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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말고 다른 약 많다는 데도, 타이레놀만 10배 더 팔렸다
타이레놀 말고 다른 약 많다는 데도, 타이레놀만 10배 더 팔렸다
  • 정민구 기자
  • 승인 2021.06.17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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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판매량,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꾸준히 증가하다 5월 정점 이르러
방역 당국,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품들 지속해서 홍보 예정
(사진=한국얀센)
(사진=한국얀센)

[바이오타임즈] 그야말로 타이레놀 대란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이 발열과 근육통, 오한 등에 대비해 타이레놀을 찾으면서 전국에서 타이레놀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보건당국에서는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진통제 70종을 홍보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가장 익숙해서 안전하다고 느끼는 타이레놀부터 찾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 백신 접종 후 불편 증상이 있으면 타이레놀과 같은 진통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라고 말한 이후 타이레놀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는 비판이 따른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분이 아닌 특정 회사 제품명을 언급함에 따라 품귀 현상이 발생했고, 그 피해를 해열진통제가 필요한 국민들이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 의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처방과 조제에 이르기까지 제품명이 아닌 성분 중심으로 국민들의 인식이 전환돼 국민 보건의 잠재적 위협을 없애고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 역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품은 70개 회사에서 나와서 충분할 텐데 ‘타이레놀’이라고 지칭이 됐다”며 “고의든 아니든 상당히 시장에 왜곡을 갖고 왔다”고 지적했다.

◇타이레놀 판매량 올 초 대비 10배 증가, 약국 시장 점유율은 92.4%

실제 타이레놀은 올 상반기에 얼마나 많이 팔렸을까.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서정숙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약국, 편의점 등에 공급된 타이레놀 물량은 2020년 4월 기준 약 3,000만 개에서 올해 4월 4,900만 개 이상으로 늘었다. 

이 같은 결과는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발표에서도 알 수 있다.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제품 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분기 얀센의 타이레놀 매출액은 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 65억 원보다 32.7% 증가했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38.1%에서 올해 1분기 57.7%까지 올랐다.

올해 상반기 판매 결과만 놓고 보면 타이레놀의 매출 증가세는 더욱 뚜렷하다. 케어인사이트가 185개 패널약국의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타이레놀 500mg과 타이레놀 8시간 ER정의 판매량이 올 초 대비 1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월 26일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이후 3월과 4월 꾸준히 증가하다가 5월 정점을 이뤘다. 약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역시 92.4%로 압도적이었다.

타이레놀 품절이 지속되면서 온라인 구매도 성행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의약품은 안전성과 효과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해외직구의 경우, 해외 제품과 국내 제품의 용량 차이도 있을 수 있어 약사의 복약 지도 없이 먹으면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15일 약사회와 식품의약약품안전처,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의약품유통협회 등과 협의해 한국 얀센이 보유한 비축 물량 500만 개를 약국에 우선 공급하도록 했다. 지역별로 유통업체를 나눠 차등 없이 지급하게 되며, 약국당 100개가 공급된다.

타이레놀 품귀 현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방역 당국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복용에 대한 권고를 반복해서 알릴 방침이다. 또한 16개 시도약사회장들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명 릴레이 챌린지’를 통해 특정 상품 대신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성분명을 홍보하고 있다.

식약처가 허가한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제제 정보는 70종에 이르며, ‘의약품안전나라 누리집’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타이레놀, 부작용은 없나?

1960년 미국 FDA에서 첫 허가를 받은 타이레놀은 안전한 진통제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지만, 복용법을 잘 지켜야 효과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1일 최대 복용량이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을 과다 복용하거나 장기간 복용하면 간과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성인 기준 하루 권장 복용량은 최대 4,000mg이다. 한 알에 500mg인 아세트아미노펜을 한 번에 2정씩 4번까지는 허용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권장 복용량을 지킨다고 해도 간 손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아세트아미노펜이 간에서 대사돼 인체에 유독한 N-아세틸아미노퀴논으로 변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N-아세틸이미노퀴논이 체내에 쌓이면 간염, 간암 등의 질병을 유발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서방형 제품의 판매를 중지했다. 과다 복용할 경우 간 손상의 위험이 크다는 이유에서이다.

전문의들은 평소 간 질환이 있거나 매일 3잔 이상의 술을 마시는 사람은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시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에게서 아세트아미노펜은 간 손상 위험이 있어 4g 이하의 최소 용량을 단기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밖에 아세트아미노펜은 흔하지 않으나 구토, 식욕부진, 메스꺼움, 혈소판 감소 등의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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