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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좋은 루테인, 미생물 이용해 고효율로 생산한다
눈에 좋은 루테인, 미생물 이용해 고효율로 생산한다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8.17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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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값싼 탄소원인 글리세롤을 이용하여 미생물로부터 고효율 생산에 성공
시스템 대사공학과 전자채널링 시스템 이용한 루테인 생산 대장균 균주 개발
대사공학 기술을 이용해 미생물 기반의 의약품, 영양보조제 등의 제품 생산 가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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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눈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루테인 성분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가 급속히 커지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미생물을 이용해 고효율 루테인 생산 기술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선영 박사(現 LG화학)와 은현민 박사과정생을 포함한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은 ‘루테인을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눈에 좋은 성분으로 알려진 루테인(Lutein)은 잔토필(Xanthophyll) 계열의 황반 색소로서 눈을 산화 손상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며, 주로 달걀의 난황과 과일 등에 함유되어 있다.

루테인은 노안, 백내장 등의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있어서 눈 영양제로 많이 판매되며, 이외에도 화장품과 동물사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루테인 수요와 시장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 공급되는 루테인은 금잔화 꽃에서 추출된 형태로 판매되고 있어 생산 과정에서 대지, 재배, 노동이 많이 요구된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루테인 원료 대부분은 인도와 중국에서 노지 재배된 마리골드로부터 추출한 것을 수입하고 있다. 대부분 노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마리골드는 병충해 등에 취약해 주기적인 농약 방제가 필요하다. 이로 인해 마리골드 내 잔류농약 문제와 중금속, 미세먼지 같은 환경오염으로 원료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루테인 대량생산을 위한 화학적 합성 방법도 제시됐지만, 비대칭 화학 구조와 다양한 이성질체의 존재로 인해 이 또한 비효율적이다.
 

루테인 생산 대사회로 조작 모식도(사진=KAIST)
루테인 생산 대사회로 조작 모식도(사진=KAIST)

◇시스템 대사공학과 전자채널링 시스템 이용한 루테인 생산 대장균 균주 개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루테인을 친환경적이며 고효율로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 공장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시스템 대사공학은 효과적인 미생물 균주 개발을 위해 필요한 핵심 전략으로, KAIST 이상엽 특훈교수가 창시한 연구 분야다.

대사공학(Metabolic Engineering)은 대사물질의 생산경로 조작을 통해 목적 대사물질의 생산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원하는 산물의 생산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경로 유전자의 과발현, 경쟁 경로 유전자의 제거, 또는 외래 유전자의 도입 등을 통해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대사 경로를 변형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컴퓨터 모델링을 비롯한 다양한 공학 도구들이 사용된다. 미생물을 이용해 생산 가능한 다양한 화학물질들은 에너지, 식품, 의약, 화장품, 화학산업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미생물 내 대사회로를 조작하여 루테인을 생산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져 왔지만, 루테인 외의 부산물이 많이 생산되었기에 특정량 이상의 루테인을 생산할 수 없었다. 이는 루테인 생산 쪽으로의 대사 흐름을 강화하는 단계가 주 병목 단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계속 연구를 진행해왔었던 미생물 대사공학을 통한 카로티노이드 생산 중, 잔토필 계열의 루테인 생산 가능성에 주목했다. 눈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미생물을 이용하여 루테인을 더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미생물의 대사회로를 조작하는 기술인 대사공학을 이용하여 대장균에 루테인 생산경로를 도입 후 대사 흐름 강화 전략을 적용했다. 병목 단계로 지적되어온 대사 반응들의 효율을 높이고자 기질 채널링과 전자 채널링 전략을 도입함으로써 루테인 외의 부산물 형성을 줄이고 루테인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연구진은 또한 동일한 전자 채널링 전략을 사용하여 대장균에서 자몽의 향기 성분인 누카톤과 항노화 천연화합물인 아피게닌 등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마리골드(금잔화)게티이미지뱅크
현재 시장에 공급되는 루테인은 금잔화 꽃에서 추출된 형태로 판매되고 있어 생산 과정에서 대지, 재배, 노동이 많이 요구된다는 한계가 있다ⓒ게티이미지뱅크

◇대사공학 기술을 이용해 미생물 기반의 의약품, 영양보조제 등의 제품 생산 가능

이번 연구를 통해 폐목재, 잡초 등의 산업공정의 부산물로 생산되는 값싼 바이오매스인 글리세롤을 탄소원으로 사용해 루테인을 고효율로 생산하는 대장균 균주를 개발했다.

연구에 참여한 박선영 박사는 “천연자원으로부터의 비효율적인 추출법을 대체할 수 있는 미생물 기반의 고효율 루테인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이번 기술을 활용해 미생물 기반의 의약품, 영양보조제 등의 제품을 만드는 데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다양한 고부가가치 천연물을 생산·산업화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생산한 루테인의 생산성을 더욱 증대시켜 산업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생활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다른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물질들을 발굴하여 생산하고자 한다.

이번 연구는 KAIST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에 의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기후환경연구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와 농촌진흥청이 지원하는 농업미생물사업단(단장 장판식)의 ‘카로티노이드 생산 미생물 세포공장 개발’ 과제(과제책임자 국립농업과학원 김수진 박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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