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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조 탈모 시장에 도전장 낸 'K-치료제’... 승부수는?
19조 탈모 시장에 도전장 낸 'K-치료제’... 승부수는?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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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탈모 치료제 시장 규모, 2028년 약 19조 원 전망
기존 치료제 부작용 한계로 지적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자체 기술 활용해 '혁신 신약' 개발 몰두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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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전 세계적으로 탈모 환자가 급증하면서 탈모치료제 시장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19조 탈모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제형과 기전의 치료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제한적인 품목에 부작용 이슈로 미충족 수요 높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은 지난 2020년 8조 원에서 연평균 8% 성장해 오는 2028년 약 19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건강보험관리공단 조사 결과, 국내 탈모 인구는 1,000만 명 가량으로 탈모치료제 시장 규모가 약 1,300억 원으로 추산된다.

탈모는 스트레스, 유전, 생활 습관 등이 주요 요인이며 여성의 경우 임신, 갱년기, 폐경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통증을 유발하거나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미용 상의 이유를 넘어 대인 관계 기피증이나 우울증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조기 치료가 권장된다.

초기에 원인을 파악해 치료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지고 결국 모낭이 완전히 소실되어 재생이 불가능한 단계에 이르게 되므로, 두피에 이상이 생기거나 탈모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최대한 신속하게 두피 및 탈모 치료를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의료기관을 찾는 게 좋다.

현재 국내에서 흔히 사용되는 탈모치료제 성분은 피나스테리드(오리지널 제품명: 프로페시아)와 두타스테리드(오리지널 제품명: 아보다트), 미녹시딜 등이 있다.

하지만 부작용은 여전한 해결 과제로 지적된다.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기전의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성분은 남성호르몬 생성을 차단해 남성형 탈모에 효과적이지만 성기능 저하, 간기능 이상, 우울증 등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이들 약물은 가임기 여성이 복용하면 기형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아져 현재로선 '미녹시딜'이 유일한 여성용 탈모약이다. 다만 미녹시딜은 농도 3% 이상을 쓸 경우 다모증이 생겨 인중 등 원하지 않는 부위에도 털이 날 가능성이 있고 피부 자극, 저혈압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품목이 제한적인 데다 부작용 우려가 있는 만큼 탈모 분야는 미충족 수요가 높다고 평가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효과와 안전성을 업그레이드하고, 여기에 다양한 제형과 기전으로 사용자 편의성까지 고려한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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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 탈모치료제 개발, 다양한 기전과 제형의 혁신 신약으로 기존 치료제 단점 개선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기 위한 국내 기업은 탈모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 기술을 도입해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가 하면, 다양한 기전과 제형으로 기존 치료제 단점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신약개발 바이오기업 케라메딕스는 현재 탈모치료용 주사제로 개발 중인 혁신 신약후보 물질 'HK1'의 임상 1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지난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HK1은 모발 구성성분인 '케라틴'을 이용한 약물로 모발의 성장이 멈추는 휴지기 때 사이토카인(면역조절 인자) 'TGF-BETA 2'에 의해 만들어지는 케라틴 성분을 탈모환자에게 주사해 발모를 유도하고 추가 탈모를 억제한다.

남성과 여성 탈모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회사 측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적고, 탈모 부위에만 한 달에 한 번 직접적으로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병원에서 의사가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JW중외제약은 줄기세포 탈모치료제 후보물질을 통해 신약 'JW0061'을 개발 중이다. JW0061은 모낭 줄기세포에 있는 윈트(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하는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후보물질이다.

Wnt 신호전달경로는 세포의 증식·분화, 각 기관 발생과 형태 형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데 JW0061은 Wnt 신호전달을 촉진해 모발 재생을 유도한다. JW중외제약은 연내에 식약처에 JW0061 관련 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한국콜마는 탈모 완화에 도움을 주는 ‘바이옴센티드’ 성분 개발에 성공했다. 바이옴센티드는 천연 원료를 정밀하게 배합해 탈모 유해균을 억제하고, 건강한 두피 생태계 균형을 맞추는 성분이다.

세계 최초 개발로 3개국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한국콜마는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접목해 탈모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도 개발했다. 지난해 12월 남성·여성의 탈모 진단을 위한 두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바이오마커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회사 측은 “특허 기술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두피 내 탈모환자만 가진 마이크로바이옴을 찾아내는 게 핵심”이라며 “이를 통해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에피바이오텍은 스페바이오와 협력해 차세대 탈모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에피바이오텍의 모유두세포 분리배양 기술과 스페바이오의 스페로이드 대량 생산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균일하고 대량 생산 할 수 있 스페로이드 타입의 모유두 세포치료제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대웅테라퓨틱스는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PROTAC)로 안드로겐(남성 호르몬)과 프로게스테론(여성 호르몬)을 이중 분해함으로써 모발 줄기세포를 활성화하는 기전의 탈모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올릭스는 자사가 개발한 자가전달 RNAi 유전자 조절 기술을 적용한 월 1회 국소투여 주사제 'OLX104C'를 개발하고 있다. OLX104C는 기존 탈모치료제의 기능 저하, 우울감 유발 등 부작용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대웅제약은 위더스제약, 인벤티지랩과 공동으로 피나스테리드 성분을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한 'IVL3001'(1개월 지속형)과 'IVL3002'(3개월 지속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IVL3001은 호주에서 임상 1상을 마친 상태로 국내에서 3상을 준비 중이며 IVL3002는 호주에서 임상 1/2상을 준비 중이다.

종근당은 'CKD-843'과 'CKD-498'을 개발 중으로, 현재 임상 2상에 돌입한 CKD-498의 경우 국내에서 개발 중인 사실상 유일한 여성용 탈모치료제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탈모치료제 시장은 품목이 매우 제한적인 데다 안전성 문제도 있는 만큼 국산 탈모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하며 "국내 기업이 자체 기술을 적극 활용해 다양한 제형과 기전의 탈모치료제 개발에 나선 만큼, 그간 한계로 지적됐던 문제를 해소해 글로벌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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