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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심플플래닛, ‘배양육 파우더’ ‘지방 페이스트’로 새로운 식량 생산 시스템 구축
[인터뷰] 심플플래닛, ‘배양육 파우더’ ‘지방 페이스트’로 새로운 식량 생산 시스템 구축
  • 신서경 기자
  • 승인 2024.03.04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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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농업 기술 기반 기능성 미래 식품 원료 개발
기존 대체 단백을 비롯한 식품의 맛∙영양 성분 보완 가능
작은 공간에서도 대량 생산 가능한 체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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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플래닛 정일두 대표(사진=심플플래닛)

[바이오타임즈] 대체 단백질 관련 산업은 2013년 네덜란드 마크 포스트 교수가 배양한 세포를 겹겹이 쌓아 올린 형태의 배양육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식량 안보와 환경 지속성에 대한 글로벌 우려 속에서 대체 단백질 시장은 꾸준히 성장했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26개국에서 156개 이상의 기업이 배양육을 연구∙개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플플래닛은 세포 농업 기술 기반 기능성 미래 식품 원료를 개발하는 바이오 푸드테크 기업이다. 스테이크 형태가 중심인 배양육 산업에서 고단백 배양육 파우더와 불포화지방산 고함유 지방 페이스트를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기존 식품의 맛과 영양 성분을 개선하고자 한다. 

정일두 대표는 “세포 배양 기술은 세심함이 필요한 연구로, 가축에서 채취한 세포를 증식하고, 세포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무한 증식이 가능한 세포주 확보가 필요하다”며 “또 식품 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섭취 안정성 확보를 위한 식용 소재의 배양액 개발도 필수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어려운 공정과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세포 배양 기술을 조금 더 간단하게 세상에 알리기 위해 사명에 ‘심플’을 사용하게 됐다”며 “‘플래닛’이라는 단어에는 심플플래닛의 기술이 추후 지구에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정일두 대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세포 배양 기술로 근본적인 식량 생산 시스템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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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심플플래닛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수십 년간 이뤄진 식량 생산 시스템은 지구를 희생해 낮은 비용으로 많은 식품을 생산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지구 자원 고갈 위기와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이 됐다. 

정일두 대표는 세포 배양 기술을 통해 근본적인 식량 생산 시스템을 변화하기 위해 2021년 4월 심플플래닛을 설립했다. 석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체 에너지를 도입한 것처럼, 기후 위기, 식량 안보, 생물 다양성 등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식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정일두 대표는 보스턴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화학생명공학부 박사를 수료했다. 이를 통해 식량 안보, 기아 해소, 기후 위기 등에 대한 해결 방법과 미래 세대가 지구에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고민할 수 있었다. 

그는 심플플래닛 설립 전 ‘과외 선생님-학생 매칭 서비스’와 ‘펫케어 서비스’를 창업한 바 있다. 이 두 번의 창업 외에도 소비재 아이템으로 창업해 투자 없이 매출액 60억 원을 달성했다. 직접 창업 5건, 기획 창업 2건을 비롯해 2건의 엑시트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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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플래닛 배양육 파우더 시제품(사진=심플플래닛)

심플플래닛은 세포 배양을 통해 동물성 고함량 대체 단백 및 불포화지방산 기반의 세포 배양 식품 원료를 생산한다. 심플플래닛의 고단백 배양육 파우더는 고기 모양을 만드는 틀을 사용하지 않고 근육 세포 상태에서 바로 파우더화해 만들어진다. 지방 페이스트는 불포화지방산 함량 증대 기술을 이용해 만든 세포 배양 지방이다. 세포 배양을 통해 생산된 단백질과 지방은 식품 원료로 사용된다. 기존 대체 단백을 비롯한 식품의 맛과 영양 성분을 보완하고 고도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단백질 대비 흡수∙소화율도 높다. 

정일두 대표는 “심플플래닛의 고단백 배양육 파우더 0.3g은 소고기 1kg과 동일한 필수 영양성분 (BCAA)를 함유하고 있다”며 “필요에 따라 글루타민, 히알루론산 등의 필요한 영양성분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수 영양 강화 목적의 건강기능식품 및 영양제의 기능성 원료, 실버∙영유아 세대, 메디푸드 특화 기능성 원료 등에 사용 가능하다”며 “하나의 생산 시스템에서 각 맞춤형 원료를 생산할 수 있어 우수한 생산 효율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플플래닛은 이런 강점을 살려 ‘식이섬유를 통한 영양 간편식’이라는 콘셉트의 B2C 간편식 브랜드 ‘발보아키친’을 론칭했다. 초기 셋팅 제품 라인업으로는 그래놀라를 출시했다. 이후 오트밀, 간편 컵 오트죽 등을 출시하고 공격적인 국내∙외 유통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 안정적인 식량 공급망 제공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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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플래닛 그래놀라와 캡슐(사진=심플플래닛)

현재 많은 기업에서 배양육을 연구하고 있지만, 대량 생산의 어려움, 높은 생산 단가 등의 이유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는 일반적으로 바닥에 붙어 자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에 대량 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간을 차지하게 돼 생산 효율이 낮다. 

심플플래닛은 부유 배양 세포주 개선 기술인 부유세포주화 개발 플랫폼 ‘SCDP’를 보유해 작은 공간에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했다. SCDP 기술에 의해 개선된 대량 배양 공정 기술을 확보해 배양 식품 원료 미니 플랜트 단계로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또 소, 닭, 돼지, 어류, 오리로부터 새포 배양 식품 생산을 위한 총 13종의 특화 스타터 세포를 확보했다. 이외에도 배양육 생산 단가의 80%를 차지하고 구성 성분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식품으로 허가되지 않은 소태아혈청(FBS)을 대체할 수 있는 ‘무혈청 식용 배양액’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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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글로벌 임팩트 챕터 'GIC'의 임팩트 플레이어로 싱가포르 배양육 CMT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대표 연사로 참여했다(사진=심플플래닛)

이런 기술력과 강점을 바탕으로 심플플래닛은 영국 ‘푸드 포워딩’(FoodFowarding)의 ‘푸드테크 500’, 스위스 ‘지속 가능한 푸드 챌린지(Sustainable Food Challenge) 2023'에 최종 선정됐다. 또 미국 스타트업 피칭대회 ‘WKBC 푸드테크 부문 1위’, 싱가포르 ‘엑스피치(X-PITCH) 2023’에서 ‘지속 가능한 스타트업(Best Sustainable Startup) 부문 최종 우승’을 하는 등 글로벌 성과를 달성했다. 

포스코기술투자, 디씨피프라이빗에쿼티, 이지홀딩스,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현대기술투자, 프롤로그벤처스 등 대형 밴처캐피탈 및 기업으로부터 80억 원 규모의 프리 A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누적 투자 유치 금액 100억 원을 돌파했다. 

심플플래닛은 투자금을 세포 배양 식품 원료 대량 생산을 위한 GMP 생산 시설 설립, 공정 기술 최적화, 식품 원료 인허가, 해외 진출 등 주요 마일스톤을 달성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추후 세포 배양 식품 원료의 안정적인 대량 생산이 확보되고, 식품원료로써 인허가를 획득한 후에는 세포 배양 식품 원료가 첨가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세포 배양 생산 식량을 통해 환경 질병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식량 공급망을 제공해 식량 안보 문제 해결과 기아 해소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타임즈=신서경 기자] ssk@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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