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오뚜기·롯데푸드·샘표식품도 ‘숟가락’ 얹어
[바이오타임즈]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콩, 버섯, 호박 등에서 뽑아낸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alternative meat)’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식주의자들이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육류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대체육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환경 및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식물성고기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발빠르게 움직이는 기업은 바이오제네틱스(이하 제네틱스)다. 제네틱스는 대체육 시장 진출 선언 2개월 만에 '대체육 대량생산 및 상업화 핵심특허'를 출원했다고 21일 밝혔다.
■ ‘광폭성장’ 전망 대체육 기반 마련
제네틱스가 대체육 분야 최초로 미래형 혁신 식품기술개발사업 국책과제 선정 주관연구기업인 위드바이오코스팜과 대체육 기술을 공동개발 중이며, 대체육 대량생산 핵심특허의 출원을 완료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채식인구는 1억8000만명, 비건은 5400만명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도 채식인구가 꾸준히 늘어나 2008년 15만명에서 2018년 150만명으로 증가했다고 알려졌다. 비건(vegan)은 대략 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채식주의는 고기나 생선을 먹지 않지만 달걀이나 우유는 먹지만 비건은 완전 채식주의자로, 육식을 모두 거부한다. 즉, 육류와 생선은 물론 우유와 동물의 알, 꿀 등 동물에게서 얻은 식품을 일절 거부하고, 식물성 식품만 먹는다.
제네틱스는 “이번 특허는 수경재배를 통한 콩뿌리혹 박테리아 대량생산 방법에 관한 특허”라며 “대체육의 맛과 식감의 핵심성분인 육즙성분(레그헤모글로빈)의 원재료인 콩뿌리혹의 균질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상업화 및 가격경쟁력이 핵심기술”이라고 했다.
또한 제네틱스는 “기존 인공육 출시 제품의 경우 단순히 식물성 단백질 압축성형 제품”이지만 “제네틱스 제품은 핵심기술인 육즙성분이 가미되어 맛과 식감 면에서 기존제품과 확실한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바이오기업에 대기업도 숟가락 얹어
에스텍파마는 지난 9월 코스닥 상장사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와 철분 소재 ‘이헴(eHeme)’의 제조와 기술 사업화를 위한 기술이전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헴은 식물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만드는 대체육·건강기능식품에 사용되는 헤모글로빈 성분이다. 대규모 돼지 살처분이 이뤄졌던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로 에스텍파마,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의 협약은 향후 대체육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에스텍파마 김재철 대표는 “아직 우리나라에 관련 기업이 많지 않지만 가축 사육에 따른 환경 오염, 전염병 등의 문제 때문에 앞으로 대체육 시장은 상당히 유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기업에서도 숟가락을 얹었다. 동원 F&B는 미국 대체육 시장을 주도하는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어 국내 유통을 주도하고 있다. ‘비욘드버거’의 경우 현재까지 국내에서 약 2만팩 넘게 판매된 것으로 알려는데, 연말까지 ‘비욘드소시지’ 제품도 출시한다는 복안이다.
오뚜기는 최근 비건족을 겨냥해 채식 라면인 '채황'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버섯, 무, 양파, 마늘, 양배추, 청경채, 당근, 파, 고추, 생강 등 10가지 채소로 국물맛을 냈으며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에서 비건 인증을 받았다.
롯데푸드도 식물성 대체육류 제품인 '엔네이처' 브랜드를 선보이고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과 '엔네이처 제로미트 까스' 2종을 출시한 바 있다.
샘표식품은 식물성고기 제조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로 자체 브랜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샘표식품의 경우, 습도, 온도, 산소농도 등을 적절하게 조합하는 동사의 발효기술이 식물성육류의 대량생산을 위한 효모 배양기술과 유사해 식물성육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대체육에 대한 관심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는 이미 거대한 산업군으로 자리매김 됐다. 영국 바클레이즈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육 시장은 향후 10년 안에 최대 1400억 달러(약 166조54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기준 46억 달러보다 30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이처럼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체육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무한투쟁이 예상된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donkey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