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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바이오사이언스 출범, 마이크로바이옴에 사활 건 이유는?
CJ바이오사이언스 출범, 마이크로바이옴에 사활 건 이유는?
  • 정민구 기자
  • 승인 2022.01.05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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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의 레드바이오 전문 자회사로, 글로벌 No.1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목표
오는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 10건, 기술 수출 2건 목표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업계의 차세대 기술로 부상... 현재 개발된 치료제 없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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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CJ제일제당의 레드바이오(의료·제약 분야 바이오사업) 전문 자회사인 CJ바이오사이언스가 4일 공식 출범했다. CJ제일제당이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 그중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을 점 찍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어제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출범식을 갖고, 세계 최고 수준의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제일제당이 지난해 10월 인수한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천랩’과 기존에 보유 중인 레드바이오 자원을 통합해 설립한 자회사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천랩 지분 44%를 약 983억 원에 인수하고,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사의 미생물·균주·발효 기술에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석·물질발굴 역량과 빅데이터를 접목해 최고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천랩을 창업한 천종식 대표는 CJ바이오사이언스 신임 대표로 선임되면서 20여 년간 몸담았던 서울대학교 교수직에서 물러나 경영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천랩의 지난해 기준 연간 매출액은 53억 원으로 CJ제일제당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천랩이 보유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실물 균주가 국내 최대 규모인 5,600여 개이며, 마이크로바이옴의 성장세와 천랩이 보유하고 있는 미생물 데이터 분석 능력 등을 높게 평가해 인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왼쪽부터 CJ바이오사이언스 출범식에 참석한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 황윤일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장(사진=CJ제일제당)
왼쪽부터 CJ바이오사이언스 출범식에 참석한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 황윤일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장(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의 레드바이오 전문 자회사로, 글로벌 No.1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목표

CJ제일제당은 일찌감치 마이크로바이옴의 성장세에 주목해 지난 2019년 마이크로바이옴 벤처기업 고바이오랩에 투자했으며, 2021년 상반기에 천랩, 아주대의료원, 마이크로바이오틱스와 공동연구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외부 투자와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4일 CJ바이오사이언스 출범식에 참석한 천종식 대표는 “오는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 10건, 기술 수출 2건을 보유해 ‘글로벌 No.1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라며 “구체적으로 2~3년 내로 면역항암·자가면역질환 치료용 신약 파이프라인의 미국 FDA 임상 진입(1상) 및 글로벌 빅 파마와의 공동연구를 통한 기술 수출을 추진할 것이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바이오 플랫폼 기술이 의료 및 헬스케어 분야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쳐 면역 항암제나 mRNA 백신과 같은 새로운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CJ바이오사이언스 출범으로 CJ제일제당은 CJ그룹의 중기 비전인 웰니스(Wellness)를 향한 미래 성장엔진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사업영역을 그린-화이트바이오에서 레드바이오까지 확대하게 됐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을 넘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진단·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출범식에서 ‘글로벌 No.1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3대 혁신성장 전략’을 △초격차 R&D 역량 확보 △바이오-디지털 플랫폼(Bio-Digital Platform) 기반 신약 개발 가속화 △신규사업 글로벌 확장 주력 등으로 제시했다.

우선 초격차 연구개발(R&D)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코호트(비교대조군 방식 질병연구) 확대 및 글로벌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 확보를 통해 바이오-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바이오-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위해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후보물질 플랫폼을 고도화해 발굴 기간을 단축하고 임상 성공률을 향상할 방침이다.

신규사업 글로벌 확장 주력을 위해서는 차세대 유전체 분석(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 사업을 비롯해 유전체 진단·위탁개발생산(CDMO)·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업계의 차세대 기술로 부상... 현재 개발된 치료제 없어

한편 마이크로바이옴이 바이오업계의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시장도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스트&설리번에 따르면,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규모는 2019년 811억 달러(89조)에서 연평균 7.6%씩 성장해서 오는 2023년에는 1,087억 달러(130조 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 중 주목받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8년 5,630만 달러(약 622억 원)에서 2024년 93억 8,750만 달러(약 10조 3,760억 원) 167배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정부도 마이크로바이옴에 10년간 1조 원을 투입해 기술 확보를 추진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9개 부처는 ‘국가마이크로바이옴 혁신 전략안’을 의결하고, 2023년부터 총 1조 1,506억 원을 투입하는 국가마이크로바이옴 이니셔티브를 추진한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사람의 몸속에 존재하는 수십 조 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일컫는다. 즉, 인체에 존재하는 병원균 등 모든 미생물의 총합을 말한다. 체중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인체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이며, 신약 개발과 질병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몸무게 70kg 성인 한 명이 약 38조 개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에서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종류를 선별해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늘고 있다.

각종 연구를 통해 건선, 역류성 식도염, 비만, 대장염, 심혈관계 질환 등 대부분 질환이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통 제약사들부터 바이오벤처, 유전자 분석업체들까지 경쟁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건강기능식품부터 화장품, 그리고 치료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지만, 아직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 중인 곳은 없어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204개이며,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출시를 위한 임상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 있는 후보물질은 모두 5개이다. 국내에서는 지놈앤컴퍼니, 고바이오랩, 천랩(CJ바이오사이언스)이 개발 중이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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