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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딥러닝으로 빠르고 정확한 박테리아 검출법 개발
국내 연구진, 딥러닝으로 빠르고 정확한 박테리아 검출법 개발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2.10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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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연구팀, 표면 증강 라만 분광법에 딥러닝 기법 결합
박테리아의 분리 단계를 최소화하고, 빠르고 높은 정확도로 분석하는 기술 개발 요구
더욱 다양한 매개체에서 박테리아를 검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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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아주 작은 단세포 동물인 ‘박테리아’는 수십억 년간 진화를 통해 극도로 다양한 대사 과정을 가지게 됐다.

박테리아는 땅, 물, 공기와 같은 외부환경뿐만 아니라 사람의 장이나 위 등 다른 생물체의 안에서 기생하여, 발효나 부패를 일으키고 병원체가 되기도 한다.

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해 발병되는 질병들은 고통스러운 증상을 유발하고 심각할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따라서, 박테리아의 신속하고 정확한 검출은 박테리아에 노출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을 방지하고, 임상 샘플로부터 박테리아성 질병을 판별할 수 있기에 중요하다.

지금까지 박테리아 검출 방식으로는 질량분석법, 면역분석법(ELISA),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 등이 사용됐으며, 가장 주목받은 방법은 표면 증강 라만 분광법(SERS)이다. SERS는 분석물의 특징적인 스펙트럼을 얻어 박테리아를 검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박테리아 서식 환경의 영향으로 특징적인 스펙트럼을 얻는 것이 어려워 박테리아를 배양 환경으로부터 분리하는 시간이 다소 소요되는 작업을 거쳐야 했다.

따라서 감염 방지 및 질병의 빠른 감지를 위해 좀 더 빠른 박테리아 검출 방식이 요구돼왔다.

그런데 KAIST 공동 연구팀이 일반적인 박테리아 검출 방법보다 획기적으로 빠르게 신호 습득이 가능한 표면 증강 라만 분광법(SERS) 스펙트럼을 연구팀 고유의 딥러닝 기술로 분석해 다양한 용액 속 박테리아 신호 구분에 성공했다.
 

서식 환경으로부터의 분리 없이 박테리아의 증폭된 라만 신호 측정 절차. 박테리아 신호를 새롭게 제시한 DualWKNet 딥러닝 모델로 학습하여 신호 종류의 확률을 도출하여 예측한다(사진=KAIST)
서식 환경으로부터의 분리 없이 박테리아의 증폭된 라만 신호 측정 절차. 박테리아 신호를 새롭게 제시한 DualWKNet 딥러닝 모델로 학습하여 신호 종류의 확률을 도출하여 예측한다(사진=KAIST)

◇KAIST 연구팀, 표면 증강 라만 분광법에 딥러닝 기법 결합으로 박테리아 검출

KAIST 전산학부 조성호 교수,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 공동 연구팀은 딥러닝 기법과 표면 증강 라만 분광법(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SERS)의 결합을 통해 효율적인 박테리아 검출 플랫폼 확립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KAIST 전산학부 노어진 석박사통합과정 학생과 신소재공학과 김민준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바이오센서 및 바이오일렉트로닉스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1월 18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논문명: Separation-free bacterial identification in arbitrary media via deep neural network-based SERS analysis)

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한 질병 예방과 원인 분석을 위해 소변 또는 음식물에서 신속한 박테리아 검출법이 요구되며, 다양한 바이오마커 분석물의 스펙트럼 신호를 높은 민감도로 수초~수십초 이내에 측정하는 SERS가 검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테리아 대상의 기존 SERS 신호 분석은 그 복잡성과 수많은 신호 겹침 현상 때문에 주성분 분석(Principal Component Analysis, PCA)과 같은 통계적인 방법으로도 정확도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박테리아의 고유 신호와 간섭현상을 일으키는 환경 매질의 신호를 제거하기 위해 번거로운 박테리아 분리 과정을 거쳐 시간 소모가 큰 것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따라서 SERS를 이용한 박테리아 검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분리 단계를 최소화하고 신속하게 높은 정확도로 분석하는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자주 관찰되는 두 가지 박테리아(E. coli, S. epidermidis)를 실험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들은 각각 그램양성균, 그램음성균을 대표하는 박테리아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두 가지 박테리아를 5가지 매개체에서 검출 가능한지를 판별했다. 인공 소변은 요로감염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지표로서 선정됐고, 영양 배지는 박테리아 성장 배지로 선택됐다. 물, 쇠고기 용액 및 우유는 식품 안전 검사를 위한 지표로 선정됐다.

연구팀은 측정된 SERS 신호로부터 박테리아를 검출하기 위해서 DualWKNet (Dual-Branch Wide Kernel Network)이라 불리는 딥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DualWKNet 모델은 라만 스펙트럼이 가지는 다양한 특징을 추출하기 위해서 서로 다른 커널 크기(kernel size)를 가지는 이중 분기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특정 매질 속 박테리아의 신호는 매질의 신호와 유사해 사람의 눈으로는 구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연구팀은 DualWKNet을 이용해 스펙트럼 신호의 특징을 추출하고 물, 소변, 소고기 용액, 우유, 배양 배지 등 다양한 환경 내 대장균(Escherichia coli)과 표피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epidermidis)의 신호를 학습해 최대 98%의 정확도로 검출 및 구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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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다양한 매개체에서 박테리아를 검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

이번 연구는 표면 증강 라만 분광법과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박테리아를 신속하게 검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매개체로 인한 노이즈 또는 방해 신호에도 불구하고 높은 정확도로 박테리아를 검출하는 딥러닝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SERS 신호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신호 분석 연구에 적용이 기대된다.

아울러 단순히 제시한 박테리아나 매개체 종류에 국한되는 시스템이 아니므로 더욱 다양한 매개체에서 박테리아를 검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식품 안전, 그리고 의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감염 방지 및 질병의 빠른 감지라는 부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KAIST 조성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실제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라만 신호 분석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ˮ며 ”의료 분야와 식품 안전 분야로 확장하여 사용돼 발전에 이바지할 것ˮ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향후 추가 연구와 기술이전을 통해 KAIST 교원/학생 공동 창업 기업인 ㈜피코파운드리에서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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