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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갈이 개발한 ‘MASH’, 美 FDA 첫 승인∙∙∙지방간 치료제 시장 포문 여나?
마드리갈이 개발한 ‘MASH’, 美 FDA 첫 승인∙∙∙지방간 치료제 시장 포문 여나?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4.03.15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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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마드리갈 개발한 지방간 치료제 ‘레즈디프라’ 가속 승인
세계 주요 간 학회, NASH→MASH로 명칭 변경
제약∙바이오업계, “지방간 치료제 시장 성장할 문 열어줄 것”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는 15일(현지 시각) 식품의약국(FDA)이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Madrigal Pharmaceuticals, 이하 마드리갈)가 개발한 지방간염 치료제를 최초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FDA는 마드리갈이 개발한 ‘레즈디프라’(Rezdiffra, 성분명 레스메티롬)를 가속 승인했다. 가속 승인은 임상적 이점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경우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빠르게 해결하고자 약물을 조기 승인하는 제도다. 

마드리갈 측은 성명을 통해 “환자는 레즈디프라를 처방받기 위해 침습적인 간 조직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이에 따른 연간 비용은 4만 7,400달러(약 6,300만 원) 정도”라고 밝혔다. 

 

(사진=미국 FDA)
사진=미국 FDA

◇‘NASH’란? 

마드리갈이 개발한 ‘레즈디프라’는 중증도 및 진행성 간 섬유증(섬유화 단계 F2, F3)을 앓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Non-alcoholic steatohepatitis) 환자에게 사용되는 약물이다. NASH는 음주 여부, 즉, 알코올과 관계없이 염증을 동반하는 지방간 질환으로 병정이 심해지면 간경변, 간암 등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영구적인 간 손상과 사망을 초래하는 만큼,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으로도 알려졌다. 

미국간질환연구협회(AASLD), 유럽간학회(EASL), 라틴아메리카간질환연구협회(ALEH),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 등 세계 주요 간 학회는 지난해 11월 ‘NASH’를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으로 명칭을 바꿨다. 해당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데다 불필요한 낙인효과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마드리갈 빌 사이볼드(Bill Sibold)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은 NASH 분야의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제약∙바이오업계가 보여준 최고의 성과”라고 자부했다. 

글로벌간연구소(Global Liver Institute) 도나 크라이어(Donna Cryer) 대표는 “일부 환자는 담낭 제거, 간암 검진, 또는 이식 평가 중 NASH에 걸린 사실을 발견하지만, 의사가 진단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해당 신약으로)더 많은 의사가 이 질환을 조기에 검진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 건강 분야가 심장이나 뇌 건강과 마찬가지로 지방간 치료제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스닥(NASDAQ)에서 14일 오후 6시 기준 마드리갈의 주가는 전일 대비 23.78% 상승한 243.57달러(약 32만 4,000원)에 마감됐다. <블룸버그>는 “이 상승세가 유지된다면 마드리갈의 주가는 10억 달러(약 1조 3,3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실현할 것”이라며 “2022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레즈디프라(사진=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
레즈디프라(사진=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

◇제약∙바이오업계, MASH 치료제 개발 경쟁 치열 

이번 FDA의 승인에 따라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는 MASH 치료제 시장이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보고서 글로벌인포메이션(Global Information)은 2021년 기준 전 세계 1억 1,500만 명 이상이 MASH를 앓는다고 추정했다. 또 2023년까지 약 3억 5,700만 명이 이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는 MASH 치료제가 고혈압, 당뇨병 등과 같은 만성질환에 대한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다고 판단했다. 특히 인터셉트 파마슈티컬스,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 길리어드 사이언스,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MASH 치료제 시장의 가능성을 크게 보고 치료제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신약 개발에 실패하고 말았다. 

2016년 인터셉트 파마슈티컬스(Intercept Pharmaceuticals, 이하 인터셉트)는 ‘오칼리바’(Ocaliva)를 원발성답즘성담관염(PBC, Primary biliary cholangitis) 치료제로서 FDA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5년 후 간 심각한 간 손상과 담낭 염증, 담관 결석, 당뇨병 발병 등 부작용이 제기되면서 FDA는 해당 약물 사용을 제한했다. 지난해에는 인터셉트가 오칼리바의 NASH 적응증 확대를 신청했지만, 같은 해 6월 FDA가 공식적으로 승인을 거절했다. 이후 이탈리아 알파시그마(Alfasigma)에 인수되면서 NASH와 관련된 투자를 모두 중단했다.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ristol-Myers Squibb)는 지난 2017년 임상2상에서 페그벨퍼민(Pegbelfermin)이 NASH 치료제로서 1차 목표점을 달성했다고 알렸다. 

지난 2019년 차별화 전략으로 ‘병용투여’를 내세웠던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 이하 길리어드) 역시 론설팁(Selonsertib)의 임상 3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지수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임상2상에서 NASH 치료제 개발을 포기했다.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개발사로 알려진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도 2022년 ‘코타두타이드’(Cotadutide)의 임상 2/3상 승인을 받았으나, 이듬해 4월 실적발표에서 환자모집 이슈 및 회사의 전략 변경으로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한편 마드리갈은 레즈디프라 정식 승인을 위해 투여 후 54개월간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임상을 진행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는 MASH 치료제가 출시되면 2026년 시장 규모가 253억 달러(약 33조 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드리갈 측은 “우선 전문의로부터 MASH를 진료받고 있는 미국 환자 약 31만 5,000명에게 도움을 주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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