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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나 RNA가 아닌 ‘단백질’로 질병 진단, ‘프로테오믹스’ 관심↑
DNA나 RNA가 아닌 ‘단백질’로 질병 진단, ‘프로테오믹스’ 관심↑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4.07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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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여 개 단백질의 기능과 구조 분석을 통해 질환의 원인과 치료법 연구하는 진단 기술
조기진단과 맞춤형 치료 등 정밀 의료의 핵심 기술로 떠올라
전 세계 프로테오믹스 시장 2021년 259억 달러에서 2026년 559억 달러로 2배 성장 예상
한국 기업 베르티스, 세계 최초로 프로테오믹스 기술을 활용한 유방암 혈액검사 상용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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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단백질의 기능과 구조를 분석해 유전자로 진단하기 힘든 질병까지 진단이 가능한 ‘프로테오믹스’(Proteomics·단백질체학)가 주목받고 있다.

DNA를 연구하는 유전체학이 1세대, DNA가 단백질로 번역하는 과정에서의 매개체인 RNA를 연구하는 전사체학이 2세대, DNA가 최종 번역돼 고유의 기능을 가지게 된 단백질을 연구하는 프로테오믹스가 3세대라고 할 수 있다.

프로테오믹스는 유전 정보에 의해 발현되는 단백질체를 대상으로 단백질들을 동정(Identification)하고, 특성을 분석해 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을 연구하는 진단 기술이다. 생체 내 존재하는 100만여 개 단백질의 기능과 구조 분석을 통해 생명현상을 규명한다.

◇프로테오믹스, 조기진단과 맞춤형 치료 등 정밀 의료의 핵심 기술로 떠올라

프로테오믹스가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건 2020년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의 패밀리 오피스인 베이조스익스피디션스(Bezos Expeditions)와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폴 앨런이 설립한 벌컨캐피털(Vulcan Capital) 등이 프로테오믹스 스타트업 노틸러스바이오테크놀로지(Nautilus Biotechnology)에 7,600만 달러(약 931억 원)를 투자하면서부터다.

프로테오믹스가 조기진단과 맞춤형 치료 등 정밀 의료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2020년 말부터 미국에서는 씨어(Seer), 노틸러스 바이오테크놀로지 등 8개의 프로테오믹스 기술 기반 기업들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국내에서도 베르티스가 프로테오믹스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전 세계 프로테오믹스 시장은 2021년 기준 259억 달러 규모(30조 8,987억 원)에서 2026년에는 559억 달러(66조 6,887억 원)로 약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프로테오믹스 기술의 상업화는 여전히 많은 기업에는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프로테오믹스의 기술은 크게 단백질체 분석기술, 단백질체 기능 규명 기술, 단백질체 정보기술로 분류된다. 단백질 분석기술의 발전으로 단백질의 발현, 상호작용, 소멸 등에 대한 종합적인 변화를 관찰하기 위한 연구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단백질체 분리 기술과 질량분석을 이용한 단백질 동정 및 정량 기술이 주를 이루는데, 질량분석 기반의 단백질체학은 기기 개발과 시료 처리 및 전산학적 분석 방법의 결합을 통한 발전을 계속하여 이제 성숙 단계에 이르고 있다.

프로테오믹스 분야의 급속한 발전은 분야의 특성상 최첨단 기기의 발전에 그 기반을 두고 있으며, 그 중심에 질량분석기가 있다. 질량분석법 기반 프로테오믹스는 혼합된 복잡한 시료 내에서 단백질들을 동정할 수 있는 가장 우수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질량분석법을 이용하여 할 수 있는 연구의 범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를 기반으로 바이오 연구에서 프로테오믹스의 중요성 역시 점차 커졌다.

또한, 프로테오믹스라는 분야는 질량분석기의 성능과 조건의 최적화뿐만 아니라 샘플을 다루는 다양한 생화학적 방법의 최적화, 그리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포메틱스 부분의 최적화까지 동시에 이루어졌을 때 최적의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베르티스의 연구원이 혈액 내 표적 단백질을 연구하는 모습(사진=베르티스)
베르티스의 연구원이 혈액 내 표적 단백질을 연구하는 모습(사진=베르티스)

◇한국 기업 베르티스, 세계 최초로 프로테오믹스 기술을 활용한 유방암 혈액검사 상용화

프로테오믹스를 연구하는 국내 기업으로는 베르티스가 대표적이다. 베르티스는 1ml의 혈액만으로 초기 유방암을 92%의 정확도로 검진 가능한 유방암 조기진단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암 조직은 몸속에서 많은 에너지를 빨아들이고, 이 과정에서 특정 단백질의 발현도가 변한다. 베르티스는 혈액 내 유방암에서 발현이 증감하는 단백질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3종을 선정한 후 고유의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해 조기 유방암 발병 여부를 높은 정확도를 높였다.

베르티스는 국내에서 프로테오믹스에 대한 관심이 전무하던 2000년대부터 연구를 시작해 2,500만 개의 빅데이터를 가진 단백질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암 관련으로는 세계 최초로 프로테오믹스 기술을 활용한 유방암 혈액검사 ‘마스토체크’를 상용화했으며, 췌장암 진단 솔루션 개발, 난소암 바이오마커 발굴 등 진단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베르티스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가장 높은 정량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단백질 타깃 후보를 제시하는 방식을 구현했다. 이러한 연구 끝에 만들어진 것이 자체 정량 프로테오믹스 기술 플랫폼인 NexQ ProtTM이다.

NexQ ProtTM은 프로테오믹스 기반 진단 기술 상업화의 걸림돌인 마커 수치 측정의 불안전성, 긴 분석 시간, 높은 원가 등의 문제를 해결한 플랫폼이다. 각종 암과 주요 질환의 진단 및 적응증·펩타이드 치료제 등 단백질 데이터가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어 상업화에 최적화된 기술이다.

회사는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으로부터 150억 원을 투자받았으며, 국립암센터 연구소와 암진단 및 치료를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편 마크로젠이 2004년 미국에 설립한 유전체 분석 기업 소마젠은 인체 내에서 변화하는 단백질체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이 가능한 프로테오믹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소마젠은 지난해 11월, 스웨덴 소재 글로벌 임상 프로테오믹스 분야 전문기업이자 나스닥 상장기업인 오링크 프로테오믹스(Olink Proteomics)사와 멀티오믹스 임상 연구 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출시에 이르기까지 메릴랜드주 본사에 오링크사의 Olink® Explore 및 Olink® Target 서비스 제공을 위한 프로테오믹스 분석 플랫폼을 구축 완료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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