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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보다 빠르게 DNA 미세 변이까지 검출하는 검사법 나왔다
PCR보다 빠르게 DNA 미세 변이까지 검출하는 검사법 나왔다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12.23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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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 이용한 증폭 과정 없이도 단일염기 차이를 빠르게 검출하는 핵산 센서 기술 개발
최초로 금 나노 입자와 하이드로겔 입자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융합, 바이오센서 형태로 개발
성공적으로 SNP 검출, 감염병·암·유전체 관련 질병 진단 등 다양한 핵산 검출에 활용 가능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끝나지 않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진단 분야가 매우 활발히 연구 개발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검사에는 일반적으로 중합효소연쇄반응(PCR, Polymerase Chain Reaction)이 사용된다. PCR은 표적 핵산을 증폭해 검출하는 검사법으로, 인간의 DNA를 증폭하여 여러 종류의 유전질환을 진단하는 데 사용된다.

PCR은 현재 유전물질을 조작하여 실험하는 거의 모든 과정에 사용하고 있는 검사법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진균의 DNA에 적용해 감염성 질환의 진단 등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검사 방법은 염기 하나의 변이를 찾기 위해 염기 서열을 하나하나 분석하거나 유전자를 증폭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아울러 증폭 후에도 긴 유전자 가닥 중 한 개의 염기 차이를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좀 더 빠르고 편리하며 정확한 진단 기술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Toehold 매게 DNA 치환 기술을 이용한 단일 염기서열 변이 검출(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효진 선임연구원)
Toehold 매게 DNA 치환 기술을 이용한 단일 염기서열 변이 검출(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효진 선임연구원)

◇PCR 이용한 증폭 과정 없이도 단일염기 차이를 빠르게 검출하는 핵산 센서 기술 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효진 박사, 고려대학교 최정규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PCR을 이용한 증폭 과정 없이도 단일염기 차이를 빠르게 검출하는 핵산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더욱이 연구팀은 실제 혈액 응고 지연 약물에 대한 반응성 차이의 원인으로 알려진 단일염기 차이를 기존 방식 대비 최소 3배가량 빠르게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 및 소재 기술 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나노바이오 분야 국제학술지 ‘스몰(Small)’에 12월 19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연구팀은 PCR의 까다로운 효소 증폭 기술에 기반을 둔 염기 서열 해독에서 탈피, 더 빠르고 더 민감한 단일염기 변이 검출 기술을 설계했다.

이를 위해 논문을 통해 소개된 다양한 나노 플랫폼 기반 바이오센서들의 장점만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핵심은 초저농도 분석물을 ‘증폭(Ampli fication)’하고, 유사 분석물 사이에서 원하는 표적만을 구별하여 ‘선택적 검지(Detection)’ 하는 것이다.

연구팀의 설명에 따르면 핵산은 생물학적 기능을 하는 단백질을 코딩하는 물질로 단일 염기 서열의 변이만으로도 약물에 대한 신체 반응성을 조절하거나, 생명에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질병의 원인분석이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이러한 단일 핵산 염기 다형현상(SNP,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기존 대표적인 핵산검출방식인 PCR의 경우 단일 염기 다형성을 검출하기 위해서 정교한 프라이머(Primer) 디자인이 필요하고, 표적 핵산에 대한 추가적 염기 서열 해독을 요구하는 등 시간과 비용의 부담이 컸다.

이에 환자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약물 처방 등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더 빠르고 정확하며, 다종의 SNP를 동시에 검출하는 진단법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겟 유전자 선택적 하이드로젤 입자 신호 생성 결과(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효진 선임연구원)
타겟 유전자 선택적 하이드로젤 입자 신호 생성 결과(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효진 선임연구원)

◇성공적으로 SNP 검출, 감염병·암·유전체 관련 질병 진단 등 다양한 핵산 검출에 활용 가능

이번 연구에서는 금 나노 입자에 개질된 수백 개의 DNA를 이용하여 표적 물질을 증폭해내고, 다중 기판 형태의 멀티 플렉서블 하이드로겔 마이크로 입자를 이용하여 선택적 검지에 성공했다.

표적 서열과 결합할 수 있는 금 나노 입자와 자성 입자를 이용, 자석으로 원하는 표적 서열만 추출하는 방식으로 증폭 과정을 대신했다. 나아가 네 종류의 염기마다 하이드로겔 내 서로 다른 위치에서 형광 신호를 생성하게 함으로써 염기 서열을 읽지 않고도 광학현미경으로 염기 차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효진 박사는 “단일염기서열의 차이를 선택적으로 인식하도록 디자인된 DNA가 도입된 금 나노 입자와 자성입자를 통해 시료 내 특정 염기 서열을 일차적으로 인식하며, 이후 선택적으로 분리된 금 나노 입자에 부착되어 있었던 유전자를 떼어 내어 하이드로젤 형광 입자에 흘려보내면 꺼져있던 형광 신호가 표적 해당 위치에 맞게 선택적으로 되살아나도록 했다.”고 원리를 설명했다.

공동 1 저자인 서울대학교 화학부 박은혜 박사과정은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최초로 금 나노 입자와 하이드로겔 입자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융합하여 바이오센서 형태로 개발했다. 금 나노 입자를 이용함으로써 기존 사용조건이 제한적인 DNA 증폭 방법인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을 사용하지 않고 표적 DNA의 증폭을 이뤄냈다”라며 “또한 금 나노 입자에 개질된 수백 DNA를 통해 단일염기쌍 차이 SNP 표적을 전체 서열이 다른 종류의 DNA로 치환하는 과정을 통해 선택성을 높였다. 하이드로겔 입자를 이용해 4개의 채널을 만들고 형광분석을 통해 높은 효율로 다종 동시검출이 가능하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핵산 검출 분야에서 가장 도전적이라 할 수 있는 SNP를 성공적으로 검출한 만큼 감염병 진단, 암 진단, 유전체 관련 질병 진단 등 다양한 핵산 검출에 범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후속 연구를 통해 증폭 효율을 더욱 향상시켜 높은 효율의 민감도를 가지는 바이오 센서를 개발하고, 사용자가 더욱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센서를 개발할 계획이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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