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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의료분야 데이터 활용에서 중요성 커져
블록체인, 의료분야 데이터 활용에서 중요성 커져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10.18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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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 위조 의약품으로 인한 손실 연간 243조 원에 달해
스마트 컨트랙트 활용으로 자동화 프로세스 가능
데이터 공유 시장 및 개인정보 보호에도 활용 가능

[바이오타임즈] 최근 데이터가 미래 의료의 핵심으로 손꼽히고 있다. 의료 서비스에 데이터를 활용하면 맞춤 의료나 예측 의료 등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의료 데이터를 언제 어디서나 열람하고 관리, 유통할 수 있도록 개방형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도 간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의료 데이터는 개인정보인 만큼 민감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보안성이 요구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의료 데이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Bolck Chain)이 주목받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의약품 공급망에서의 활용

블록체인의 장점은 의료 정보를 효과적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면서도 위변조를 할 수 없고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다. 따라서 블록체인을 활용한다면 의료 혁신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의료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은 대표적으로 의약품 공급망, 의료기기 공급망, 연구용 데이터 통합 등이 있다.

의약품 공급망은 위변조에 대한 규제 및 안전 요구 사항이 강화되고 있다. 세포 치료제 및 바이오 의약품 공급의 경우 온도에 예민하기 때문에 이동 시간 및 온도 조절이 가능한 운반 수단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다양한 의약품이 바이오 의약품으로 변화하면서 온도 유지를 통한 품질 준수가 중요해졌다. 이에 생산지에서 최종 소비지까지 저온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콜드체인(Cold Chain) 물류가 주목받고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위조 의약품으로 인한 손실이 전 세계적으로 연간 최대 2천억 달러(약 243조 원)라고 밝혔다.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일부 아시아 지역 등 개발 도상국에서 판매되는 약의 30%가량은 위조 의약품인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유럽에서는 평균적으로 3,350만 달러(407억 250만 원)의 의약품이 도난당하고 있다.

이에 제약 공급망 관리를 위한 블록체인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비영리 단체인 공급망 관리연구센터(Center for Supply chain Studies)는 제약 공급망 분야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모여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블록체인 공급망의 타당성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원료 공급자와 의약품 제조업체가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활용한다면 수동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사전에 결정된 규칙에 맞게 자체 실행되는 스크립트인 스마트 컨트랙트로 기능한다. 따라서 상호 운용성 문제 해결은 물론, 자율적으로 실사, 재고 관리 및 리콜 프로세스 등의 작업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기 공급망에서의 활용

최근에는 의료 환경에 따라 다양한 의료기기가 투입되면서 의료기기 서비스 및 수명주기 관리 등 어려워졌다. 안전, 보안 및 규정 준수가 어려워짐에 따라 벌금이나 소송 등으로 인한 금전적 손실이 병원 매출의 7~9%에 달한다.

소프트웨어가 연결된 대다수 의료기기는 다른 IT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사이버 보안에 취약하다. 갈수록 디지털 의료기기 보급이 늘면서 규제 당국이 사이버 공격의 위험성을 인식했으며, 이에 따라 의료기기 제조업체의 사이버 보완 체계 구축이 의무화되고 있다.

한편,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의약품 주입 펌프의 원격 관리와 액세스 제어 및 프로세스를 통한 데이터의 암호화 및 영구 저장 등이 가능하다. 또한,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해 기기 수명주기를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이점들이 의료기기 제공 업체에는 유의미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블록체인 네트워크, 연구용 데이터 통합 가능

한편, 블록체인 기술은 연구용 데이터 통합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 의약 연구 및 제약 임상 시험에서는 재현성, 데이터 공유가 가장 큰 과제로 손꼽힌다. 현재, 전체 임상 시험의 약 50%는 보고되지 않고 있으며 임상 시험 등록소인 클리니컬트라이얼즈(Clinicaltrials.gov)에 등록된 임상 시험의 90%는 결과가 누락되어 있다. 이렇듯 연구자들 사이에서 임상 연구 결과를 공유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공유 시장이 조성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의 스타트업 네뷸라 제노믹스(Nebula Genomics)와 홍콩 소재의 론제네시스(Longenesis)가 협력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론제네시스는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반면 네뷸라는 환자의 DNA를 시퀀싱(Sequencing)한 후 해당 유전자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저장한다. 이들이 협력하는 가장 큰 목적은 사람들이 자신의 익명 유전자 및 의료기록 데이터를 판매해 정기적인 수익을 발생하도록 하는 새로운 경제 창출 모델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또한, 연구 기관 및 제약 업계에서는 공동연구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데이터 공유 모델을 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듯 블록체인 기술은 다양한 의료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보험 청구 및 심사 프로세스 효율화, 건강정보 관리 개선, 의료기기 및 약물 유통 채널 추적의 필요성 제고, 임상 시험 안전성 향상, 연구 데이터 공유와 활용 증대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의료분야에 활용되는 블록체인은 아직 연구가 충분하지 않으며,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향후 의료분야 블록체인은 구체적인 서비스 모델, 유통되는 의료 데이터의 형태와 구조, 보안, 저장 데이터 수준 및 표준 설정 등 다방면의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기자] jyna19@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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