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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원료 부족, 오히려 화제 되고 있는 국내 기업은?
화이자 백신 원료 부족, 오히려 화제 되고 있는 국내 기업은?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0.12.04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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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이용한 mRNA 백신 원료 부족
에스티팜, mRNA 치료제 및 백신 사업 진출∙∙∙올리고핵산치료제 생산 규모 세계 2위 목표
mRNA 백신은 유전정보를 주입해서 접종한 사람의 세포 안에서 항원을 만들도록 하는 방식으로, 제조 공정이 2주 정도로 매우 짧다는 장점이 있다(사진=화이자 홈페이지)
mRNA 백신은 유전정보를 주입해서 접종한 사람의 세포 안에서 항원을 만들도록 하는 방식으로, 제조 공정이 2주 정도로 매우 짧다는 장점이 있다(사진=화이자 홈페이지)

[바이오타임즈] 화이자, 모더나 등 세계적 빅파마의 코로나 백신이 새로운 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방식을 적용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이슈가 되고 있다.

mRNA 백신이란 항원을 바이러스에서 추출하는 게 아니라 유전공학적 방법으로 제조하는 방식을 택한 백신이다. 기존의 백신 제조 방식은 바이러스를 직접 배양해서 불활성화시키거나 항원만 추출해서 사용했다. 배양 및 정제에 시간이 걸리고 배양돼도 수율이 낮으며, 신종 바이러스일수록 배양 최적화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반면 mRNA 백신은 유전정보를 주입해서 접종한 사람의 세포 안에서 항원을 만들도록 하는 방식으로, 제조 공정이 2주 정도로 매우 짧다는 장점이 있다.

mRNA 기반 치료제와 백신은 mRNA를 환자 세포에 직접 투여해 특정 단백질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단백질의 결핍으로 발생하는 질병을 치료하거나 감염원에 대항하는 항체를 직접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메신저 mRNA를 이용한 백신을 개발 중인데, mRNA 백신 원료의 수급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화이자가 원료 부족 문제로 연내 백신 출시량 목표를 절반으로 줄였다는 보도가 3일(현지 시각) 보도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에 의하면 화이자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올해 연말까지 전 세계에 1억 회 투여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목표치를 5,000만 회 투여분으로 대폭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료 중 초기 물량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경제 종합 미디어 마켓워치에 따르면 mRNA 치료제 및 백신의 시장규모는 올해 11억7,000만 달러(약 1조3,300억 원)에서 2026년까지 연평균 8.7% 이상 성장을 거둬 21억2,000만 달러(2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바이오 시장에서 mRNA 원료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에스티팜 사옥(사진=에스티팜)
에스티팜 사옥(사진=에스티팜)

◇에스티팜, mRNA CDMO로 사업 확장 우선 추진∙∙∙주가에서도 긍정적 영향

이처럼 mRNA 치료제와 백신 원료의 수급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원료의약품 기업인 에스티팜이 mRNA 치료제 및 백신 사업 진출을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에스티팜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원료의약품 계열사로, 현재 글로벌 경쟁력 3위의 올리고핵산 CMO 업체다. 원료의약품 공급뿐만 아니라 신약 임상 개발 및 상업화에 필요한 CDMO 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신사업 진출을 위해 에스티팜은 우선 세계적인 유전자 치료 전문가 양주성 박사를 영입해 대표이사 직속의 mRNA 사업개발실을 신설했다.

에스티팜이 새롭게 영입한 양주성 박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앞서 바이오니아, 플럼라인생명과학, 케어사이드에서 연구소장을 역임하면서 NA 플라스미드(plasmid) 기반 항암면역 치료제의 원천기술 개발과 RNAi 플랫폼 기술을 이용한 siRNA 치료제 개발, 암 조기 진단 핵산 마커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난치 암 RNAi 치료제 개발 및 타깃 발굴을 이끌었다.

특히 DNA 백신에 대한 원천 특허를 보유한 발명자로, 뎅기 바이러스 게놈 유전자 서열의 특이적 siRNA에 대한 치료제 물질특허 등 다수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에스티팜은 mRNA 치료제 및 백신 사업 진출을 위해 mRNA를 합성할 때 필요한 분자의 안정화 핵심기술인 5-캡핑(Five Prime Capping) RNA 합성법의 국내 특허 출원을 지난 10월에 완료했으며, 국제 특허 출원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mRNA 기반 기술의 연구와 생산을 위해 반월공장에 신규 장비와 설비 구축도 완료했다.

아울러 2022년 8월까지 mRNA 치료제의 핵심 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 설비 증설에 348억4,500만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증설은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의 글로벌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반월공장 올리고동 3, 4층의 약 60% 공간에 800㎏(1.8mol) 규모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것이다.

올해 9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총 16개월에 걸쳐 증설이 이뤄지는데, 증설이 완료되면 에스티팜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 연간 최대 생산량도 현재 800㎏에서 1,600㎏(1.6톤)으로 2배 늘어난다. 현재는 반월공장에서 750㎏, 시화공장에서 50㎏을 생산할 수 있다.

2022년부터 생산이 본격화되면, 에스티팜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생산 규모는 세계 2위로 올라선다.

에스티팜은 이번 신사업 진출에 대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설명이다. 아직 mRNA 시장이 크지 않지만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으로 CDMO에 대한 수요 또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올리고핵산 치료제 CDMO 사업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mRNA CDMO로 사업 확장을 우선 추진할 예정”이라며 “향후 mRNA를 이용한 항바이러스 및 항암면역 치료제 분야의 자체신약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에스티팜의 행보는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4일 오전 10시 32분 기준 에스티팜은 전 거래일보다 19.58%(1만5900원) 상승한 9만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스티팜에 대한 관심은 기존 항바이러스제 API 수준에 머무르던 올리고핵산 사업 부문이 RNA 치료제의 등장으로 고속 성장 중이라는 점, 그리고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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