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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허가받은 로슈의 혈액암 치료제 ‘컬럼비’는 어떤 약?
식약처 허가받은 로슈의 혈액암 치료제 ‘컬럼비’는 어떤 약?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3.12.07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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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20/CD3 이중 특이성 단클론항체로,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
캐나다·미국에서 승인 획득, 유럽에서는 조건부 판매 허가 획득
화학요법이 따로 필요 없는 기성품이며, 치료 기간이 최대 12주까지로 정해져 있어
CAR-T 세포치료제 투여가 불가능하거나 부적합한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 옵션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국로슈의 희귀의약품,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인 ‘컬럼비주(글로피타맙)’를 12월 7일 허가했다고 밝혔다.

컬럼비는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글로벌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GIFT)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GIFT(Global Innovative product on Fast Track)는 글로벌 혁신 의약품이 신속히 상용화도록 임상 개발 초기부터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허가 심사 기간을 최대 75% 단축할 수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암이나 치료 옵션이 거의 없는 희귀질환 치료제로서 혁신성이 뛰어난 의약품을 환자들이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도입됐다.

림프종이란 림프 조직 세포들이 악성 전환되어 생기는 종양을 말하며, 림프종에는 호지킨 림프종과 비호지킨 림프종(악성 림프종)이 있다. 림프종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비호지킨림프종은 림프절이 존재하는 온몸으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암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에 따라 B세포 림프종, T세포 림프종, NK세포 림프종으로 나뉜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은 비호지킨 림프종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며, 빠르게 진행돼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에 즉시 쓸 수 있는 치료제가 절실한 상황이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의 표준 치료법은 CHOP요법(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아드리아마이신, 빈크리스틴, 프레드니손 요법)에 B세포 표면에 결합하는 단클론항체인 리툭시맙을 병합해 치료한다.

로슈가 개발한 ‘컬럼비’는 이중특이항체다. 이중 항체 치료제는 서로 다른 두 가지 항체를 하나로 합친 약제로, 두 표적 항원에 동시 결합한다.

컬럼비는 T세포 표면에 있는 CD3과 B세포 표면에 있는 CD20에 결합하는 CD20/CD3 이중 특이성 단클론항체로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

컬럼비가 CD3에 결합하면 T세포가 활성화되고, CD20에도 결합하면서 B세포를 활성화된 T세포 옆으로 위치시켜 B세포의 용해를 유도하게 된다. 즉, 두 표적들과 결합한 ‘컬럼비’는 T세포들의 증식을 유도할 뿐 아니라 암성(癌性) B세포들의 신속한 분해를 유발하게 된다.
 

작용기전(사진=한국로슈)
컬럼비의 작용기전(사진=한국로슈)

◇화학요법이 따로 필요 없는 기성품이며, 치료 기간이 최대 12주까지로 정해져 있어

컬럼비는 올해 3월에 세계 최초로 캐나다에서 승인됐으며,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R/R)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소포림프종에서 전환된 거대 B세포 림프종(LBCL) 성인 환자 치료제로 승인됐다.

FDA는 호주 로얄멜버른병원 Michael J. Dickinson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임상 1/2상 ‘NP30179 시험’ 결과를 토대로 가속 승인 절차를 밟았다. 이 시험은 치료 후 종양이 재발했거나, 선행 치료제들에 불응성을 나타낸 132명의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8.5개월 동안 컬럼비를 투여했다.

피험자들의 30%가량은 앞서 사용한 선행 치료제들 가운데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를 사용했으며, 83%의 피험자들은 가장 최근에 진행한 치료에 불응성을 내보이기도 했다.

컬럼비 사용 결과 전체 반응률은 56%(74/132), 완전 반응률은 43%(57/132)로 집계됐다. 반응을 보인 환자 중 68.5%는 최소 9개월 이상 반응이 지속됐다. 반응 지속 기간 중앙값은 1.5년으로 나타났다.

미국 FDA의 승인 한 달 만에 컬럼비는 7월 유럽에서도 이전에 2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를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R/R)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조건부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이를 통해 컬럼비는 유럽에서 가장 흔하고 공격적인 형태의 림프종을 앓고 있으며 여러 번 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 가능한 최초의 CD20xCD3 T세포 관여 이중특이적 항체가 됐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은 성인에게서 가장 빈도 높게 발생하는 유형의 혈액암 가운데 하나로, 유럽 각국에서는 매년 3만 6,000여 명이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을 진단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들은 1차 약제에 반응을 나타내지만, 10명당 4명꼴로 기존의 표준요법제와 1차 약제로는 치유가 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후속 치료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로슈는 컬럼비가 새로운 표준요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컬럼비가 화학요법이 따로 필요 없는 기성품(off-the-shelf)이라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치료 시작 전 세포를 채취하는 등 유전공학적인 단계로 몇 주씩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 암이 진행되거나 치료 내약성이 없어질 때까지 무기한으로 투여하는 치료-진행 접근법과 달리, 치료 기간이 최대 12주까지로 정해져 있는 것도 강점이다. 진단 시 바로 투여할 수 있고 통원 치료를 유지하면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CAR-T 세포치료제 투여가 불가능하거나 부적합한 환자, 또는 카티 세포치료제를 투여받은 환자에도 사용 가능하다.

가장 빈도 높게 수반된 부작용들로는 사이토킨 방출증후군, 호중구 감소증, 빈혈 및 혈소판 감소증 등이 보고됐다.

한편 현재 국내에 도입된 이중특이항체 치료제는 지난 6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애브비의 ‘엡킨리(엡코리타맙)과 로슈의 ’룬수미오‘가 있으며, 얀센의 ’탈베이주‘는 GIFT를 신청한 상태이다.

이번 컬럼비의 국내 승인 획득으로 로슈는 지난 10월 허가를 받은 ‘룬수미오(모수네투주맙)’와 함께 2개의 이중 항체 치료제를 국내에 공급하게 됐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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