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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발병 새 유전변이 145개 보고∙∙∙당뇨병-당뇨 합병증 발생 위험도 차이 확인
당뇨병 발병 새 유전변이 145개 보고∙∙∙당뇨병-당뇨 합병증 발생 위험도 차이 확인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4.04.02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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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연구원, 당뇨병 발병 영향 미치는 새 유전변이 145개 발견
유전적 위험도 따라 심부전 15%, 단백뇨 6%↑
인종별 당뇨병 미치는 영향 차이 확인∙∙∙환경∙생활습관 따른 비만도 영향 원인
“유전변이 활용, 당뇨병 합병증 발병 위험↓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유전체 분석에 따른 당뇨병과 당뇨 합병증 발생 위험도 차이가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 국립보건연구원(원장 박현영)은 1일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새로운 유전변이 145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유전변이’란 개인 간의 DNA 또는 집단 간의 차이다. 인간은 서로 간에 99% 이상 동일한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다. 즉, 나머지 1%에 해당하는 서로 다른 유전정보를 가진 것을 ‘유전변이’라고 한다. 머리카락, 눈동자 등 표현형과 다양한 질병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번 발표는 개인별 맞춤형 정밀의료를 통한 질병 및 합병증 예방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정밀의료 연구를 위한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을 통해 더 다양한 질병의 예측∙예방이 가능할 것”고 기대감을 표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자료=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자료=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적 위험도 높은 상위 2.5%, 당뇨병 발병 2~3년 빨라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장애 혹은 저항성에 의해 혈당이 증가하는 대사질환의 일종이다. 인슐린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혈중 혈당이 높아지면서 생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당뇨병은 암, 자살,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과 함께 5대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식습관,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 환경요인뿐만 아니라 유전적 요인도 큰 흔한 복합질환(Common Complex Disease)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09년부터 15여 년간 전 세계 20여 개국과 함께 당뇨병 극복을 위한 국제 공동과제를 수행하면서 제2형 당뇨병과 연관된 수백 개의 유전변이를 발굴했다. 하지만 당뇨병 유전변이의 기능적 늑성과 인종별 유전변이의 효과 및 합병증에 관한 연구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해당 연구는 88개 국제 공동연구 그룹이 참여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당뇨병 유전체 연구다. 국립보건연구원과 연구그룹(이하 연구그룹)은 아프리카, 동아시아, 남아시아 유럽, 남미 등 다인종 당뇨병 환자 약 43만 명을 포함해 약 254만 명을 대상으로 당뇨병의 유전변이를 발굴∙비교하며 당뇨병의 유전변이와 합병증과의 관계를 확인했다. 연구 대상자의 유전체 정보를 토대로 당뇨병 환자와 대조군 간에 차이를 보이는 유전변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그룹은 당뇨병에 영향을 미치는 611개의 유전변이를 발굴했고, 그중 기존 연구에서 보고하지 않은 145개의 새로운 유전변이를 보고했다. 

보고에 따르면 발굴한 유전변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 중 유전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상위 2.5%는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당뇨병 발병이 2~3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의 유전적 위험도에 따라 심부전 발생은 15%, 단백뇨 발생은 6%가 증가했다. 또 관상동맥 질환, 허혈성 뇌졸중, 말초동맥 질환, 신부전, 당뇨망막병증 등 합병증 발생 위험도 커졌다. 

연구에서 발굴한 유전변이 중 약 10%는 인종별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있었는데, 주로 인슐린 기능과 관련돼 있었다. 

예를 들어 유럽인의 경우 인슐린이 정상적인 기능을 못하도록 하는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해 유전변이의 효과가 높았다. 반면 동아시아인은 인슐린 분비 감소에 영향을 주는 유전변이의 효과가 더 높았다. 인종별로 환경과 생활습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비만도의 영향 때문이라는 게 연구그룹의 분석이다. 

참고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체질량지수 30 이상은 비만, 25~29.9는 과체중으로 보고 있는데, 유럽인 당뇨병 환자의 체질량지수는 27.7~34.7kg/m², 동아시아인 당뇨병 환자의 체질량지수는 22.9~27.8kg/m²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유전정보 분석을 통해 당뇨병 발병이 많아지는 40대 이전에 고위험군을 조기 발견하면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면서 당뇨병의 유전변이를 심부전, 단백뇨 등 합병증 발생 위험 평가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사진=국립보건연구원
사진=국립보건연구원

◇당뇨병 합병증 발생 위험 줄일 수 있을까? 

일각에서는 유전변이를 활용해 당뇨병 합병증 발병 위험을 줄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뇨병의 대표적 만성 합병증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당뇨병성 신증, 당뇨병성 망막병증 등으로 우리 몸 혈관이 많이 모여 있는 부위를 중심으로 많이 발생한다. 

대부분 당뇨병 환자는 치료는 물론 합병증 발생을 줄이기 위해 여러 종류의 약을 처방받는다. 그동안 제약∙바이오업계 및 의학계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당뇨병 치료를 위해서는 분석유전학을 통해 당뇨병의 병태생리를 이해하고 추가 당뇨병 발생 체제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련 연구에 주력해 왔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는 2000년부터 당뇨 및 내분비질환 유전체 연구센터를 통해 제1형, 제2형 당뇨병, 임신성 당뇨병, 당뇨병 아형 중 유전성 성인당뇨병(Maturity Onset Diabetes of the Young, MODY) 등 병원 기반 환자 시료를 대규모로 확보했으며, 합병증 등 예후에 관한 자세한 임상 정보를 기반으로 한국인 당뇨병 관련 유전체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대중 교수팀은 지난해 ‘양호기관’으로 평가된 동네 의원에서 진료받은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위험이 10~20% 낮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질병관리청 측은 “유전변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지니게 되는 가장 기본적인 질환 위험요인”이라며 “당뇨병의 유전변이를 활용해 심부전, 단백뇨 등 합병증 발생 위험 평가에 반영할 것”을 제안했다. 

국립보건연구원 연구진은 “만성질환의 특성으로 유전체 연구를 통한 질병원인 규명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최근 의학 및 연구계에서는 오믹스(Omics), 전자의무기록(EMR), 라이프로그(Life Log) 등 다양한 정보를 접목해 병태생리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결실을 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국내∙외에서 진행된 당뇨병 관련 연구를 통해 발견된 유전변이는 앞으로 당뇨병을 비롯한 여러 질환의 병인 및 질환 간의 관계 등 이해하게 될 밑거름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 정보를 임상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로 유효성과 정확성 담보와 윤리∙사회적 측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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