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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식품 시장 급성장, 우리나라 현황은?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식품 시장 급성장, 우리나라 현황은?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4.18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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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증가와 지속가능한 환경에 관한 관심 커지며 식물성 대체육 시장 확대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도 치열
동물의 줄기세포를 인공적으로 배양, 가공한 배양육이 대체육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
신규 식품시장 창출 지원을 위한 조속한 안전성 평가 및 인허가 가이드라인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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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생소하지만, 콩, 버섯, 호박 등에서 뽑아낸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alternative meat)’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대체육에 관한 관심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는 이미 거대한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했다.

채식주의자들이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건강, 환경, 동물 복지 등 사회·환경 부문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식물성 대체육 중심으로 대체 단백질 식품 시장이 확대하는 추세다.

◇채식주의자 증가와 지속가능한 환경에 관한 관심 커지며 식물성 대체육 시장 확대

전 세계 채식 인구는 1억 8,000만 명, 비건은 5,4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도 채식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 2008년 15만 명에서 2018년 150만 명으로 증가했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채식 인구가 증가하면서 베지노믹스(Vegenomics)라는 새로운 경제 트렌드가 등장했으며, 다양한 산업에서 채식주의 관련 상품·서비스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5년 4조 2,400억 원이었던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3년 7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대체육 시장이 2030년 740억 달러 규모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대체 단백질 식품은 2020년 기준 육류 및 유제품으로 구성된 동물성 단백질 식품시장의 2%를 차지하여 초기 시장이지만, 2035년에는 11%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한국바이오협회)
대체 단백질 식품은 2020년 기준 육류 및 유제품으로 구성된 동물성 단백질 식품시장의 2%를 차지하여 초기 시장이지만, 2035년에는 11%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사진=한국바이오협회)

◇미국 EAT JUST의 녹두 단백질, 유럽식품안전청(EFSA) 정식 승인

이러한 가운데 미국 EAT Just社의 ‘저스트 에그(Just egg)’라는 달걀 대체품이 최근 유럽식품안전청(EFSA)의 정식 승인을 받으며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한 대체식품이 본격화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의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EAT JUST는 지속가능성이 큰 작물인 녹두 종자에서 달걀의 질감을 구현하는 단백질을 발견했으며, 2021년 10월 유럽식품안전청(EFSA)으로부터 핵심 원료에 대한 안전성 승인을 받았고, 2022년 4월 5일 최종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시판 승인을 받았다.

EAT JUST가 승인받은 녹두 단백질은 건조한 녹두 씨앗에서 분리되며, 최종 성분은 약 85%의 단백질, 3~4%의 지방 및 3.5%의 수분으로 구성되며, 콜레스테롤 제로이다.

그러나 실제 달걀 기반 제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2020년 유럽 의회에서는 녹두 단백질 사용하여 제품을 출시할 경우 ‘달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소비자에게 오인·혼동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식물성 달걀 제품에 대한 Eat just의 녹두 단백질은 5년간의 데이터 독점권이 부여된다. 유럽의 신규 식품 승인 규정에 따라 허가되어 동일한 식품 신청 프로세스를 거쳐서 유사하게 승인을 받지 않는 한, 다른 식품회사에서 5년 동안 활용할 수 없게 된다.

EAT Just의 저스트 에그에 관한 유럽 식품안전청(EFSA)의 승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체 단백질 식품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국내 식물성 단백질 대체식품 시장은 초기 단계다.

해외의 식물성 단백질 대체식품은 실제 식품의 조직감·맛·풍미 구현을 목적으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는 반면, 국내는 시장에서 공급 가능한 150여 종의 식물체 중 2% 수준의 한정적인 단백질 소재를 사용해 다양한 제품이 부족한 실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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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식품시장 창출 지원을 위한 조속한 안전성 평가 및 인허가 가이드라인 필요

아직 국내는 채식주의 인구 비중이 작고, 생산 기반이 없어 제품을 직수입하여 소비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대상, CJ제일제당 등 국내 식품 대기업이 배양육 기술력을 보유한 바이오벤처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연구개발에 나서며 사업을 확장하는 등 식물성 단백을 주원료로 한 대체식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울러 다수의 국내 식품 기업들도 대체식품에 대한 미래 거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그리고 친환경 가치가 반영된 제품을 선택 및 소비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며 ESG 전환을 위해서도 대체식품 사업 확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식품시장에서 푸드테크 시장이 성장하고,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발생하면서 국내 대체식품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특히 배양육은 기존 식품 생산에 비해 토양오염 및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양육은 식물육(콩고기 등)과 함께 대체육에 속한다. 하지만 큰 줄기에서 식물육과 다르다. 식물육은 식물 추출 성분으로 고기 맛과 질감을 재연한 것이고, 배양육은 동물의 줄기세포를 인공적으로 배양, 가공한 것이다. 식물육은 도축 과정이 없어 윤리 문제에서 자유로운 등 장점도 많지만, 치명적 단점도 있다. 바로 실제 고기 맛 재현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배양육은 동물의 실제 근육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한다. 맛, 질감이 실제 고기와 비슷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배양육은 식물육보다 역사가 짧지만, 대체육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AT커니는 2040년까지 전 세계 육류 시장의 60%를 대체육이 차지하며 그중 35%는 배양육일 것으로 전망했다. 식물육은 25% 정도였다.

미국에서 배양육의 경우 2019년 3월 가축의 세포주로부터 세포 배양 식품을 규제하기 위해 미국 보건부 FDA와 농림부 식품안전검사국(FSIS)이 역할을 나눠 규제하기로 했다. 즉, FDA는 세포 확보, 세포 뱅크, 세포 증식 및 분화에 대해 규제하고, 이후 세포 수확(Cell Harvest)에서부터 생산 및 라벨링은 FSIS가 담당하기로 합의했다.

한국바이오협회 김지운 연구원은 “대체 신소재를 활용한 식품 산업과 마케팅 측면에서 관련 규제개선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며 “기존 식품과 경쟁을 위한 기술개발, 대량 발효시설 구축 및 단가 인하 노력 등은 기업의 몫이나, 신규 식품시장 창출 지원을 위한 조속한 안전성 평가 및 인허가 가이드라인 마련은 정부의 몫일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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