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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허가 신속 항원 키트, 감염자 절반 이상 놓칠 수 있다
국내 첫 허가 신속 항원 키트, 감염자 절반 이상 놓칠 수 있다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0.12.28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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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진단검사의학회 "국내사용시 민감도 41% 불과"
한국역학회 “신속검사, 감염자도 음성 나올 가능성 배제 못해”
긴급하거나 부득이한 상황에서만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적절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신속 항원진단키트(출처: 에스디바이오센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신속 항원진단키트(출처: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오타임즈] 지난 14일부터 수도권 150여 개의 임시선별검사소에 도입된 신속항원키트의 진단 결과의 정확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달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신속 항원진단키트 ‘STANDARD™ Q COVID-19 Ag Test’를 정식 허가했다.

정부는 코로나 3차 대유행이 시작된 이달 초 코로나19 확진자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타액 진단검사와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했다. 이 검사법은 진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6시간 넘게 걸리는 기존 PCR 검사와 달리 30분 안에 결과가 나오는 빠르고 간편한 방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런데 국내 감염병 전문 예방의학자들로 구성된 한국역학회가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9,898건 가운데 일부는 실제로는 감염됐지만 바이러스양이 적어 음성이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역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선별검사에 사용되고 있는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가 30%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검증 결과가 나왔다.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10명 중 최대 7명이 가짜 음성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역학회는 27일 성명을 내고 “신속항원검사는 낮은 바이러스 농도를 가진 환자에게 거짓 음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며, 확진자를 선별하거나 진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면서 “신속항원검사는 의료기관 응급실, 요양기관 등 PCR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을 기다리기 어려운 긴급한 상황이나 특수한 환경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반드시 PCR 검사를 같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역시 지난 23일 에스디바이오센서 신속항원 진단키트의 성능을 검체 680개(양성 380개, 음성 300개)를 사용해 평가한 결과, 해당 제품을 국내 신규 환자에 사용했을 때 예상되는 민감도가 41.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제조사인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STANDARD Q'의 검출 한계는 Ct값 23.37(RdRp 유전자)로, 바이러스 양이 검출한계보다 많은 검체에서는 민감도가 81%를 보인 반면 바이러스 양이 검출한계보다 적은 검체에서는 민감도가 11%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즉, 항원검사의 민감도는 평가하는 양성 검체의 구성, 즉 바이러스가 많은 검체와 바이러스가 적은 검체를 어떤 비율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회는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선별·진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항원검사를 사용하는 것은 어려우며, 긴급하거나 부득이한 상황에서 신속한 결과가 필요할 경우 항원 검사를 먼저 시행해 볼 수는 있겠으나 이 경우에도 동시에 분자검사를 시행하여 거짓 양성 또는 거짓 음성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검사의 결과에 따라 격리와 입원 치료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며, “검사의 질을 보장하지 않고 단순히 검사 건수를 늘리는 것은 거짓 양성과 거짓 음성으로 사회에 더 많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정확한 검사 건수를 늘리는 방안으로 ▲혼합 검체를 이용한 검사의 적극적 활용 ▲검사 인력과 검체 채취 인력의 확충 ▲신속분자진단 검사의 적극적인 활용 ▲자동화 분자검사의 적극적인 활용 등을 제시했다.

정부는 추가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정확성이 필요한 진단검사는 기존 유전자 증폭 검사를 사용하되, 요양시설 종사자 선제 검사 등 빠른 선별이 필요할 경우에만 신속항원검사를 사용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28일 "질병관리청과 중앙사고수습본부 모두 정밀도가 중요한 검사에선 PCR(유전자 증폭) 기법을, 정밀도보단 신속하게 부가외적으로 모니터링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건 신속검사법이 적확하다 보고 있다"며 "확진자가 나올 때 접촉자에 대해선 PCR 기법을 통해 하루 정도 소요돼도 정확히 환자 찾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속항원검사에 대해선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시시때때로 가끔 의심되는 직원들에 대해 검사하는 등 모니터링은 신속항원검사가 스크리닝 기능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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