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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당뇨병 시장 '본격 접수' 나선 국내 바이오 기업은?
세계 당뇨병 시장 '본격 접수' 나선 국내 바이오 기업은?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4.21 10: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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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치료제 시장 올해 1,161억 달러 확대 전망
대웅제약 신약 '엔블로', LG화학의 ‘DPP4+SGLT2 복합제’로 글로벌 시장 공략
펩트론, 스마트데포 기술 성과 가시화
당뇨병 관리 측정기 시장도 폭발적인 성장세...유엑스엔, 라메디텍 '눈길'

[바이오타임즈] 당뇨병은 2023년 바이오 생태계를 이끄는 유망 바이오 섹터 중 하나로, 항암제에 이어 두 번째로 시장 규모가 큰 질환이다. 당뇨약으로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SGLT-2 억제제를 비롯해 신약 약효지속성을 늘리는 핵심기술 ‘스마트데포’ 기술 등으로 올해 당뇨병 시장에서 성장 박차를 가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을 살펴봤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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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 시장 빠르게 커져…제2형 당뇨병 환자 큰 폭 증가

당뇨병은 췌장이 인슐린을 더 이상 만들지 못하거나 만들어진 인슐린이 활용되지 않아 고혈당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당뇨병으로 인해 고혈당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미세혈관 질환(망막, 신장, 신경)과 대혈관 질 환(관상동맥, 뇌혈관, 말초동맥)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평생 혈당을 조절하고 관리해야 하지만 심각한 상태에 이르기 전까지 자각증상이 적어 복약순응도가 낮은 질환 중 하나다. 따라서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안전하고 투약이 쉬운 약에 대한 기대가 높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2019년 기준)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년 150만 명 이상이 당뇨병으로 사망한다. 당뇨병 치료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당뇨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5년 511억 달러(약 64조 원)에서 올해 1,161억 달러(약 144조 원)로 확대 전망된다.

특히 전체 당뇨병의 90~95%를 차지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관련 시장의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디시젼 리소스 그룹(Decision Resources Group)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6억 3,000만 달러(약 73조 1,004억 원)였던 전 세계 2형 당뇨병 시장은 연평균 1.1% 성장률을 보이며 2029년 7억 300만 달러(약 81조 5,134억 원) 규모의 성장세가 예측된다.

전 세계 제약사들의 당뇨병 신약 개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다수의 제약사와 바이오텍역시 항암제에 이어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당뇨 치료제를 내세우고 있다.

당뇨병이 지속해서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인데다 비만과 고령화로 환자 또한 꾸준히 늘고 있어서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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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시장 정조준 나선 국내 바이오 기업은

국내 당뇨병 환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당뇨병 환자 수는 600만 명 이상이며 그 중 3.3명 중 1명 꼴인 약 1,500만 명이 위험단계로 추정된다. 고령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국내 당뇨병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급격히 커지는 시장의 규모만큼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어디일까.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살 빠지는 당뇨약’으로 시장을 리딩하는 SGLT-2 억제제에 대한 국내 제약사들의 반격이다. 이달 '포시가' 등 빅파마의 오리지널 제품이 특허 만료되면서 SGLT2 시장에 국산신약·복합제 등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SGLT-2 억제제는 포도당 재흡수에 주요 역할을 하는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혈액 내 과도한 포도당 배출해 혈당강하 효과를 내는 약제다. 이 과정에서 체중감소 효과도 볼 수 있다. 그간 글로벌 제약사가 출시한 포시가(성분명 디파글리플로진)와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등의 제품이 주를 이뤘다.

