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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흑사병’ 발생, 국내 유입 가능성은
중국 ‘흑사병’ 발생, 국내 유입 가능성은
  • 양원모 기자
  • 승인 2020.07.07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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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북부 네이멍구 자치구서 목축업자 1명 흑사병 확진... 지난해 11월에도 감염 사례 보고
1954년 법정전염병 지정 이후 우리나라에 흑사병 환자 보고된 적 없어... 다만 공중위생 확보 어려운 해외여행 시엔 주의해야
코로나19, 흑사병에 이어 신종 돼지독감까지... 국제 사회 ‘왕따’ 위기 놓인 중국

[바이오타임즈]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재유행 조짐에 이어 고위험 전염병인 흑사병(페스트) 환자까지 보고되며 전 세계가 대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흑사병은 쥐에 기생하는 벼룩이 옮기는 페스트균이 원인인 급성 전염병이다.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으며 방치할 경우 치사율은 50%를 넘는다. 우리 방역당국은 흑사병의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해 “현재 방역체계로 충분히 대응 가능한 감염병”이라고 선을 그었다. 

 

설치류 ‘불법 사냥’이 흑사병 원인? 

외신에 따르면 흑사병 환자는 지난 6일 중국 북부 네이멍(內蒙古)구에서 보고됐다. 네이멍구 바옌나오얼(巴彦淖爾)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지역 목축업자 1명이 림프절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가래톳 흑사병’이라고도 하는 림프절 흑사병은 감염된 지 수 시간 안에 림프절이 붓기 시작하면서 오한, 발열, 두통 등을 일으킨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면 빠르게 증상이 호전되지만, 내버려 두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현재 환자는 격리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흑사병은 위생 관념 발달과 함께 전 세계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의료 및 위생 인프라가 부족한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전체 인구 2,400만 명 중 20%가 몽골 민족으로 구성된 네이멍구는 중국에서도 대표적인 낙후 지역이다. 네이멍구는 지난해 11월에도 흑사병 환자 3명이 발생해 대규모 쥐, 벼룩 박멸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중국 방역당국은 흑사병 원인을 마멋에서 찾고 있다. 해당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야생 마멋을 불법 사냥해서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설치류의 일종인 마멋은 쥐, 다람쥐와 함께 흑사병의 주요 매개체다. 지난 1일 몽골 코바도에서 흑사병 판정을 받은 주민 2명도 몰래 야생 마멋을 잡아먹었다가 변을 당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현재 주민 중 한 명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Gettyimagebank
출처: Gettyimagebank

 

국내 유입 가능성은 얼마나

코로나19로 전염병에 예민한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국내 유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1954년 정부가 흑사병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한 이래 우리나라에서 흑사병 환자가 보고된 적은 없다. 흑사병 주요 발생국 중 하나인 중국도 2009년부터 2018년까지 9년간 총 26건의 흑사병 사례가 보고됐다. 연간 3건꼴로 웬만한 희소병보다 발병률이 낮다. 

방역당국은 흑사병의 국내 창궐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지난 6일 정기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상황이라 하더라도 (코로나19와 흑사병의) 동시 발생에 따른 위험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국내 전파 및 유입에 따른 위험은 크지 않다”며 “(흑사병 같은) 감염병은 주로 상하수도 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았거나 위생 상태가 열악한 곳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우리나라는 위생 상태가 아주 양호한 대표적 국가다. (흑사병은) 우리 방역체계에서 충분히 대응 가능한 감염병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해외여행 시에는 공중위생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서울대병원은 “흑사병은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발생 빈도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며 “해외여행을 가기 전에는 반드시 질병관리본부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에서 여행하려는 국가의 풍토병, 유행 질병을 확인하는 게 좋다. 만약 흑사병 발생 지역을 여행하게 된다면 개인위생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출처: Gettyimage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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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발원지로 ‘국제 왕따’ 처지 놓인 중국

최근 중국은 코로나19 등 각종 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지목되며 국제 사회에서 ‘왕따’로 전락할 처지에 놓여 있다. 

지난달 중국에서는 인간에게 전염되면 치명적일 수 있는 신종 돼지독감 바이러스 ‘G4 EA H1N1(G4 바이러스)’가 최초 보고됐다. G4 바이러스의 존재를 확인한 중국농업대와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논문을 통해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10개성의 돼지에서 검체를 채취한 결과 G4 바이러스가 2016년부터 돼지들 사이에서 확산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G4 바이러스는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췄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독감 바이러스보다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며 전염성이 강하다. 아직 사람 간 전염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자가복제를 통해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연구진은 “G4 바이러스가 코로나19처럼 팬데믹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논문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중국 정부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문가들 분석에 따르면 해당 논문에서 검사한 샘플은 양이 많지 않아 대표성이 없다고 한다”며 “관련 부처인 농업부와 전문가들이 지속해서 모니터링과 경보 등의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CDC도 지난 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직 사람 간 전염 능력은 갖추지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바이오타임즈=양원모 기자] ingodzo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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