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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있어도 재감염' 오미크론 새 변이 BA.5 감염 확산…기존 백신 효과 미미해
'면역력 있어도 재감염' 오미크론 새 변이 BA.5 감염 확산…기존 백신 효과 미미해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2.07.11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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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전파력과 기존 면역 회피 특성 지닌 BA.5 감염 확산
FDA “BA.5 대응 백신 개발해야”
BA.5 변이 곧 국내서 우세종
기존 백신은 변이에 효과 떨어진다고 알려져…전문가 “계획 재점검 필요"

[바이오타임즈]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위험성을 뛰어넘는 BA.5가 해외에 이어 국내에서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 1억회 분의 코로나19 백신을 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유행하는 BA.5 등 하위 변이에는 효과가 크게 떨어져 계획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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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5, 전파력 빠르고 기존 면역 회피 특성 지녀…돌파감염과 재감염 위험성 ↑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파력이 강한 동시에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BA.5 탓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BA.5는 기존 오미크론 변이에 비해 전파력이 12~13%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연구에서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폐 침투력이 강하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BA.5는 지난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3월 이후 감소세를 보여왔으나,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4와 BA.5 확산으로 최근에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이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이인 BA.5 변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으로 코로나가 재유행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6개월 확진자 25만 7천여 명 조사 결과, 15%가 재감염이었고 대부분 BA.5 변이였다.

두 하위 변이는 전 세계에서 빠르게 우세종으로 올라섰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달 19~25일 기준 BA.4와 BA.5가 신규 확진자의 52%를 차지했다. 유럽에선 BA.5가 확산하며 회원국 53개 국에서 매일 50만 명이 가까이 확진자가 보고된다.

하버드대 부속병원 연구팀은 최근 미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관련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BA.4와 BA.5 변이가 과거 백신 접종 또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생긴 항체를 회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BA.1과 BA.2에 비해 BA.4와 BA.5는 백신이나 감염으로 얻은 중화항체(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를 감소시키는 능력이 3배 강한 것으로 관찰됐다”면서 “이는 백신 접종률이 높거나, 기존 감염자가 많은 집단에서도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가장 크다고 나타난 BA.5는  오미크론 변이의 재감염률 1.5% 미만과 비교해 10배가 넘는다.

특히 고위험군이 이 변이에 재감염될 경우 더 위험하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 결과 건강한 사람은 BA.5에 다시 감염돼도 가볍게 앓았지만, 65세 이상과 투석 환자, 혈액암 환자 등 고위험군들은 처음 감염보다 더 위중한 걸로 나타났다.

재감염이 처음 감염보다 폐렴과 심장, 출혈 합병증이 2배 넘게 많았고, 이런 이유로 입원율은 3배, 치명률은 2.14배 더 높았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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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도 BA.5 변이 빠른 확산…하루 최대 20만 명 전망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공식 판단을 내놓았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8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의 경고등이 하나둘 켜지고 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국면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며 “우리 모두 경각심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9323명이다. 7월3~8일 확진자 수는 일평균 1만 5,277명으로, 전주 동기간(6월26일~7월1일) 8,193명에 비해 86.5%가 증가했다.

이기일 총괄조정관은 “BA.5 변이 바이러스 확산, 여름철 이동량의 증가와 실내 감염, 면역효과의 감소 등의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재유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BA.5 변이 검출률은 6월 4주 7.5%에서 6월 5주 때는 28.8%로 1주일 사이에 약 3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해외유입 비중이 6월 2주 13.3%에서 6월 3주 32.8%로 급속히 늘었다. 해외서 유입되는 확진자 3명 중 1명이 BA.5 감염자라는 의미다. 입국자 격리면제, 국제선 항공편 증설 이후 해외유입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역당국은 BA.5 검출률이 직전 주 7.5%에서 24.1%로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을 볼 때 2주 이내 BA.5가 우세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BA.5 확산으로 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하면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대 2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BA.5 변이 확산 속에 고위험군에게는 더 특별한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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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입 예정 오미크론 대응 백신은 BA.1 타깃으로 개발 중…BA.5에는 효과 떨어져

방역당국은 정부가 올해까지 약 1억 3,000만 회분의 백신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7월까지 도입된 백신 물량은 약 2,694만 회분이다. 화이자 1,903만 회분, 모더나 508만 회분, 노바백스 233만 회분, 얀센 49만 회분 등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만 1억 회분의 백신이 더 들어올 예정이다.

문제는 국내 도입 예정인 화이자·모더나 등 백신이 BA.4와 BA.5에서는 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두 회사 모두 오미크론 변이 BA.1을 타깃으로 한 백신을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하반기 코로나19 부스터샷에 사용될 오미크론 변이용 백신에 BA.4와 BA.5 변이 항원을 새로 포함하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FDA가 하위 변이 백신을 위한 별도 임상시험은 요구하지 않은 만큼 현재 개발 중인 BA.1 백신이 4분기부터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화이자는 현재 개발 중인 2가 부스터 백신이 30μg(마이크로그램)과 60μg 용량에서 오리지널 오미크론 균주인 BA.1에 대한 중화항체가를 각각 9.1배와 10.9배 더 높게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BA.4와 BA.5에서는 백신 효과가 약 3배 정도 낮았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지난달 개발 중인 부스터 백신이 BA.4와 BA.5에도 강력한 중화항체반응을 이끌어냈다면서도 BA.1 변이 예방 효과보다는 약 3배 낮았다고 발표했다.

mRNA(메신저리보핵산)가 아닌 단백질 재조합 방식의 백신을 개발 중인 노바백스 백신의 임상 결과에 따르면, BA.4와 BA.5 변이에도 광범위한 면역 반응을 제공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방역당국 관계자 하반기 들어오는 백신과 관련해 "개량 백신 개발 동향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개량 백신이 개발되면 신속한 도입을 위해 각 제약사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전문가는 "오미크론 대응 백신은 지금 BA.1을 타깃으로 개발 중"이라며 "BA.4나 BA.5에는 효과가 1/3 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 균주를 표적하는 백신이 나와도 또 한 번 변이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나와 있는 오미크론 백신의 효과 자료를 바탕으로 접종 정책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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