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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식량난에 시달리는 인류에게 구원을 줄 것인가, 부작용을 초래할 것인가
GMO, 식량난에 시달리는 인류에게 구원을 줄 것인가, 부작용을 초래할 것인가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6.16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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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숙성 이후에도 잘 무르지 않은 토마토 상품화로 대중화에 성공
GMO 장기 섭취에 대한 역학조사나 안정성 연구는 아직 불충분
식량 문제 해결 위해 GM 작물 범위 확장 방안도 고려

[바이오타임즈] 유전자 조작 농산물(이하 GMO)은 1970년대 세상에 처음 등장했다. 이 시기 유전정보(이하 DNA)를 자를 수 있는 효소들이 발견되고 응용 기술이 등장하면서 DNA 재조합 기술이 완성됐다. 심지어 GMO로 사람의 인슐린이나 성장호르몬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대중들에게 GMO가 알려진 계기는 1994년 미국의 생명공학 연구개발 회사인 칼젠(Calgene)에서 숙성 이후에도 잘 무르지 않는 토마토를 상품화하는 데 성공하면서부터다. 이 토마토는 과일이 숙성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의 작용을 막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었다. 현재는 시장에서 사라졌는데, 수확 시기나 품질 등 기존 토마토와의 차별점이 뚜렷하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GMO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리기엔 충분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세계 4대 GM 작물, 사람보다 사료용이나 바이오 연료로 사용

1996년, 미국의 생명공학 연구개발 회사인 몬산토(Monsanto)가 유전자 조작 콩 라운드업 레디(Round-up ready)를 출시하면서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 미국 본토에서 생산되는 콩, 옥수수, 면화의 90% 이상이 GM 작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주성분은 발암물질로 유명한 글리포세이트(Glyphosate)이다.

현재 세계 4대 GM 작물은 콩, 옥수수, 면화 카놀라다. 인간이 주식으로 섭취하는 작물인 쌀이나 밀은 아직 GMO로 상용화되지 않았다. GMO에 대한 안전성 검증이 불분명해 아직은 소비자를 설득하기 힘들고, 그러다 보니 기술도 빠르게 진척되지 않고 있다. 현재 GM 작물은 대부분 사료용이나 바이오 연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인간이 직접 섭취하는 식품으로는 상용화되지 않았다.

성공회대학교의 김병수 교수는 "GMO를 직접 섭취하지 않았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생산 과정에서 GMO가 활용된 제품은 현재 상업적으로는 유통되고 있지만, 아직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된 건 아니기 때문이다. GMO 장기 섭취에 대한 역학조사나 안전성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최근에는 GMO와 패키지로 사용하는 제초제의 발암 위험성에 대한 논란이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GMO 표시제, 미국과 유럽의 인식 대조적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GMO에 관한 불안 중 안전성 논란보다 우려되는 것은 ‘유전자 오염’이다. GM 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교차 수분 중에 GMO와 Non-GMO가 섞이면 유전자 오염이 발생한다. 쌀과 밀은 아직 GMO로 허가받지 못했지만, 생산 시스템 안에서 성분이 뒤섞이거나 오염이 실제로 검출된 사례도 있었다. 이는 GMO에 대한 안전성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유전자 오염이 진행된 GMO가 식품 곳곳에 침투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GMO 표시제도에 관해 미국과 유럽은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GMO가 일반 작물과 화학적으로 성분도 같고 독성물질이 있는 것도 아니니 유해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굳이 표시해서 추가로 규제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태도다. 반면 유럽은 GMO가 위험하다는 명백한 증거를 찾기는 힘들지만 안전하다는 증거 역시 명백하지 않아 사전예방의 원칙에서 강력한 의무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한국의 경우 미국과 유럽의 중간쯤으로 표시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예외조항이 많아 현재까지는 마트에서 볼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생협 등 일부 자연주의 식품 판매점에서는 유기농을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시민사회계에서는 GMO 완전표시제도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완전표시제도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대선 공약으로 ‘GMO 및 식품 표시제도 강화’를 내세운 바 있다.

 

미국, GM 작물 유기농에 포함될 수도

GM 작물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는 미국의 정치적 입장은 어떨까? 현재 GMO 식품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유기농 라벨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GMO 및 생명공학 식품의 유기농 분류를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으려면 유전자 변형 성분은 물론 항생제, 인공 색소, 합성 농약을 사용하면 안 된다. 그러나 미국 농무부(USDA) 관계자와 정치 입법자들은 해충 및 가뭄 저항성, 수확량 증가 등 GM 작물의 장점이 유기농 시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주장한다.

GMO는 최근 몇 년 동안 뜨거운 감자다. 트렌드 조사 업체 허트먼 그룹이 2018년 진행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의 절반이 GMO 제품 소비를 꺼린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GMO가 유기농 식품으로 허용된다고 해도 대중들이 이를 믿고 소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019년 말 기준 전 세계에서 GMO를 재배하는 농지의 면적은 12%에 달하며, 미국만 집계했을 때는 더 높은 수치로 측정된다. 그로서리 제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유통되는 콩, 옥수수, 사탕수수의 약 90%는 유전적으로 변형된 GM 작물이며, 식료품 마켓의 약 75%는 GM 작물을 취급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자원 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약 100억 명의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식량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GM 작물의 범위를 확장하는 방법을 꼽았다.

GM 작물이 과연 인류를 구원해줄 수 있을지, 아니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한, 나라마다 GMO에 대한 관리 방안은 각 나라의 특수성에 맞게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고 판단해야 함은 분명하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기자] jyna19@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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