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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 등에 많은 비스페놀A, 만성노출 시 불안감 증가·기억력 저하
영수증 등에 많은 비스페놀A, 만성노출 시 불안감 증가·기억력 저하
  • 최진주 기자
  • 승인 2022.08.11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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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 BPA 만성노출이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관관계 규명
친환경 신소재 개발로 안전한 생활 환경 구축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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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생활환경 속 유해 물질인 비스페놀A가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안전성평가연구소(KIT) 유전체손상연구그룹 가민한 박사 연구팀(현성애 박사, 고문이 연구원)은 비스페놀A의 만성노출이 신경세포 기능에 영향을 미쳐 불안감 증가와 기억력 저하와 같은 뇌 질환을 일으킬 수 있음을 검증해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 연구와 기관 주요 사업 ‘생활환경 유해물질 대체 친환경 신소재 개발 및 플랫폼 구축’ 연구 결과로, 병리학 분야 상위 권위지인 ‘Disease Models & Mechanisms에 7월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비스페놀A(Bisphenol A)는 줄여서 BPA라고도 불리며, 식품 용기 및 생활용품, 영수증, 휴대폰 케이스 등을 비롯한 많은 제품에 첨가되는 산업용 화학물이다. 체내에 유입하면 여성호르몬의 일종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해 내분비계를 교란한다. 생식기계의 발달과 생식능력에 영향을 끼치며 비만·심혈관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젖병, 2013년 화장품 원료, 2020년 모든 영유아용 기구·용기·포장에 비스페놀A의 사용을 금지했다.

또한, 2020년 연구에 따르면 BPA 노출과 조기사망 간에도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변에서 BPA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10년간 사망 확률이 약 49% 더 높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설명에 의하면 비스페놀A는 주로 식품의 용기·포장재 사용을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올 수 있다. 또한 이 밖에 생활용품(감열지 영수증이나 접착제 등)이나 오염된 환경과 집 먼지를 통해서도 들어올 수 있다. 영수증을 계속해서 만질 경우, 다량의 비스페놀A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서울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BPA가 함유된 용기에 뜨거운 음식을 담거나 음식을 데울 때 노출될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BPA에 만성 노출에 따른 시냅스 변화 모식도(사진=안전성평가연구소)
BPA에 만성 노출에 따른 시냅스 변화 모식도(사진=안전성평가연구소)

◇KIT, BPA 만성노출이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관관계 규명

안전성평가연구소 가민한 박사 연구팀은 생활환경 유해물질 BPA가 신경세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기 위해 마우스(Mouse)에 BPA를 만성 노출시킨 후, 대뇌피질과 해마의 시냅스 형성 및 기능을 확인하고 전기생리학적 평가와 행동 시험을 진행했다.

신경세포(뉴런, Neuron)란 신경계와 신경조직을 이루는 기본단위로, 전기화학신호를 발생시켜 자극을 받아들이고 신호를 전달함으로써 우리의 행동과 감정을 조절하게 된다. 이러한 신경세포가 많이 분포된 대뇌피질과 해마는 인지기능에 중요한 기관으로, 우리가 보거나 들은 정보가 단기기억으로 해마를 거쳐 대뇌피질로 전달되어 장기기억으로 저장하게 된다.

연구팀은 BPA가 신경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마우스(Mouse)의 신경세포를 초대배양 한 후, BPA 100 μM를 24시간 동안 처리(급성시험)했다.

그 결과, 시냅스 형성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수상돌기가시의 수가 대조군에 비해 30% 이상 감소함을 확인했으며, 흥분성 시냅스의 수가 대조군에 비해 35% 감소한 반면 억제성 시냅스 수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으며 이를 통해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 생성 간 불균형을 확인했다.
 

Disease Models & Mechanisms Journal Cover(사진=안전성평가연구소)
Disease Models & Mechanisms Journal Cover(사진=안전성평가연구소)

이번 연구 결과는 BPA 만성노출이 시냅스를 구성하는 단백질의 감소를 야기하고, 그 결과 시냅스 형성 장애와 기능 저하를 유발하며 불안감 증가와 학습 및 기억 능력을 저하시킴으로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관관계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향후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노출되는 비스페놀류와 같은 유해 물질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 개발이 시급하며, 생활 속에서 노출되는 다양한 유해물질에 대한 인체 위해성 평가 연구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IT 독성기전연구부 이병석 부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물질 노출이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검증한 사례로써, 뇌 질환과 유해화학물질 간의 인과관계 규명을 위한 주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팀은 뇌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유해화학물질 탐색과 함께 높은 예측률의 신경독성 평가를 위해 인체 뇌 모사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최진주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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