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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금이라고, 친구"... 미국의 의료 운송 업체 현황
"시간은 금이라고, 친구"... 미국의 의료 운송 업체 현황
  • 안선희 기자
  • 승인 2020.03.06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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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시장에서 의료 운송 업체가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응급 의료운송에 더해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수요가 적은 비응급 의료운송, 그리고 의료 물품 운송 등 운송 업계 회사들이 헬스케어 분야로 진출하는 소식이 다수 전해지고 있다. 
 


응급 의료운송: 여생을 바꾸는 30분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신경과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효과적인 치료의 1차 장벽으로 작용을 하면서, 헬스케어 제공자들은 시간의 간격을 메우기 위해 원격 의료와 모바일 헬스케어로 눈을 돌리고 있다.

뇌졸중 치료를 위한 모바일 헬스케어 기술을 갖춘 구급차가 평균 치료 시간을 30분 단축해 생명을 구할 확률을 높인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작년 말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를 통해 발표됐다. 2016년 보건 시스템과 뉴욕 소방국의 제휴로 시작된 원격 뇌졸중 프로그램에서는 뇌졸중 환자들의 치료를 가속화하고자 구급차에 모바일 헬스케어와 원격의료 도구를 갖춘 모바일 원격 뇌졸중 유닛을 여러 도시에 배치했다. 원격의료 플랫폼은 응급구조요원들이 가장 가까운 병원의 신경과 의사들과 실시간으로 연결하여 뇌졸중을 보다 신속하게 확인하고 응급 치료를 시작하는데 필요한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응급 구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door-to-needle” 시간, 즉, 뇌졸중을 식별하고 정맥 주사형 조직플라스미노겐활성제(t-PA)을 투여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다. 권장 지침은 60분 이내인데 반해, 연구 결과 해당 시간 안에 치료받는 미국 환자들은 30%에 달하였다.

위 이미지는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위 이미지는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연구에서 뉴욕 장로교 병원이 배치한 모바일 뇌졸중 유닛에서 치료받은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기존 구급차에 의해 이송된 사람들의 평균 91분에 비해 약 61분 만에 응급 처치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주 저자 ‘매튜 핑크(Matthew E. Fink)’ 교수의 말에 따르면 이 30분의 차이는 완전히 회복되어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것과 장애인이 되어 일상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을 결정하는 중요한 차이다. 따라서 해당 결과는 모바일 뇌졸중 유닛이 밀집된 도시의 뇌졸중 치료 시스템에 잠재적으로 유익한 추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비응급의료의 의료 운송


한국과 달리 미국은 비응급 의료운송 서비스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있지 않을 뿐더러 토지 면적이 넓기에 국토 면적 대비 병원이 적은 탓도 있으며, 의료보험 시스템의 차이로 진료를 놓칠 경우 피해금액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과학 아카데미에 따르면 매년 약 360만 명의 미국인들이 교통 문제로 진료를 놓치거나 미루고 있다고 한다. 일부 연구들은 진료 예약을 놓쳐서 발생하는 비용이 연간 1,500억 달러가 넘는다고 언급했다. 특히 교통 장벽에 취약한 계층은 혼자 살고 사회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높으며, 자동차가 없거나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구축되지 않은 지역에 거주할 확률이 높은 노약자, 장애인, 저소득층이다. 이와 관련, ride-sharing 분야의 선두업체 Uber나 Lyft 등이 비응급의료 운송 산업에 뛰어들고있다.

(출처: 우버 공식 홈페이지)

