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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타이드 접근성 자유자재로 조절, 체내 면역 반응 제어한다
펩타이드 접근성 자유자재로 조절, 체내 면역 반응 제어한다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3.14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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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강희민 교수팀, 펩타이드 접근성의 원거리 조절로 체내 면역 반응 제어
세포 부착성 펩타이드를 생체 재료 표면에 결합,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크기에 따라 펩타이드 접근성 제어
원거리에서 면역 반응 자유자재로 제어, 면역 치료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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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의 펩타이드 접근성을 조절해 환자 맞춤형 면역 치료 실마리를 풀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학교 강희민 교수 연구팀이 펩타이드 접근성의 원거리 조절로 체내 면역 반응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펩타이드(Peptide)는 아미노산 단위체들이 인공적으로 혹은 자연 발생적으로 연결된 중합체이다. 아미노산의 조합에 따라 펩타이드의 기능이 달라지며, 생체 내에서 호르몬, 효소, 항체 등의 형태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대표적인 펩타이드 호르몬의 예로는 혈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과 글루카곤, 식욕 조절 호르몬인 그렐린과 렙틴 등이 있으며, 수용성 물질이기 때문에 표적 세포의 세포막 단백질과 결합하여 작용한다.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크기와 원거리 높낮이 조절에 따른 펩타이드 접근성 제어 시스템의 모식도(사진=고려대학교 강민희 교수)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크기와 원거리 높낮이 조절에 따른 펩타이드 접근성 제어 시스템의 모식도(사진=고려대학교 강희민 교수)

◇세포 부착성 펩타이드를 생체 재료 표면에 결합,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크기에 따라 펩타이드 접근성 제어

체내 면역 시스템은 병원체를 포함한 외부 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며, 조직 발달부터 조직 재생까지 많은 역할을 담당한다. 면역 반응에는 사이토카인, 생화학물질 등을 포함한 여러 인자가 존재하기에 복잡하다.

현대 의학에서는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 여러 가지 생체 재료를 개발하고자 하지만, 생체 재료는 체내에서 면역 시스템에 의해 외부 물질로 인식되고 면역 반응을 일으켜 기대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위해를 가하게 된다. 이에 생체 재료가 체내에 적용되었을 때 일어나는 면역 반응을 제어하여 기대하는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생체 재료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었다.

앞서 pH 조절, 초음파, 빛과 같은 외부 자극을 이용하여 면역 반응을 제어하고자 하는 다양한 연구가 있었으나, 가역적으로 세포 반응을 제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생체 친화적인 외부 자기장을 이용하여 면역 반응 제어를 시도한 연구도 있었으나, 이는 펩타이드 접근성을 이분법적으로만 제어하여 다양하게 면역 반응을 제어할 수 없었다.

생체 환경에서는 펩타이드 접근성을 동적으로 제어해 세포 수용체와 펩타이드의 결합을 통한 면역 반응을 포함한 생화학적인 반응을 일으킨다. 생체 재료에서 펩타이드의 접근성이 제어 가능하다면 동적인 세포 수용체와 펩타이드의 상호작용과 이에 따른 면역 반응을 이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생체 친화적이고 다양한 모드를 가진 시스템으로 체내 면역 반응을 제어하기 위해 세포 부착성 펩타이드를 생체 재료 표면에 결합하고, 신축성 연결체를 이용하여 다양한 크기로 합성이 가능한 ‘외부 자극 감응형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를 부착했다.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를 동일한 세포 부착성 펩타이드 밀도의 생체 재료 표면에 부착시킬 때,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크기에 따라 펩타이드 접근성을 제어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또한, 영구 자석으로 생체 재료 표면에서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높낮이를 조절하여 펩타이드 접근성을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 이에 따라 초기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식세포의 거동을 제어할 수 있음을 밝혔다.

대식세포(Macrophage)는 초기 면역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외부 환경에 의해서 M1 대식세포 혹은 M2 대식세포로 분극화한다. M1 대식세포는 전염증성 특징을 가지고 있어 우리 몸을 침입한 세균을 방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M2 대식세포는 항염증성 반응과 조직의 리모델링에 관여한다. 대식세포의 분극화 전환은 염증성 질환의 단계를 조절할 수 있기에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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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거리에서 면역 반응 자유자재로 제어, 면역 치료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 기대

강희민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매우 창의적이라는 평가다. 앞선 많은 연구자가 세포의 부착을 매개하는 RGD 펩타이드를 이용한 대식세포의 거동 제어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왔으나, 펩타이드의 접근성을 다양한 모드를 가지고 가역적으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원거리에서 체내 외 면역 반응을 모두 제어한 것은 보고된 바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교수는 “환자 맞춤형 치료는 현재 사회에 꼭 필요한 연구이지만, 지난 연구들은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하여 상용화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본다. 따라서 이 연구를 통해 개발된 시스템을 이용한다면 원거리에서 면역 반응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어 면역 치료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체계는 다양한 소재 표면에 적용될 수 있고, 특히 면역 시스템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기 때문에, 임플란트와 같은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에서 활용되어 원천기술 선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번에 고안된 펩타이드 접근성 제어 시스템은 대식세포뿐만 아니라 줄기세포, 암세포 등 다른 세포들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나노소재들을 활용한 바이오 메디컬 분야에 폭넓은 연구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신진 연구)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3월 12일(한국 시각) 온라인 공개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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