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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 높은데 백신·치료제 없어… 살인 곤충 매개 감염병 비상
치사율 높은데 백신·치료제 없어… 살인 곤충 매개 감염병 비상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5.09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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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기온 오르자 참진드기 ‘기승’... 질병청 주의 당부
기온 상승으로 감염병 옮기는 참진드기 평년보다 38% 증가
참진드기 매개 SFTS 치사율 18%, 백신치료제 없어… 전문가 "최고의 예방 방법은 안 물리는 것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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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봄철 야외 활동이 늘면서 전국 곳곳에서 이른바 ‘살인 곤충’으로 불리는 야생 진드기 물림으로 발생하는 감염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진드기 매개 감염병 중 치명률이 높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데다, 치명률도 18.7%에 달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치사율 20%에 달해 ‘살인진드기’로 악명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참진드기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4월부터 시작된 참진드기 감시 사업의 결과에 따르면, 참진드기 지수가 평년 대비 37.5%, 전년 대비 29.6% 증가했다.

참진드기 수 증가는 평균기온이 지난해 대비 1.8℃ 상승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감염병은 바이러스가 숙주를 거쳐 사람 몸에 침투하는데 온도가 올라갈수록 균 자체는 물론 매개체의 서식지도 넓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참진드기로 인한 감염병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진드기는 흡혈 곤충으로 악명이 높다. 특히 참진드기는 SFTS의 매개체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 밖에도 세균(라임병), 리케치아(큐열) 등 다양한 병원체를 전파하는 감염병 매개체다.

진드기에 물리면 2주 내 고열과 두통, 설사, 구토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혈뇨와 혈변, 다발성 장기부전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SFTS에 걸린 환자 10명 중 2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18.7%에 달하지만, 아직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첫 SFTS 환자가 보고된 2013년 이후 2023년까지 총 1,89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355명이 사망해 치명률이 18.7%에 달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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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TS 매개 진드기는 어떤 경로로 감염되나?

참진드기는 날이 따뜻해지는 3~11월 초까지 활동한다. 주로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존재하다가 사람이나 동물과 같은 숙주가 나타나면 달라붙어 부착한 후 흡혈한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사람 몸에 들어가 병을 일으킨다. 멀리 날아가 달라붙지는 않으므로, 진드기가 사는 곳에 들어가게 되는 경우 주로 감염된다.

크기가 약 1~9㎜로, 옷이나 신발에 진드기가 붙어 있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반려견의 경우 산책할 때 진드 서식지인 수풀을 지나가는 일이 잦아 산책 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사람이나 동물의 피를 빤 후엔 2㎝까지 커진다.

SFTS는 인수공통 감염병으로 야생동물이 있는 곳에서 발생한 진드기가 사람을 물면 걸릴 수 있는 질병이다. 주로 진드기를 매개로 하여 전파되지만, SFTS에 모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질병관리청이 실시한 전국 진드기 채집 조사 결과에 따르면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진드기는 0.5%의 최소 양성률을 보여, 일부 진드기에만 SFTS 바이러스 감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FTS는 인플루엔자나 사스와 같이 감염률이 높은 바이러스는 아니다. 다만, 환자의 혈액 등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일부 의료진 및 밀접 접촉자에서 SFTS가 발병한 사례가 있어 사람 간 전파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SFTS 예방법은?

참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SFTS의 예방수칙으로는 △농작업 등 야외 활동 시 피부 노출 최소화 복장(긴팔, 긴 바지, 모자, 장갑 등) △풀밭에 앉을 때 돗자리 또는 작업용 방석 사용 △진드기 기피제 사용 △귀가 후 착용 옷 즉시 세탁 △샤워 시 몸에 진드기 붙어 있는지 확인 등이다.

진드기에게 물린 것을 확인했을 때는 진드기 제거법에 따라 진드기를 제거하고, 해당 부위를 소독해야 한다. 이후 15일 동안 발열·구토·설사 등 임상증상이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한다. 직접 제거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증상이 의심되면 의료진을 찾아 안전하게 제거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혈액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진단하게 되는데, 혈소판 감소가 뚜렷하며 백혈구 감소, 간 효소치의 상승이 동반된다. 하지만 이러한 검사 이상소견은 다른 질병에서도 관찰될 수 있으므로 SFTS를 진단하려면 환자의 혈액에서 원인 바이러스를 분리하여 동정하거나 원인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출해야 한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백신이 없어 대증적인 치료만 가능한 만큼 참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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