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0 (금)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비정형 자연살해 세포’ 증가···선천면역반응 손상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비정형 자연살해 세포’ 증가···선천면역반응 손상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8.12 1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환자에서는 질병의 중증도와 관계없이 비정형 자연살해 세포 증가
자연살해 세포의 변화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에서 오래 지속됨을 밝혀
코로나19 환자에서 나타나는 선천면역 반응의 손상 기전을 최초로 규명
게티이미지
KAIST-충남대병원 공동연구팀이 항바이러스 선천면역 반응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자연살해 세포의 기능 이상을 중증 코로나19 환자에서 처음으로 규명했다ⓒ게티이미지

[바이오타임즈] 우리 몸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에 대항하여 일차적으로 선천면역 반응이 나타나는데, 항바이러스 선천면역 반응을 담당하는 주된 세포가 바로 자연살해 세포다.

자연살해 세포(NK cell, Natural killer cell)는 선천면역 반응을 담당하는 주된 면역세포로, 바이러스 감염 세포나 암세포 등의 비정상 세포를 감지하고 즉각적으로 제거하는 기능을 가진 면역세포이다. 이렇게 비정상 세포를 직접 죽여 제거하는 기능을 ‘세포독성’이라고 한다. 자연살해 세포는 정상인 말초혈액 림프구의 5~10%를 차지한다.

코로나19 환자는 항바이러스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자연살해 세포의 수나 기능이 감소한다는 것은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연살해 세포의 구체적인 변화나 기능감소 기전에 대해서는 규명된 바가 없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항바이러스 선천면역 반응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자연살해 세포의 기능 이상을 중증 코로나19 환자에서 처음으로 규명했다.
 

질병 경과에 따른 코로나19 환자의 자연살해 세포군의 변화(사진=KAIST)
질병 경과에 따른 코로나19 환자의 자연살해 세포군의 변화(사진=KAIST)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환자에서 비정형 자연살해 세포의 증가 확인

KAIST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 연구팀은 충남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김연숙, 천신혜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환자에서 비정형 자연살해 세포의 증가를 발견했다. 이 연구는 코로나19 환자에서 나타나는 선천면역 반응 손상의 기전을 보고한 연구로 세계 면역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KAIST-충남대병원 공동연구팀은 한국인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단 초기부터 회복 시까지 추적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에서 나타나는 자연살해 세포의 이상을 규명하기 위해 먼저 건강인, 경증 코로나19, 중증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말초혈액 유래 자연살해 세포를 차세대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기술을 활용하여 분석했다. 그 결과, 질병의 중증도에 관계없이 코로나19 환자에서는 자연살해 세포들에 정상인과는 다른 변화가 일어나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변화가 세포 수준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규명하기 위해 건강인, 중증 독감 환자, 경증 코로나19,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자연살해 세포를 면역학 최신기법을 통해 분석했다. 그 결과, 건강인이나 중증 독감 환자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비정형 자연살해 세포가 코로나19 환자에서는 질병의 중증도와 관계없이 그 수가 증가해 있었다. 이러한 증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의 초기에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러한 비정형 자연살해 세포는 항바이러스 기능이 감소되어 있음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질병의 경과에 따른 추적관찰 결과, 경증 환자에서는 이러한 자연살해 세포의 변화가 감염으로부터 일주일이 지나면 정상화 되지만, 중증 환자에서는 2~3주 이상 유지되며, 지속적인 선천면역 반응 손상을 일으킴을 확인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감염에서만 보이는 자연살해 세포의 변화는 코로나19 중증 환자에서 선제적인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는 임상적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게티이미지뱅크

◇중증 환자에서 선제적인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는 임상적 근거가 될 것

이번 연구를 통해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에서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자연살해 세포의 변화를 확인함으로써, 코로나19 환자에서 보이는 선천면역 손상 기전에 대한 단서를 제공했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KAIST 임가람 박사 연구원(現 연세의대 소화기내과 임상강사)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에서 특징적으로 비정형 자연살해 세포들이 증가해 있음을 발견했다”며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서는 보이지 않는 이러한 자연살해 세포 변화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의 임상적 특징을 이해하고, 중증 환자에서 선제적인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는 임상적 근거가 될 것이다ˮ고 설명했다.

충남대병원 김연숙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환자의 질병 과정의 초기부터 회복기까지 자연살해 세포의 변화 및 특성을 세계에서 최초로 분석해 규명한 연구 결과로서 코로나19 환자에서 나타나는 선천면역 반응의 손상 기전을 최초로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원 공동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국제 저명 학술지인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 저널(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gy)’에 게재됐다. 특히 이번 논문은 저널 편집자로부터 주목을 받아야 할 주요 연구 성과로 선정돼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저널에 소개될 예정이다.(논문명: Abnormality in the NK cell population is prolonged in severe COVID-19 patients)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