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연구 통한 소금 섭취 조절 메커니즘 규명 시도 활발히 진행돼
뇌 연구 통한 소금 섭취 조절 메커니즘 규명 시도 활발히 진행돼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7.10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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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소금 섭취 시 혈압 상승이나 부종 발생
최근 뇌 신경세포 조절 소금 섭취 연구 활발
국내외 연구진, 나트륨 조절 기전 발견

[바이오타임즈] 소금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소금의 주요 성분인 나트륨 이온은 세포외액에 분포하면서 삼투압 현상으로 수분을 끌어당기는 역할을 한다. 인간은 이 과정을 통해 체액을 유지하게 된다.

나트륨 이온은 수분을 끌어당기기 때문에 세포외액의 부피를 커지게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 하지만 나트륨 이온이 지나치게 분포되어 있으면 오히려 혈액과 간질액 등의 부피가 너무 커져 혈압이 상승하거나 부종이 발생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과도한 소금 섭취는 피해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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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연구진, 소금 섭취 촉진 기전 밝혀내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신부전처럼 체액 조절이 필수인 질병에 치명적이다. 건강한 신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나트륨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섭취해도 배설을 통해 조절할 수 있지만, 신장 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은 체액 조절에 실패해 위험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트륨에 민감한 환자들은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곤 한다. 소금 섭취를 줄이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무리 환자라도 저염식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소금은 음식의 맛을 더해주는 가장 기본적인 조미료로서 대부분의 음식에 나트륨이 첨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사와 과학자들은 소금을 섭취하면서도 체내에서 문제를 발생하지 않도록 제어할 방법을 연구해 왔다.

최근에는 뇌 연구 중에서도 유전학적 분야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동물의 행동과 뇌 신경세포의 활성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신경세포 활성을 조절해 원하는 행동을 하게 할 수도 있다. 우리 몸은 체액이 부족하면 레닌에서부터 안지오텐신, 알도스테론까지의 경로가 활성화되면서 체액량을 조절하게 된다. 여기서 알도스테론은 나트륨의 흡수를 촉진하는 핵심 호르몬인데 기전이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교의 리처드 팔미터(Richard Palmiter) 교수는 숨뇌 고립로핵(Nucleus Tractus Solitarius, NTS)에 위치한 알도스테론 반응성 신경세포 흥분성의 증가가 체액량이 부족한 사람에게 나트륨 섭취를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같은 해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브래드포드 로웰(Bradford Lowell) 교수와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의 조엘 기어링(Joel Geerling) 교수도 알도스테론 반응성 신경세포가 소금의 섭취를 촉진하려면 안지오텐신 작용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알도스테론 반응성 신경세포에서 분계섬유줄핵(Bed Nucleus of Stria Terminalis, BNST)으로 이어지는 신경 회로가 소금 섭취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2019년 초에는 칼텍(Caltech)의 유키 오카(Yuki Oka) 교수 그룹이 다리뇌 청색반점전핵(Pre-Locus Ceruleus, Pre-LC)에 있는 프로다이노르핀의 신경세포가 소금 섭취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는 청색반점전핵을 지배하는 분계섬유줄핵의 억제성 신경세포가 소금 섭취 촉진의 기전으로 제시되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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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소금 섭취를 억제하는 신경세포 발견

이처럼 몇 년 사이 소금 섭취를 촉진하는 기전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진전되었다. 하지만 체액 조절이 힘든 환자와 현대인들은 나트륨 부족이 아닌 나트륨 과다 섭취가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소금 섭취를 촉진하는 기전을 바탕으로 소금 섭취를 억제하는 기전을 밝히고자 많은 과학자가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손종우 교수는 다리뇌 가쪽팔결핵(Lateral Parabrachial Nucleus, LPBN)에 위치한 세로토닌 반응성 신경세포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팔결핵과 세로토닌은 소금 섭취를 조절하는 데 관여하고 있다고 과학계에서도 잘 알려져 있었으나, 구체적인 기능이 밝혀지지 않아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손종우 교수팀은 가쪽팔결핵의 세로토닌 반응성 신경세포가 나트륨이 과다하면 흥분성을 보이고, 반대로 나트륨이 부족하면 흥분성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특히, 이 기전은 체액의 조절과는 관계없이 오직 세로토닌 반응성 신경세포의 흥분성으로만 소금 섭취를 촉진할 수도, 억제할 수도 있어 주목받고 있다. 손종우 교수는 가쪽팔결핵의 세로토닌 반응성 신경세포가 평상시에도 소금 섭취를 조절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다면 소금 섭취를 인위적으로 억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개별 신경 회로를 활용해 소금 섭취를 조절하는 기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어떤 상호작용을 통해 소금 섭취를 조절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기전뿐만 아니라 원리도 자세히 밝혀진다면 나트륨 과다 섭취로 건강 악화에 빠진 현대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금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요소지만 지나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소금 섭취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된다면 고혈압, 신부전, 심부전 등의 질환을 치료하는 데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전문기자] jyna19@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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