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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혹시? 성인 ADHD의 오해와 진실
나도 혹시? 성인 ADHD의 오해와 진실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3.22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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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5년간 5배 급증… 환자 10명 중 3.5명은 성인
정신질환 동반할 확률 높아…우울증 11배
약물치료 권장되지만 부작용도 고려해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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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주의력이 다소 부족한 증상으로만 알려졌던 ADHD가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동반 질환을 유발하고, 사회생활에 치명적인 문제점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지는 등 현대사회의 주요 질환으로 여겨진다.

◇ 성인 ADHD, 5년 새 무려 5배나 증가해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말한다. 주의력이 떨어져 산만하거나 과다한 활동이나 충동성을 보이는 것이 특징으로, 전 연령층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며,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주로 소아 또는 청소년에게 흔히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요즘엔 성인 ADHD 환자도 적지 않다. 아동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지난달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에 따르면 국내 ADHD 환자 수는 2020년 7만 8,958명, 2021년 9만 9,488명, 2022년 13만 9,696명 등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특히 성인층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성인 ADHD는 5년 새 무려 5배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환자가 2018년 2,325명에서 지난해 1만 6,376명으로 7배 급증했고, 20대 환자도 같은 기간 7,610명에서 3만 3,672명으로 늘었다. 전체 규모는 크지 않지만, 40대에서 60대 환자 수도 5년간 4배 이상 증가했다.

의료계는 실제 치료받는 환자 수와 달리 국내 성인 ADHD 환자의 수는 약 82만 명으로 추정한다. 성인 ADHD에 대한 인지율은 현저하게 낮기 때문이다.

성인 ADHD 증상이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는 음주, 스트레스 등 사회적 문제와 연관 짓기 쉬우며, 그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질병으로 인한 증상으로 여기기보다는 성격이나 생활 습관, 능력 부족 문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 발병 원인 명확하지 않지만 동반 질환 발병 소지 높아 

ADHD는 주의력 부족과 산만함, 과잉 행동, 충동성 등이 특징인 신경발달질환으로,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인 요인이 발병의 주요 요인으로 추측되고 흡연, 음주, 약물과 특정 독소의 노출, 음식첨가물 등의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도 원인으로 거론되나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다.

전문가들은 성인 ADHD가 집중력 저하나 충동성 등으로 사회생활의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으로 적기 치료를 권고한다.

성인 ADHD는 동반질환이 발병할 소지가 높은 질환 중 하나로, 감정조절이나 충동억제가 어려워 기분장애 혹은 중독의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실제로 성인 ADHD 환자의 약 84%는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정신 질환을 동반한다.

방어기제가 강해지거나 사람들에게 적대적인 감정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에는 반항장애, 간헐적 폭발 장애, 반사회성 성격장애 등이 동반될 수도 있다. 알코올 남용이나 도박 장애 같은 중독 문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섭식장애 발병률도 높다.

실제로 성인 ADHD 환자는 우울증, 양극성 장애(비정상적인 흥분 상태인 '조증'과 우울한 상태인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질환) 등 다른 정신 질환을 동반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원명·우영섭 교수 연구팀은 전국 6개 국내 건강검진기관(한국의학연구소)에 방문한 19세 이상 성인 1만 7,799명을 대상으로 성인 ADHD 유병률과 동반 질환을 조사한 결과 우울증이 11.6배, 양극성 장애가 3.2배나 더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ADHD를 방치하면 치명 발병률도 높아진다고 알려진다. 미국 럿거스대와 이스라엘 하이파대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성인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장애’(ADHD) 환자는 그렇지 않은 성인보다 치매 위험이 3배가량 더 높았다.

치매 환자 10명 중 1명은 ADHD가 동반됐으며, ADHD 환자 그룹의 치매 환자 비율을 살펴봐도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3배가량 치매 환자가 더 많았다. 반면, 치료받은 ADHD 환자군에서의 치매 발병 위험률은 증가하지 않았다.

따라서 성인 ADHD가 의심될 경우 가까운 정신과에 내원해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 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으며 빠른 시일 내 적절한 치료를 받아 문제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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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HD 치료가 사망위험 낮춘다?... 부작용은?

성인 ADHD 치료법에는 크게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사회기술훈련 등이 있다. 1차 치료로 약물치료가 권장되는데, ADHD는 약물에 잘 반응하는 편으로 증상을 빠르게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ADHD 치료 후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의역학·생물통계학과의 창정(Chang Zheng) 교수 연구팀이 2007∼2018년 사이에 ADHD 진단을 받은 14만 8,578명(6∼64세, 남성 58.7세)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ADHD 진단 후 치료제 복용을 시작한 그룹은 연령대와 무관하게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과 외인사위험이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은 그룹보다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ADHD 치료제가 ADHD의 핵심 증상을 완화해 충동적 행동과 결정을 억제함으로써 치명적 사건, 사고 발생 위험을 줄여주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부작용은 없을까? 국내에서 가장 흔하게 ADHD 치료제로 쓰이는 약물은 '메틸페니데이트'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전두엽에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공급해 저하된 인지 기능과 실행 기능을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전두엽은 실행 기능과 인지 기능이 맡고 있는데, ADHD 환자들은 이러한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돼 있어 주의력이 부족하고 충동성 조절이 어렵다.

다만,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줄 확률이 높다. 약물 중독에 빠질 수 있는 것은 몰론 도파민이 과다하게 작용해 조증 삽화를 유발하거나 조현병이 발병할 수도 있다. 약물에 내성이 생기기 시작하면 투여 용량을 늘리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약물 의존, 중독과 부작용에 더욱 취약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ADHD 환자에도 종종 부작용을 가져오는데, 그 중 대표적인 부작용이 '심계항진'이다. 심장 박동이 갑자기 빨라져 가슴이 뛰는 증상으로 인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되므로, 해당 치료제를 처방받는 환자 중에 불안장애가 있거나 심혈관계 질병이 있는 경우 처방을 피하거나 증상을 미리 차단할 수 있는 약물을 함께 처방받아야 한다.

또한 식욕 저하와 불면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를 이용해 다이어트약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약효가 체내에서 사라지면 오히려 더 강렬한 보상 심리와 욕구가 생겨 폭식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해 증상이 없는 환자의 과도한 약물 복용은 지양해야 한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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