국내 제약사도 다음 달부터 대웅제약 신약 '엔블로', LG화학의 ‘DPP4+SGLT2 복합제’ 등으로 본격적인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엔블로'는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약제로는 유일한 SGLT-2 억제제이다. 지난 11월 30일 허가받고, 거의 5개월만에 시장에 나서게 된다.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2025년까지 중국,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10개국, 2030년까지 전 세계 약 50개국에 진출한다는 로드맵을 구성했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당뇨병 치료제인 SGLT-2 저해제 계열의 엔블로정을 국산 기술로 국내 최초로 개발한 것이 큰 의미가 있고 경쟁사와 큰 차이로 임상 기간을 대폭 단축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라며 “신약 개발 역량과 글로벌 사업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감으로써 제약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SGLT-2 신약은 아니지만, 포시가의 특허만료에 맞춰 복합제로 시장영역 확대에 나선다. 제미글로에서 더 나아가 포시가의 다파글리플로진을 붙인 '제미다파'를 출시했다.

LG화학은 2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임상시험을 통해 met+제미글로+다파글리플로진의 효과를 검증했다. 3제 병용요법에서는 met+다파글리플로진 또는 met+제미글로보다 혈당 개선 정도가 더 크게 나타났다. LG화학은 제미글로 제품군으로만 1조 원 규모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1,330억 원(유비스트 2022년 기준)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고 있다.

LG화학 만성질환사업부장 황인철 상무는 “인슐린 생성 촉진을 돕는 DPP-4 억제제와 당을 체외로 배출하는 SGLT-2 억제제의 병용은 상호보완적 치료 효과를 낸다”며, “국내 환자 대상 대규모 임상적 근거 확보, 두 성분 조합의 유일한 복합제 등 제미다파 만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당뇨 시장을 지속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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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벤처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는 기업은 펩타이드 기반 신약 개발업체 펩트론이다.

펩트론은 오는 6월 개최되는 미국당뇨병학회(ADA)에 참가해 1~2개월 지속형 당뇨·비만 치료제의 전임상 결과에 대해 발표를 진행한다. 앞서 펩트론은 자체 개발 중인 1개월 및 2개월 지속형 당뇨·비만 치료제 2종의 전임상 연구 성과를 ADA에 제출했고, 최근 학회로부터 발표 승인을 받았다.

펩트론의 당뇨·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 2종은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서방형 제제 ‘PT403’과 ‘GLP-1/GIP 이중 수용체 작용제의 서방형 제제’로 독자적인 약효 지속성 약물전달기술인 스마트데포(SmartDepot) 기술이 적용됐다.

회사는 두 가지 다른 원료의약품(API)의 서방형 제제로 당뇨·비만 치료제 동물실험을 통한 약동학 데이터를 중심으로, 두 서방형 의약품의 높은 생체이용률 및 짧은 지체기 등 주요 특성과 강점을 발표할 계획이다.

제품 개발이 완료되면 기존의 주 1회 지속형 주사제 대비 높은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당뇨병을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측정기 시장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특히 지속적으로 추적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연속혈당기(CGM) 세계 시장은 2020년 50억 달러(약 6조 원)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오는 2026년에는 311억 달러(약 39조 원) 규모의 성장이 점쳐진다.

CGM 개발전문 업체 유엑스엔, 레이저 채혈기 개발업체 라메디텍 등이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유엑스엔은 자체 개발한 CGM인 ‘AGMS’으로 올해 인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CGM은 연속혈당센서를 피부에 삽입해 실시간으로 혈당 정보를 스마트폰과 클라우드에 저장, 활용하는 장치다. 혈당을 재는 센서, 측정값을 읽어내는 트랜스미터, 리더기로 구성된다. 센서-트랜스미터-삽입기 일체형 제품으로 기존 제품 대비 편의성은 높이고, 성능은 강화한 게 특징이다.

라메디텍은 바늘 없는 채혈기 ‘핸디레이글루’를 기반으로 올해 본격적인 세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핸디레이글루는 레이저로 채혈해 통증이 적고 2차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적은 혈액으로도 혈당 측정이 가능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개인 맞춤 통합관리까지 할 수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부분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뇨병 치료제인 ‘노보디스크’, 연속혈당 측정기 ‘애보트’ 등 이미 시장을 선점한 세계적 기업들이 있어 후발 주자에게 녹록치 않은 시장이지만 관련 산업이 기술집약적이기 때문에 차별성을 확보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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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문 2023-04-21 12:20:12
회사별로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