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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코로나 동시 유행, 올 겨울 ‘트윈데믹’ 넘어 '멀티데믹' 우려 증폭
독감·코로나 동시 유행, 올 겨울 ‘트윈데믹’ 넘어 '멀티데믹' 우려 증폭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2.09.05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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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의심 환자 5년 만에 최다
두 호흡기 감염병, 기침·발열 등 증상이 유사
코로나 발생 이후 독감 유행 없어 집단면역력 떨어져...'멀티데믹' 경고도 나와
‘트윈데믹’ 우려 속…제약사들 독감백신 공급 나서

[바이오타임즈] 코로나19 기세가 여전한 가운데 올해 독감 발생 상황 역시 심상찮다. 올 가을 이후 코로나 7차 유행과 동시에 독감이 확산되며 두 개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증상이 유사한 두 바이러스에 감염자가 뒤섞이거나 동시에 두 바이러스 감염된 경우 의료체계가 감당하지 못하는 사태 발생에 대한 선제적 방역 대응체계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가 크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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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감 의심 환자 5년 만에 최다...올겨울 '트윈데믹' 우려↑

38℃ 이상의 고열에 기침, 인후통 증상을 보인 인플루엔자 의심환자가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34주차(8월 14일-20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는 4.2명으로, 2017년 5.2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34주차 계절독감 의심환자는 2019년 3.3명, 2020년 2.1명, 2021년 1.1명 등으로 감소세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발병 위험도 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독감 의심 환자가 5년 만에 최다를 기록하며 올 겨울 코로나19와 동시 유행할 수 있단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코로나19 백신뿐만 아니라 독감 백신 접종의 중요성까지 강조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3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보다는 그것과 겹칠 수 있는 질병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4와 BA.5를 겨냥해 개량된 백신을 접종하는 것과 새로운 부스터샷이 올 겨울 코로나19와 독감으로 생길 이중고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의 경우 현재 6차 재유행이 점차 감소세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늦가을이나 초겨울쯤 7차 대유행을 예상한다. 이 시기가 올 초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백신과 감염으로 형성된 면역력이 다시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독감 의심 환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 재유행과 겹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남반구 독감 유행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올해 독감 유행 우려와 예방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호주는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계절성 독감 환자의 급증을 겪었다. 계절이 반대인 호주는 북반구 인플루엔자 유행을 앞서 가늠할 수 있는 지표국가로 불린다.

◇ 대면 만남 증가 속 ‘트윈데믹 넘어 멀티데믹' 가능성도 제기돼

코로나19 유행 이후인 독감 발생은 2020년 2.1명, 2021년 1.1명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2년간 이어온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올해 다시 예년 수준으로 올라왔다.

독감에 걸리거나 독감 백신을 접종한 경우 항체 보유 비율이 많아지면 사회 집단면역이 생긴다.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지난 2년 간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독감이 유행하지 않아 사회적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다.

여기에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느슨해진 방역수칙, 정상 등하교와 전국 곳곳에서 재개된 대형 행사, 추석 등으로 인해 올해 2년간 유행하지 않은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들의 유행규모가 많이 커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결국 모두 풀어버린 방역 대책이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퍼지는 ‘트윈데믹’ 확산의 원인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트윈데믹이 얼마나 빠르게 확산할 것인지 여부를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일상방역 체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기준점을 잡아줘야 한다는 게 전반적인 의견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와 독감 외에도 언제든 또 다른 호흡기 질환이 함께 발병하는 ‘멀티데믹’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올 가을부터 독감 환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를 감안한 방역 대응체계를 고민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지적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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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독감 증상 비슷해 고령층·기저 질환자 위험도 높여…구별법은?

코로나와 독감은 인후통,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을 동반해 증상의 스펙트럼이 유사하나 증상의 강도와 양상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는 환자의 절반 정도만 발열 증상이 있지만, 인플루엔자 환자는 90% 이상이 열이 난다. 코로나는 인후통을 수반하는 경우가 더 많고 독감은 근육통이 심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어 정확한 검사를 통해서만 어떤 질환인지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커져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들은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기침, 발열, 인후통 등 증상이 비슷한 두 호흡기 감염병이 함께 기승을 부리면 일선 의료기관은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검사를 받기 전까진 어떤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인지 여부를 판별하기 힘들어 고령층과 기저 질환자의 위험도는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코로나와 독감을 빨리 진단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게 되면 환자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열이 있는 환자가 응급실에 왔을 때 독감과 코로나19 그리고 다른 열성질환인지를 어떻게 감별할지에 대한 논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접종계획과 동시에 구체적인 독감 백신 접종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백신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인 만큼 보다 세밀한 백신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이달부터 독감백신 접종 시작...제약사 '분주'

독감 유행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약사들도 백신 공급을 위한 움직임이 빠르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독감백신을 공급하는 국내 제약사는 GC녹십자, 보령, 보령바이오파마, 한국백신, 일양약품이다. 외국계 제약사는 사노피파스퇴르가 유일하다.

총 6개 제약사는 국가출하승인을 완료하고, 지난달부터 민간 병·의원에 초도물량 공급을 시작했다. 글록소스미스클라인(GSK)는 아직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았으나 미리 광동제약을 유통사로 낙점하고 유통을 준비 중이다.

올해 독감 백신 국가출하량은 총 2,800만 명분이다. 이 중 약 1,300만 명분이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에 사용된다. 나머지 백신은 민간 유통방식으로 각 지역 병·의원에 공급된다.

현시점에서 사노피가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인다. 지난달 10일 독감 백신 ‘박씨그리프테트라주’의 전국 공급을 개시했다.

국내 제약사들도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달 22일 GC녹십자가 독감 백신 ‘지씨플루 쿼드리밸런트’를 시작으로, 보령바이오파마와 한국백신도 독감백신 유통을 시작했다. 일양약품도 비슷한 시기 독감백신을 유통 중이다. 현재 유료 접종방식으로 독감 백신 접종이 가능한 상태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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