우버 헬스는 2018년 3월 출시 이후 연간 300%의 성장을 보여왔으며 현재 1,000개 이상의 의료 기관에서 채택돼 사용되는 중이다. 최근에는 ‘지정된 픽업 장소(designated pickup spot)’ 기능, 다국어 알림 기능과 유선전화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등 새로운 기능 추가를 발표하며 예약 방문 및 퇴원 시 발생하는 의료서비스 제공자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를 선보였다. 이는 우버 헬스가 경쟁적인 의료 운송 시장에서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것을 증명한다. 우버 헬스의 제품을 담당하는 아카샨 쿠마(Akarshan Kumar)는 "(우버 헬스)가 비응급의료 운송을 위해 가장 정확한 ETA(도착 시간 추정), 최고의 비용과 더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우버 헬스의 유선 전화 스케쥴링 기능 출시는 사용자 일부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간병인이 환자의 탑승 스케쥴링을 완료하면, 자동화된 유선 전화가 환자에게 자동차 제조 및 모델, 운전자 이름, 번호판 번호 등 세부 사항을 공유한다. 쿠마는 우버 헬스의 사용자 기반이 유아부터 고령자까지 매우 넓으며, 스마트폰을 소유하지 않는 사람들부터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람들, 그리고 라이드 셰어링을 처음 해보는 사람들까지 매우 다양하다고 언급했다. 기존 유선전화 사용 환자들을 위한 탑승 예약은 라이드 제공자와 간병인에게 있어 매우 손이 많이 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우버는 이러한 부분에 있어 서비스 제공자의 감시와 지원을 최소화 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우버와 주요 경쟁사 ‘리프트(Lyft)’는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승차 서비스로 건강관리 분야에 더 깊이 진출해왔다. 두 회사는 그들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주요 전자 건강 기록(EHR) 공급업체와 통합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우버 헬스 경영진은 ‘써너(Cerner)’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의료 및 승차 공유 산업 내에서의 상호운용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발표했으며, 리프트는 ‘올스크립츠(Allscripts)’의 EHR에 서비스를 통합했다.

 


의료물품 배송


의료 운송은 환자의 이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도심에서 운용되는 드론 기반의 물류 플랫폼 개발사 ‘매터넷(Matternet)’이 UPS 및 스위스 포스트(Swiss Post)와 협력해 병원을 위한 의료용 드론 배송 포털 ‘매터넷 스테이션(Matternet Station)’을 출범했다. 이는 연간 가입 모델 방식으로 병원에 제공되며, 도로 운송에 비해 훨씬 신속하고 예측 가능한 주문 및 일상적 배송을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2017년부터 의료 화물 운송 사업을 추진해 온 매터넷은 자사의 자율비행 M2 드론과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 매터넷 스테이션이 신속, 안전, 예측 가능한 혈액 및 병리학 검체와 의약품의 운송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atternet Station의 모습 (출처: 매터넷 공식 홈페이지)
Matternet Station의 모습 (출처: 매터넷 공식 홈페이지)

지상이나 옥상 위에 설치할 수 있는 스테이션은 매우 적은 공간만 필요하며, 드론은 약 3미터 정도 높이에서 운행한다. 스테이션에는 매터넷 M2 드론 정밀 착륙 유도 기술이 탑재되어 있으며, 드론이 스테이션의 상단에 착륙하면 스테이션은 드론을 제자리에 고정시키고 자동으로 배터리를 교체하고 의료 탑재물을 교환한다. 드론은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스테이션 위 격납고에 보관되며, 스테이션은 매터넷 클라우드 플랫폼에 연결되어 원격 매터넷 비행 관제 센터의 비행 지시자에게 이륙 전에 차량 검사 및 영공 점검을 포함한 운항 상황을 보고하는 능력을 갖췄다. 또한 각 스테이션에는 스테이션 상공의 드론 트래픽을 관리하는 자체 자동 공중 충돌방지 시스템(automated aerial deconfliction system)이 설치되어 있다. 스테이션의 통합 인증 시스템을 통해 허가된 직원만이 병원 ID 배지를 스캔하여 의료 탑재물을 맡기거나 회수할 수 있으며, 탑재물은 정확한 배송을 위해 모든 터치 포인트를 통해 추적된다. 일반적으로 스테이션에는 의약 시료의 온전함을 보장하기 위해 제어된 온도로 유지되는 4개의 탑재물 박스를 가지고 있다.

매터넷은 지난 2019년 3월 UPS와 함께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웨이크메드 헬스(WakeMed Health)’를 시작으로 미국 의료 시스템에 드론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발표한 바 있다. 웨이크메드 이노베이션즈의 메디컬 디렉터 스튜어트 진(Stuart Ginn)은 “매터넷-UPS의 드론 프로그램은 의료용 시료 수송에서 상당한 효율성을 입증했으며, 신속하고 예측 가능한 운송으로 환자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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