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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텍 ‘기술이전’ 주가 상승 견인…하반기 주목할 기업은?
K-바이오텍 ‘기술이전’ 주가 상승 견인…하반기 주목할 기업은?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7.19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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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주 80% 공모가 하회…지아이이노베이션만 수익률 두 자릿수 기록
국내 바이오텍 성장 전략으로 글로벌 기업과 '맞손'
"임상에서의 유의미한 결과 확보가 성공적인 협업의 핵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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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올해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 바이오 기업의 80%가 공모가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후 실적 불확실성이 벤처캐피탈(VC)의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을 이루는 바이오텍이 있다. 이들 기업의 주요한 전략으로 ‘기술이전’이 꼽힌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KRX ‘바이오 K-뉴딜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6% 오른 1755.1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초와 비교하면 6.86% 상승했다. 다만 이 지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국내 주요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구성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장에 성공한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은 2020년 27곳, 2021년 19곳에서 지난해 13곳으로 감소했다. 공모금액 역시 2020년 1조 6,200억 원, 2021년 4조 57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3,485억 원으로 10분의 1로 큰 하락세를 보였다. 상장기업 수와 공모액 모두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기업공개(IPO) 첫 포문을 연 바이오인프라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거두고 기존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주가 역시 반등하며 분위기가 반전될 거란 기대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공개된 바이오주의 성적은 기대와는 달랐다. 상장 당일 반짝 오른 뒤 대부분의 주가가 내림세를 탔다. 바이오인프라를 제외한 4개 기업들은 IPO 당시 적자를 면치 못했다. 기대했던 바이오인프라 역시 현재(5월15~7월14일)까지 주가가 20.79% 급락했다.

업계는 3월 말 상장한 차세대 면역치료제 개발기업인 지아이이노베이션만 38.7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락세를 타는 바이오주 가운데, 그나마 두 자릿수대 수익률을 기록한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주요 요인으로는 ‘기술 이전’이라는 가시적 성과가 꼽힌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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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바이오텍, 글로벌 기업과 전략적 맞손 '활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융합 단백질을 기반으로 차세대 면역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 기업이다.

알레르기 치료제 기술을 유한양행에 이전한 것을 비롯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기술을 중국에 수출했다. 또 상장 전 SK와 유한양행 등에서 약 2,6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업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AI 플랫폼 기반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혁신신약 개발 전문기업 파로스아이바이오도 주목된다.

회사는 급성골수성백혈병과 재발성 난소암 치료제 파이프라인(PHI-101), 대장암·흑색종·삼중음성유방암 후보물질(PHI-501), KRAS 표적 항암제(PHI-201) 등 다양한 주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PHI-201'은 유한양행과 지난해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파이프라인으로 췌장암, 비소세포성폐암, 대장암 등 난치성 고형암 중심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으로, 생체유레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P2K’, 골관절염 치료제 ‘E1K’ 등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P2K는 유한양행과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이전했다.

ADC에 기반한 바이오텍들도 글로벌 기업과 공동 개발, 기술 수출(L/O) 및 기술 도입(L/I) 등을 통해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에임드바이오는 최근 중국 ADC 전문기업인 진퀀텀헬스케어(GeneQuantum Healthcare))와 최대 5종의 ADC 파이프라인을 공동으로 연구개발(R&D)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두 기업은 지난해 4월부터 'AMB302/GQ1011(개발코드명)' ADC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동 개발을 진행해 왔다. 관련 연구의 성과는 올해 월드 ADC 2023(World ADC 2023)과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에서 공개됐다.

공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FGFR3-ADC는 방광암과 교모세포종을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뛰어난 항암 효과를 입증했다. 원숭이 모델에서의 안전성 평가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이 같은 개발 결과를 바탕으로 두 회사는 최대 5종의 ADC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공동 개발 중인 AMB302/GQ1011은 내년 상반기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 후 임상 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인투셀은 지난 1월 자사의 ADC 플랫폼 기술을 스위스 ADC 개발사인 ADC테라퓨틱스(ADC Therapeutics)에 기술 수출했다.

회사는 독자적인 OHPAS™(Ortho-Hydroxy Protected Aryl Sulfate) 링커 기술(Linker Technology)과 페이로드 변형 기술(Payload Modification Technology)이라는 링커와 독소(Toxin) 관련 기술 이전을 진행했다. 이로써 ADC테라퓨틱스는 글로벌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최대 6개의 표적에 대한 ADC 개발 기술 상용화가 가능해졌다.

피노바이오 또한 글로벌 바이오텍에 자사의 ADC 플랫폼을 기술 수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회사는 지난해 6월 미국 바이오텍 콘쥬게이트바이오(ConjugateBio)와 ADC 플랫폼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 차세대 ADC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ADC 후보물질 발굴을 진행한다.

그런가 하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ADC 플랫폼의 기술 수출이 아닌 기술 도입을 진행했다. 회사는 지난해 2월 스위스 엘쎄라(Elthera AG)가 보유한 신규 항암 타깃 항체를 기술 도입했고, 이 계약을 통해 ADC 용도를 포함한 해당 항체의 전 세계 권리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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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전' 전략 택한 바이오텍, 유의미한 임상 결과 확보가 성공적인 협업의 핵심

바이오벤처 기업은 기술이 상용화되는 데 최대 7년이 걸리고, 수천 억 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R&D 역량이 핵심인 바이오기업은 연구와 임상 시험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투자 유치가 절실한 문제다.

실제로 많은 수의 국내 바이오벤처는 투자유치 실패와 자금조달 난항을 겪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VC의 국내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 규모는 1조 1,058억 원으로 전년도 1조 6,770억 원과 비교해 34.1%이나 줄었다.

바이오 기술특례상장 건수 또한 지난해 8건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4건보다 감소했다. 국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해외 VC 투자도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 추세다.

업계에서는 확실한 기술력을 갖췄거나 시장 투자 트렌드와 부합하는 일부 기업에만 제한적으로 자금이 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오벤처 생존을 위해서는 자금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이때문에 국내 바이오벤처는 기술이전 및 인수합병(M&A) 등으로 자금 확보 방법을 다각화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술이전이나 기술수출 등으로 글로벌 기업과 손잡은 국내 바이오·제약 개발 기업들이 성과를 거두려면 임상에서 검증된 연구 결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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