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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변이, 임신 진단키트처럼 현장에서 신속하게 검출한다
코로나 변이, 임신 진단키트처럼 현장에서 신속하게 검출한다
  • 정민구 기자
  • 승인 2022.04.04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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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 코로나 변이 항원을 검출할 수 있는 현장 신속 진단 기술 개발에 성공
ACE2를 이용한 신속 진단 기술을 웰스바이오(주)에 기술이전
코로나19 변이 및 범용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키트 개발에 활용 가능할 것
연구팀이 개발한 진단 기술을 시연한 장면(왼쪽이 정상 항원, 오른쪽이 변이 항원)(사진=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진단 기술을 시연한 장면(왼쪽이 정상 항원, 오른쪽이 변이 항원)(사진=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타임즈] 오미크론(BA.1)에 스텔스오미크론(BA.2)이 합쳐진 ‘XE’ 변이 출현에 각국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가 점차 엔데믹(풍토병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바이러스의 특성상 향후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가 주기적으로 유행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알파, 베타, 델타, 오미크론 등 다양한 변이가 발생하고 있으며, 변이에 따라 전파율과 치사율에 차이가 있어 변이 바이러스의 검출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RNA 바이러스는 DNA보다 돌연변이 발생이 잦고 높은 감염성으로 인해, 신속하고 정확한 검출을 통한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많은 연구자가 체외시료 내 미량으로 존재하는 바이러스의 정확한 검출 및 분석을 위한 고감도 분자진단 기술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검출은 긴 시간과 큰 비용이 발생하는 유전자 증폭이나 서열분석을 통해서만 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변이 바이러스를 현장에서 신속하게 검출할 수 있는 진단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변이 항원을 검출할 수 있는 현장 신속 진단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코로나19 변이 항원 현장 신속진단 기술을 개발한 화학연 CEVI 융합연구단 연구팀(좌로부터 이종환 선임연구원, 김홍기 책임연구원)(사진=한국화학연구원)
코로나19 변이 항원 현장 신속진단 기술을 개발한 화학연 CEVI 융합연구단 연구팀(좌로부터 이종환 선임연구원, 김홍기 책임연구원)(사진=한국화학연구원)

◇화학연, 코로나 변이 항원을 검출할 수 있는 현장 신속 진단 기술 개발에 성공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미혜) 신종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단장 김범태) 김홍기·이종환 박사 연구팀은 ACE2 항체 조합의 결합력 차이를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정상 항원뿐만 아니라, 변이 항원을 구분하여 검출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화학·분석 분야 세계 최고 수준 저널인 ‘Biosensors & Bioelectronics’ (Impact factor: 10.618)에 지난 1월 게재됐다.

코로나19 진단검사에는 일반적으로 중합 효소 연쇄반응(PCR, Polymerase Chain Reaction)이 사용된다. PCR은 표적 핵산을 증폭해 검출하는 검사법으로, 인간의 DNA를 증폭하여 여러 종류의 유전질환을 진단하는 데 사용된다.

PCR은 현재 유전물질을 조작하여 실험하는 거의 모든 과정에 사용하고 있는 검사법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진균의 DNA에 적용해 감염성 질환의 진단 등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검사 방법은 염기 하나의 변이를 찾기 위해 염기 서열을 하나하나 분석하거나 유전자를 증폭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정교한 온도 조절을 위한 고가의 분석 장치 및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여 현장에서 신속하게 수행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아울러 증폭 후에도 긴 유전자 가닥 중 한 개의 염기 차이를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현재 코로나19 항원 신속 진단키트와 동일한 ‘임신 진단키트’ 형태를 활용하여 코로나19 정상 항원뿐만 아니라 변이 항원을 현장에서 신속하게 검출하고 변이 바이러스를 구분할 수 있으며, 체내 코로나19 중화항체의 형성 여부 확인에도 활용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스파이크 1 단백질’의 정상과 변이 항원 모두에 높은 결합력을 갖는 항체를 발굴해 붉은색으로 표지하고, 정상 항원에만 높은 결합력을 갖는 항체를 발굴해 청색으로 표지 후 이들을 ACE2와 짝을 이루어 항원 신속 진단 기술에 적용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감염될 때 ACE2 수용체를 통해 체내에 들어온다. 그 결과 코로나19 정상 항원인 경우 보라색으로, 변이 항원인 경우에 분홍색으로 각각 검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변이 및 범용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키트 개발에 활용 가능할 것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알파, 베타 등의 변이 항원 구분에 의미가 있으며, 이 기술을 활용하면 델타나 오미크론과 같은 변이 바이러스의 항원 또한 현장에서 신속하게 검출 및 구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연구팀은 지난해 7월 코로나19 바이러스 인체 감염 수용체인 ACE2를 이용한 신속 진단 기술을 웰스바이오(주)에 기술이전했고, 두 기관의 협업 하에 인체 감염 코로나바이러스 범용 신속 진단 기술 개발을 지속해서 추진 중이다.

연구팀과 웰스바이오는 이번 기술이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홈테스트 포함) 키트 및 코로나19 변이 및 범용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키트 개발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의 신속진단 키트의 민감도 개선 기술과 접목해 범용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 키트 개발을 추진할 경우, 2년 정도의 후속 연구개발을 통해서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화학연 이미혜 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현장에서 신속하게 검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어, 이를 계기로 향후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출현을 대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화학연 미래선도형 융합연구단사업, 한국연구재단 국민생활안전긴급대응 사업으로 공동 수행됐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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