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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치료제①] K바이오, 희귀질환 치료제 ‘눈독’…개발 현황은?
[희귀질환치료제①] K바이오, 희귀질환 치료제 ‘눈독’…개발 현황은?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6.14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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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시장 규모 2026년 340조 전망
세계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혜택 부여
녹십자·한미·종근당·대웅 등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매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에 희귀질환 시장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희귀질환 의약품에 주목하는 이유와 전망 및 개발 현황을 살펴봤다(편집자 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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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업계가 희귀질환 치료제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이오타임즈] 만성질환 의약품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제약업계는 수년 전부터 희귀질환에 눈을 돌렸다.

희귀질환 유별율은 국가마다 다르다. 국내에선 환자 수 2만 명 이하이면서 적절한 치료법과 의약품이 개발되지 않은 질환으로 정의한다. 국내에선 총 1,000여 개의 희귀질환이 지정돼 있다. 전 세계에 보고된 희귀질환은 8,000개 넘는다.

소수의 환자에게만 적용되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하는 이유가 뭘까.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보다 경쟁이 적은데다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글로벌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분석 결과 2020년 1,380억 달러(약 180조 원)에서 2026년 약 두 배 성장한 2,680억 달러(약 340조 원)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매력적인 요소다. 국내에서는 희귀의약품은 3상 임상 결과를 제출한다는 조건을 걸고 2상을 마친 상태에서 허가해 주는 '조건부 허가'와 다른 의약품의 허가신청에 우선해 심사하는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될 수 있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이 되면 임상보조금 지원, 4년간 시장독점권 부여, 조건부 판매 허가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은 세금 감면, 시판허가일부터 7년간 독점권 부여 등 더 큰 혜택을 부여한다.

일반적인 임상 시험과 달리 희귀의약품은 임상 비용을 약 30% 절감하는 효과가 있어 경제적인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ODD)되면 신속심사, 임상 보조금 지원, 임상 2상 이후 조건부 판매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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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 전통제약사,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박차

GC녹십자는 상위 제약사 중 희귀의약품 파이프라인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 의지도 강하다.

1분기 신약개발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이 568억 원으로 대웅제약·종근당·한미약품·유한양행 등 국내 5대 제약사 중 1위를 기록했다.

대표 희귀의약품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개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됐다. 현재 전 세계 15개국에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 700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GC녹십자는 창립 초기부터 희귀 혈액응고장애 질환 중 하나인 혈우병 치료제 개발에 주력해왔다. 자체 개발 의약품으로 혈장 유래 방식의 ‘그린모노’와 3세대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A형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 등이 있다.

올해 2월에는 미국 카탈리스트 바이오사이언스가 희귀 혈액응고 질환 신약으로 개발 중인 임상 3상 단계의 ‘MarzAA’ 등 3개 포트폴리오를 인수했다.

알라질 증후군 환자의 피부 가려움증을 치료하는 '리브말리액'도 보유하고 있다. 알라질 증후군은 간 내에 있는 담도의 담즙산 수치가 현저하게 감소해 담즙이 간에서 배출되지 않아 심혈관계와 골격계, 안구, 안면 등의 장애를 야기하는 유전 질환이다. 매년 4,000명 이상의 환아가 태어난다.

그런가 하면 희귀의약품 벤처 노벨파마와 공동 개발 중인 산필리포증후군 A형 치료제는 올해 1월 FDA에서 희귀소아질환 의약품(RPDD)으로 지정받았다. 

유전자 결함으로 중추신경계에 헤파란 황산염이 축적돼 중추신경계의 점진적인 손상을 유발하는 열성 유전 질환인 산필리포증후군(A형)은 아직 허가 받은 치료제가 없어 대다수 환자가 증상 악화로 15세 전후에 사망한다.

한미약품은 6개의 희귀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이 중 성인·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바이오 신약 '에페소마트로핀'과 단장증후군 치료 혁신신약 'HM15912',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신약 'HM15136'이 가장 앞선 임상 단계에 있다.

3개 약 모두 바이오의약품의 짧은 반감기를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고 글로벌 2상에 진입해 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중 성장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아 성장 속도가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대사 효과가 감소하는 질환이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성 또는 생후 외과적 절제술로 전체 소장의 60% 이상이 소실돼 흡수 장애로 인한 급격한 영양실조를 일으키는 희귀질환이다. 10만 명당 5명 이하로 발생한다.

종근당은 샤르코마리투스 신약 ‘CKD-510’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샤르코마리투스는 유전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CKD-510는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를 저해하는 비하이드록삼산(Non-hydroxamic acid)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후보물질이다. 2020년 3월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대웅제약은 특발성 폐섬유증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 임상 2상 중이다. 지난 1월 퍼스트 인 클래스(혁신신약)로 개발 중인 신약 중 처음으로 기술 수출했던 물질이다.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주는 PRS 단백질의 작용을 감소시켜 항섬유화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폐섬유증은 과도하게 생성된 섬유 조직으로 폐가 서서히 굳어지면서 기능을 상실하는 폐질환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희귀 의약품 개발은 글로벌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가 연평균 12%씩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고,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매력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막대한 연구비용이 소요되기에 실패 시 위험이 크고, 희귀질환의 특성상 낮은 질병 유병률로 인해 임상시험을 위한 제한적인 환자 풀(Pool)은 시장 성장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덧붙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귀질환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면 글로벌 의료시장을 장악할 만큼 그 파급력이 커 기업들의 도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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