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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징 ③] K-제약바이오, 로컬 제약사와 손잡고 중동·북아프리카 공략 ‘가속’
[파머징 ③] K-제약바이오, 로컬 제약사와 손잡고 중동·북아프리카 공략 ‘가속’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9.11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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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수준 대비 의료 기반 미비해 미충족 수요 높아
중동 넘어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시장 확대 증가
MENA 지역 제약 시장...지난해 약 8%의 연평균 성장률 기록

국내 제약바이오사가 파머징 마켓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내는 가운데 ‘떠오르는 제약 신흥 시장’, 이른바 파머징 마켓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 파머징은 제약(Phamacy)과 신흥(Emerging)의 합성어로 중동·중남미·동남아 등 신흥 제약시장을 의미한다. 새로운 기회 찾기에 열을 올리는 K-제약바이오 기업에 파머징 지역의 경제 성장에 따른 시장 확대와 인구 고령화, 의료 수요 증가 등은 큰 기회요인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기업 진출 현황 및 각 시장별 전망을 알아봤다(편집자 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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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NA 지역, 경제 성장세 대비 의약품 생산능력 부족…미충족 수요 높아

[바이오타임즈]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포괄하는 MENA 지역이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으로 시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MENA 지역의 GDP 규모는 2019년 기준 3조 6,500억 달러로, 2010년 2조 7,680억 달러에서 연평균 3.1%의 꾸준한 성장률을 보여왔다.

페르시아만과 맞닿은 사우디아라비아 반도 내 걸프협력회(Gulf Cooperation Council, GCC) 소속 6개 산유국(사우디아라비아·UAE·쿠웨이트·오만·바레인·카타르)의 GDP는 1조 6,395억 달러로, 지속적인 경제 성장세를 보인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제약 시장 범위는 전 세계 5%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약 8%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하며 시장 규모가 420억 달러(약 51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GCC의 헬스케어 및 의약품 시장 성장률이 눈길을 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GCC 지역은 2021년 기준 총 532억 달러(약 65조 원)의 헬스케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보건의료 재화 및 서비스를 구매하는데 지출하는 연간 최종 소비를 뜻하는 경상 의료비 또한 연평균 11%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보였으며, 헬스케어 수요도 지속해 늘고 있다.

반면, 의약품 자체 연구개발(R&D) 역량과 생산 역량 부족으로 인해 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여기에 지속적인 인구 증가 및 고령화로 인해 의약품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지역으로 비만, 당뇨, 심혈관질환 등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MENA 시장이 가진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대표적인 파머징 마켓 중 하나인 MENA 지역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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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및 중소제약사, 로컬 제약사와 손잡고 교두보 확보

SK바이오팜은 최근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MENA 지역 내 상업화를 위해 중동 1위 로컬 제약사인 히크마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MENA 지역의 뇌전증 시장은 4억 4,200만 달러 규모다. 

세노바메이트는 히크마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등 MENA 지역 16개국에 판매된다. 이로써 북미, 유럽, 아시아, 남미 대륙 진출에 이어 MENA 지역까지 상업화 계약을 맺으며 전 세계 대부분의 시장에 진출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히크마와 전이성 직결장암과 비소세포 폐암 등의 치료에 쓰이는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를 MENA 지역 17개 국가에 공급하기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베그젤마 외에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인 'CT-P43' 판매 계약도 함께 진행하면서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히크마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나섰다.

종근당은 제2세대 빈혈 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인 '네스벨'을 통해 중동 시장에 진출했다. 종근당은 2021년 오만의 제약사 매나진과 네스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GCC 6개국에서 허가 절차가 진행 중으로, 매나진은 품목허가 후 독점 판매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황반변성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를 중동 시장에 내놓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지난해 5월 중동 최대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품목 허가를 승인받았다.

올해 1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식약청(SFDA)으로부터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의 품목허가 신청서(NDA)를 제출했다. 2021년 기준 사우디의 항궤양제 의약품 시장 규모는 글로벌 12위인 4,100억 원으로 중동 국가 중 1위다.

회사는 펙수클루의 사우디아라비아 NDA 제출 후 허가 획득을 통해 GCC 국가에 차례로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1년 UAE 제약기업 아그라스헬스케어와 GCC 6개국에서 펙수클루 라이선스아웃 및 공급계약을 체결한 대웅제약은 오는 2024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UAE·바레인에, 2025년까지 쿠웨이트·오만·카타르에 펙수클루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점으로 택해 MENA 지역 진출을 가속하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의약품 공급 계약을 논의해 총 9품목에 대한 456만 달러(한화 약 6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중동시장 판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지난 2월엔 세종 2공장에 위치한 항암제 전용 공장이 사우디아라비아 규제당국으로부터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기준(GMP) 승인을 획득하면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중동시장에서 연 1,000만 달러(약 133억 원) 이상의 수출 달성을 목표로 사우디아라비아 외 알제리, 나이지리아, 케냐, 탄자니아, UAE 등 중동 15개 국가에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대형 제약사뿐만 아니라 CMG제약과 대원제약 등 중소제약사도 현지 파트너사와의 계약을 통해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차바이오텍의 계열사인 CMG제약은 2021년 레바논의 제약사인 아르완과 손잡고 중동 지역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선점에 나섰다.

아르완은 300여 개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 20여 개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CMG제약의 발기부전 치료제 '제대로필 ODF(구강용해필름)'는 현지에서 'AMOS'라는 아르완의 고유 브랜드로 유통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사우디아라비아 제약사 아라바이오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유코백-19’ 판권 협약을 맺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플러스’에 대해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의약품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이를 공략하는 제약사가 점차 늘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소득 수준 대비 의료 인프라가 부족해 의약품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은 시장이며, 경쟁이 심한 유럽, 미국 등에 비해 장벽이 낮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에서 영업‧마케팅을 통해 유통망을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의약품 시장 이해도가 높은 현지 파트너사 선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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