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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사 주범 ‘심부전’의 원인은? “심장의 수축력 조절 관여 세레블론 단백질 때문”
돌연사 주범 ‘심부전’의 원인은? “심장의 수축력 조절 관여 세레블론 단백질 때문”
  • 정민구 기자
  • 승인 2022.03.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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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한진 교수 연구팀, 심장의 전기활동과 수축력 조절하는 세레블론 단백질 규명
세레블론 단백질의 증가로 인한 칼슘 이온통로 기능 저하가 심부전 원인
세레블론-칼슘 통로 신호 전달 체계 규명, 심부전의 새로운 치료법 실마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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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심장질환은 암에 이어서 국내 사망률 2위 질환이며, 매년 유병률이 증가하며 장기간에 걸쳐 건강수명을 단축하는 고위험 질환이다.

그중에서도 심부전은 각종 심장질환으로 인해 심장의 고유 기능이 악화해 전신에 충분한 혈류를 보내지 못하는 상태로, 돌연사의 주범으로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도 심부전 환자 수는 약 6,40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심장질환 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2020년 심부전증 환자 수는 22만 7,322명으로 2016년 22만 2,069명 대비 2.4%(연평균 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의 기능 저하에 이어지는 심부전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병되지만, 아직 정확한 발병기전과 치료법이 부재하며, 대부분 고지혈증, 고혈압 치료 등의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 높은 사망률과 유병률을 보이는 심부전 환자에서 심장 수축력이 감소하는 근원적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세레블론과 L-형 칼슘채널의 병리학적 조절 기전과 심장 수축기능 개선 효과. 세레블론은 심장의 L-형 칼슘채널 단백질 분해를 조절하는 단백질이며 이를 통해 심장 세포 내의 칼슘이온 유입과 칼슘전류를 조절하여 심장의 수축/이완 기능을 조절한다. 심부전 환자에서는 세레블론 발현이 증가되어 칼슘채널의 과도한 분해에 의한 심장 수축력이 떨어지고, 세레블론의 기능 조절은 심부전(HFrEF) 치료의 새로운 타깃으로 제시 할 수 있다(사진=인제대학교 김형규 부교수, 박남미 연구교수)
세레블론과 L-형 칼슘채널의 병리학적 조절 기전과 심장 수축기능 개선 효과. 세레블론은 심장의 L-형 칼슘채널 단백질 분해를 조절하는 단백질이며, 이를 통해 심장 세포 내의 칼슘이온 유입과 칼슘전류를 조절하여 심장의 수축/이완 기능을 조절한다. 심부전 환자에서는 세레블론 발현이 증가되어 칼슘채널의 과도한 분해에 의한 심장 수축력이 떨어지고, 세레블론의 기능 조절은 심부전(HFrEF) 치료의 새로운 타깃으로 제시할 수 있다(사진=인제대학교 김형규 부교수, 박남미 연구교수)

◇인제대 한진 교수 연구팀, 심장의 전기활동과 수축력 조절하는 세레블론 단백질 규명

심장의 수축력을 조절하는 칼슘 통로의 기능 저하 원인이 알려진 바가 없는 가운데, 한국연구재단은 한진, 김형규 교수(인제대학교 심혈관대사질환센터) 연구팀이 심장의 전기활동과 수축력을 조절하는 세레블론(Cereblon) 단백질의 새로운 기능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집단연구사업(기초연구실)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심혈관 질환 분야 국제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2월 22일 온라인 게재됐다.

인제대학교 한진, 김형규 교수 연구팀은 최근 유비퀴틴-프로테아좀-단백질 분해 복합체에서 기질을 선별하는 기능이 알려진 세레블론(Cereblon) 단백질의 심장에서의 새로운 기능을 밝히고 질병과의 연관성을 규명하고자 다년간 연구를 수행했다.

2004년 처음 발견된 세레블론 단백질은 세포 내에서 특정 단백질의 분해를 결정하여 다양한 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심부전 환자의 심장에서 세레블론 단백질을 전사하는 CRBN 유전자의 증가(137%)를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CRBN 유전자가 전신과 심장 특이적으로 소거된 KO 마우스 모델을 제작해 심장 기능을 평가한 결과, 심장의 수축 능력이 향상한 것을 확인했다. 즉, 심장 수축 능력의 주요 조절인자인 칼슘채널의 기능이 KO 마우스 모델에서 증가함을 확인했다.

이는 심부전 환자 심장 수축력 조절에 관여하는 칼슘 통로 기능 저하의 원인임을 확인했고, 또한 세레블론 발현이 적은 생쥐는 더 나은 심장 수축 능력과 심장질환에 대한 저항성을 가진다는 질병 연관성을 최초로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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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블론-칼슘 통로 신호 전달 체계 규명, 심부전의 새로운 치료법 실마리 제공

이번 연구는 최종적으로 세레블론에 의한 심장 기능 조절 기전과 심부전 환자에서 감소되는 수축력의 주요 원인으로 제시되는 L타입 칼슘채널의 병리적 조절 기전을 최초로 밝혀냈다.

이를 통해 최초로 심부전 환자에서 칼슘 이온 통로 기능 저하의 원인이 세레블론 단백질의 증가에 의한 이온통로 분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

김형규 교수는 “현재까지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치료의 명확한 표준 체계가 없었다. 이번 세레블론-칼슘 통로 신호 전달 체계 규명이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이번 연구는 ▲CRBN 조절을 타깃으로 하는 혁신형 심장 치료제의 개발 ▲새로운 심장 기능 조절 타깃을 기반으로 한 기초의과학 연구 발전에 기여 ▲ CRBN의 조직 특이적인 새로운 타깃 발굴을 위한 기초·응용 연구 지식 확보 등이 기대된다.

연구팀은 현재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세레블론을 특이적으로 소거하는 새로운 물질들을 개발하고 있으며, 세레블론의 에너지대사 조절에 대한 새로운 타깃을 발굴해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에서의 활용도 연구 중이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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