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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 기업들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으로 간 까닭은?
IT 전문 기업들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으로 간 까닭은?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0.11.20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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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한계 느낀 IT 기업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산업에 주목
의료 빅 데이터 산업부터 신약 개발 시장의 플랫폼 산업까지 바이오와 IT 기술 간 시너지 효과 기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네이버, 카카오, 인터파크 등 국내를 대표하는 IT기업들이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내수 시장 부진과 성장 한계에 직면한 이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바이오산업을 낙점한 것이다.

바이오산업의 세계 시장규모는 지난 2013년 2620억 달러(330조 원)에서 2020년 635조 원(6296억 달러)으로 연평균 9.8%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바이오산업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으면서 IT기업을 필두로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바이오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 전문기업의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진출도 이미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 대표 포털 기업 네이버는 신약 개발과 유전체 빅 데이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9월 계열사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신테카바이오, 인공지능(AI)신약개발지원센터와 함께 4자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네이버, 라인 등에 클라우드·보안과 같은 IT 인프라 전반을 지원하고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플랫폼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치료제와 신약 개발, 유전체 빅데이터 활용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자 한다.

카카오도 데이터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의료 빅데이터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나섰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서울아산병원, 현대공업지주와 100억원을 공동 출자해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한 상태다.

또한 최근 미래전략추진실 사업개발 스태프 모집에서 바이오 및 생명공학 전공자를 우대한다고 공고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래전략추진실은 카카오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사업부로, 바이오·헬스케어 부문 인재를 영입하려는 카카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IBCC)는  지난 10월 표적 및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 기업인 비씨켐과 항암 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사진=IBCC)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IBCC)는 지난 10월 표적 및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 기업인 비씨켐과 항암 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사진=IBCC)

인터파크는 올해 바이오 신약 개발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미 2017년 바이오융합연구소를 세웠으며, 지난 7월 바이오융합연구소를 분사해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이하 IBCC)’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IBCC는 신약 개발 시장의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신약 개발은 수천 억 원의 비용이 소요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의 승인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진출을 꺼리고 있다.

이에 IBCC는 신약을 개발하기까지 다양한 단계에 있는 사람과 기업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IBCC는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활동하는 신약 개발 관련 여러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비상근 연구진과 자문단으로 구성 중이다. 또한 초기 개발 단계에 있는 신약 후보들을 발굴해 임상 1단계 정도까지 검증을 끝낸 뒤, 글로벌 제약사에 라이선스를 판매할 계획이다.

IBCC는 이외에도 지난 10월 표적 및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 기업인 비씨켐과 항암 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주목받고 있다. 기술 도입료만 해도 100억 원 규모로, 이번에 도입하는 항암 신약 후보 물질의 치료 기전은 전 세계에서 아직 승인된 약물이 없는 신규 기전이다.

한편 한글과컴퓨터 그룹 역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과 ICT 기술을 접목한 데이케어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이 브랜드는 전문의들과 함께 개발한 인지훈련 치매예방 가상현실(VR)과 상호교감이 가능한 AI 로봇활용 프로그램, 또 24시간 실시간으로 시니어들의 바이탈 체크와 위치 확인이 가능한 웨어러블 기반 보호자 안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서도 언급했듯 제약 바이오산업은 오랜 기간 투자가 필요하므로 단 기간에 성과를 보겠다는 야심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산업 투자는 장기 과제이므로 기업이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결실을 볼 수 있다”고 말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산업은 아직 발굴되지 않은 영역이 많고, 성공하게 되면 기술 가치가 장기간 유지되고 매출 역시 수조 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타 산업 분야의 많은 기업들이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T 기업들의 바이오산업 진출 움직임은 정부의 지원과도 맞물려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17년 바이오·헬스케어를 5대 국가 신산업으로 지정했으며, 올해 데이터 3법 개정안 통과로 의료·건강 데이터 활용의 길도 열렸다.

국내 바이오 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3~4년 정도 뒤처져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국내 IT 기업들이 ICT 역량을 기반으로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을 벌이게 되면, 바이오와 IT 기술 간의 시너지로 성장 잠재력이 폭발하는 것은 물론, 국내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타임즈] 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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