료 효과 있어
CBD 오일, 세계 40여개 국가서 사용 가능... 70여개 국가는 의료용 대마 합법화

[바이오타임즈] 2018년 법 개정으로 합법의 테두리에 들어온 의료용 대마(Hemp)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지난 6일 국내 첫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가 지정되면서다. 특구로 선정된 경북 안동시는 2018년 전국 최초로 대마산업 육성·지원 조례를 제정한 뒤 정부에 꾸준히 특구 지정을 요구해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의료용 대마 시장 규모는 36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규제자유특구 지정, 의료용 대마 ‘대량 생산’ 길 열었다

정부는 이날 국무총리 주재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열어 안동시 임하면, 풍산읍 등 5곳 34만 841㎡ 일대를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하고 2021년부터 2년간 총 45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안동은 옛날부터 대마 재배로 유명한 곳이다. 지역 특산물인 ‘안동포’는 대마 줄기를 엮어서 만든 삼베옷이다. 안동시는 이번 지원금을 대마 기술 연구, 장비 구매, 인력 확보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전까지 대마 재배는 섬유용과 종자용만 허용됐다. 대마를 다룰 수 있는 경우도 공공기관의 업무와 학술 목적으로 제한됐다. 하지만 2018년 국회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마약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의료 목적의 대마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의료인에게 치료 목적의 대마 성분 의약품이 필요하다는 소견서를 받아 보건당국에 제출하면 해당 약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의료용 대마는 마약인 ‘마리화나’와 다른 물질이다. 환각을 일으키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성분을 제거하고 희귀 난치성 질환에 효과가 있는 칸나비디올(CBD)만 분리 추출한 것이다. CBD는 보통 오일 형태로 유통된다. 이 오일은 뇌전증 등 신경 질환에 효과가 있어 환우와 가족을 중심으로 국내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법 개정 이후에도 국내 생산이 어려워 전량 수입에 의존하다가 특구 지정으로 대량 생산의 길이 열리게 됐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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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국가 1/3, 대마 ‘합법’ 영역에 두고 있어

현재 CBD 오일을 허용하는 나라는 40여곳 정도다. 의료 목적의 대마 사용이 가능하거나 대마가 불법이 아닌 곳까지 합치면 70여곳에 이른다. 전 세계 국가 1/3 이상이 대마를 합법의 영역에 두고 있는 셈이다. 환각 효과가 있는 THC 성분까지 전면 허용한 곳도 캐나다(2018년), 뉴질랜드(2020년), 우루과이(2017년) 등 적지 않다. THC는 각종 항암제 부작용과 크론병, 치매 예방, 수면 장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약 업계도 THC, CBD 활용에 적극적이다.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사티벡스(Sativex)’와 뇌전증 치료제 ‘에피디오렉스(Epidiolex)’가 대표적인 대마 성분 약품이다. 특히 사티벡스는 THC와 CBD가 둘 다 함유된 약물로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소뇌위축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우들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현재 승인한 대마 성분 의약품은 에피디올렉스, 사티벡스, 마리놀, 세사메트 총 4종이다. 

대마는 특성상 암거래가 많아 정확한 시장 규모를 알기 어렵다. 평균 30~40조 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확실한 건 의료용 및 기호용 대마화를 합법화하는 나라가 늘어나면서 이 규모가 점점 더 커질 것이란 점이다.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2026년까지 전 세계 대마 시장은 116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2018년(16조 원)보다 약 8배 이상 몸집이 커진 셈이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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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635억 생산유발 효과에 인구 절벽 완화까지... 시민단체 “마약법 시행령 개정해야”

안동시와 경상북도는 특구 지정 이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는 70여년 동안 마약류관리법으로 규제됐던 대마를 활용한 바이오산업화의 문을 열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의료용 대마 산업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바이오 소재 시장을 창출해 지역의 산업 영역이 한층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특구 지정에 따라 5년간 635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는 특구 지정이 인구 절벽(생산 가능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 완화에도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 경상북도는 2019년 귀농·귀촌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1만 6,983명)이었지만 그만큼 청년 인구 유출(2만 3,080명)도 컸다. 도내 인구 20%가 65세 이상 노인이며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소멸 위험도가 가장 높은 의성군이 바로 경북에 있다. 

한편, 시민단체는 특구 지정을 계기로 마약법 개정안을 다시 손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정안의 시행령이 입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대마 성분이 포함된 모든 국내외 약품은 식약처 허가를 받아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다. 이는 환우들에게 필요한 대마 성분 의약품의 유통과 사용에 제동을 거는 것과 같다. 한국의료대마운동본부는 7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수출용 헴프 특구 지정을 환영한다”며 “이번 특구 지정으로 인해 추가 법(마약법) 개정 논의와 함께 중앙 정부와 지자체, 보건의료계 전반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오타임즈=양원모 기자] ingodzo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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