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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복’ 난치성 췌장암, 신약 개발 나선 바이오텍은?
‘미정복’ 난치성 췌장암, 신약 개발 나선 바이오텍은?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9.18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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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암 질환 중 생존율 가장 낮아…조기 발견율 10% 미만
CG인바이츠, 췌장암 임상 2상 결과 확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큐리언트도 선전 중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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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췌장암은 최근 10년간 발생률 및 사망률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충족 의료 영역으로 남아있다. 그만큼 시장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만, 아직 연구개발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최근 국내 바이오텍이 ‘난공불락’ 췌장암 치료제 개발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 개발 어려운 췌장암 치료제, 신약 개발 ‘급선무’

췌장암은 암 중에서도 생존율이 가장 낮은 암으로 꼽힌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율이 10% 미만으로 대부분 말기에 진단받아 생존율이 낮다. 발병 후 5년 뒤 생존율은 13.9%에 그칠 정도다.

췌장암은 전이 또한 쉽다. 췌장 주변에 중요 혈관이 많다 보니 발병했을 경우 전이가 빨리 진행되고, 치료는 어렵다.

2022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국내 247,952건의 암이 새로 발생했는데, 그중 췌장암(C25)이 8,414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3.4%로 8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GBI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췌장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9억 달러(약 3조 3,500억 원)로 파악됐다. GII 글로벌 췌장암 치료 시장 보고서는 향후 전 세계 췌장암 치료 시장이 2026년에는 41억 달러(약 5조 5,000억 원)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모도인텔리전스는 새로운 신약이 개발돼 활력을 불어넣지 못한다면 췌장암 환자 수의 증가 추세와 달리 췌장암 시장이 2026년경 23억 달러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만큼 개발이 어려운 의료 분야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췌장암은 암 진단 후 1년 내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이다. 췌장암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른 암에 비해 암 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암 전 단계의 병변 역시 뚜렷하지 않다. 췌장암의 증상은 무증상에서부터 심한 복통, 황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질환이 초기일수록 증상이 없을 수 있다.

있다 해도 상복부 불쾌감, 소화장애, 식욕부진, 오심, 설사, 변비 등 다른 소화기계 장애의 증상들과 뚜렷이 구분되지 않아 이를 과민성 대장염이나 기능성 위장장애로 오인해 간과하기 쉬운 질환 중 하나다.

그 때문에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고, 증상이 나타난 뒤에 암을 발견하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췌장암은 아직 미정복된 의료 영역으로, 제약바이오 업계의 숙제로 남아있다. 현재 각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췌장암 신약 후보물질은 대부분 임상 2상 이하의 초기 단계다.

하지만 일단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세계 최초 췌장암 치료제’로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지배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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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정복 영역 개척 나선 국내 바이오텍은?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미정복 영역’으로 남아 있는 췌장암 시장 공략에 과감하게 나선 기업은 국내 기업인 CG인바이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큐리언트 등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기업은 CG인바이츠(구 크리스탈지노믹스)다. CG인바이츠는 암유전자 억제 방식의 자사 췌장암 신약 후보 ‘아이발티노스타트’에 대한 국내 임상 2상을 완료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췌장암 치료제 분야에서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HDAC) 저해제로서 세계 최초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신약 후보다.

현재 글로벌 HDAC 저해제 개발 257건 중 혈액암 138건(53.7%), 고형암 91건 (35.4%)으로 유방암, 폐암, 신세포암, 난소암 등 다양한 암종에 적용되고 있다. 췌장암 적응증으로는 아이발티노스타트가 유일하다. 

아이발티노스타트는 Class I, Class IIb HDAC만을 강하게 억제하는 우수한 효능이 있어서 이 외에 단백질들을 저해하지 않으므로 기존의 췌장암 치료제와는 다르게 정상세포에서의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는다.

또한 종양 세포 성장을 억제하고, 아폽토시스(세포가 스스로 죽는 기작)를 촉진하는 능력 때문에 항암제로서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물질은 미국에서 췌장암 및 간암 등에 대해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CG인바이츠는 국내에서 자사 물질의 성공적인 췌장암 임상 2상 결과를 확인했으며, 진행성 또는 전이성 췌장암 환자의 2차 치료제로 아이발티노스타트의 미국 내 임상 1b/2상을 진행 중이다. 올 4분기 미국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췌관선암 과발현 인자(PAUF) 양성 췌장암 환자 대상 항체 신약 후보물질 ‘PBP1510’은 지난해 6월 미국 내 임상 1/2상을 승인받았다.

PBP1510은 지난 2020년 미국과 유럽, 한국 등에서 췌장암 대상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2021년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임상 1/2a상을 승인받았다.

최근 회사는 싱가포르 보건과학청으로부터 췌장암 항체신약 PBP1510의 임상 1/2a상 시험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스페인, 프랑스, 호주에 이은 다섯 번째 국가에서의 승인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에 따르면 PBP1510 임상 1/2a상은 이미 스페인에서 환자 투약이 시작됐으며, 미국에서는 투약을 앞두고 있다.

PBP1510의 임상 1상은 치료제의 단일요법 및 기존 항암제 '젬시타빈'과 병행요법으로 약물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한다. 1상에서 유효한 데이터를 확인하면 임상 2a상을 통해 PBP1510의 권장 용량에 대한 안전성과 약물의 효능을 평가한다.

큐리언트는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Q901’ 임상 1상 용량 증가 시험에서 최저 용량부터 효능을 확인했다.

Q901은 CDK7을 표적하는 인산화 효소 저해제로, 높은 선택성과 조직 투과성을 바탕으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개발 중인 약물이다. 특히 최근 최저 용량 투약 환자군에서 말기 췌장암 환자로부터 부분 관해(PR) 효능을 확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췌장암은 난치성 암으로 개발이 쉽지 않지만 국내 기업들이 유의미한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며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췌장암 발생률이 높아지는데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며 환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시장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췌장암 치료제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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