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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행정부, 사모펀드 운용사-헬스케어 기업 간 합병 거래 조사 돌입
美 바이든 행정부, 사모펀드 운용사-헬스케어 기업 간 합병 거래 조사 돌입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4.03.07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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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거래 규모 1,600억 원↓∙∙∙규제당국에 신고해야
FTC 측, “사모펀드-의료 서비스 간 M&A, 의료진-환자 모두에 악영향”
롤업, 여러 소규모 회사와의 합병 전략∙∙∙과다경쟁 이어질 가능성↑
AIC, “바이든 행정부의 정치 개입” 비난∙∙∙ “환자 가정 위한 영역에 투자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백악관ⓒ게티이미지뱅크
백악관ⓒ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의료 시장에서 사모펀드 회사의 소규모 인수와 관련해 전방위 조사에 들어갔다.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는 6일(현지 시각) 연방거래위원회(FTC), 법무부(DOJ), 보건복지부(HHS)가 공개한 논평 요청서에서 반독점 기관에 보고되지 않은 거래에 대한 정보를 찾는 중이라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모펀드는 인수합병(M&A) 거래 규모가 1억 1,950만 달러(약 1,600억 원)를 넘는다면 규제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최종 마무리까지는 최소 30일이 걸릴 예정이다. 반면 거래가가 명시된 기준보다 미만이라면 규제당국에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리나 칸(Lina Khan) FTC 의장은 “지난 2년간 당국은 사모펀드와 의료 서비스 간 M&A가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을 우려해 왔다”고 밝히며 “더는 이 같은 연쇄 상황을 눈감아줄 수 없다”고 역설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기업 간 경쟁, 서비스∙합리적 가격 제공에 초점 맞춰져야” 

바이든 행정부는 특히 ‘롤업’(roll-ups) 전략에 주목했다. ‘롤업’은 같은 산업의 여러 소규모 회사와의 M&A로 기업 규모를 키워가는 전략이다. 여러 소규모 기업을 대기업으로 결합하면 규모의 경제, 가격결정력 등의 비용 및 수익 시너지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합병 기업 간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022년 블랙스톤(Blackstone),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사모펀드 운용사의 경영권 인수와 관련해 엄격한 입장을 취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들 기업이 미국 경제 전반을 쥐고 흔드는 주요 플레이어로 등극했는데도 각종 법망을 피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같은 분야 내 회사 간 경쟁이 소비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나 최저 가격을 제공하는 것 대신 모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흐르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시 조나단 칸터(Jonathan Canter) 법무부 차관은 “사모펀드 운영사의 비즈니스 모델(BM)은 산업을 키워서 궁극적으로 자산을 현금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BM은 종종 법과 상충하는 데다 규제당국이 보호하고자 하는 공정 경쟁과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지난해에는 FTC가 마취제 관련 시장을 독점해 진료비를 턱없이 높였다는 이유로 텍사스에 있는 애너스시마파트너스(Anesthesia Partners)와 사모펀드 운용사 웰시카슨앤더슨앤스토(WCAS, Welsh Carson Anderson & Stowe)를 고소하기도 했다. 휴스턴 연방지방병원(District Court)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애너스시마파트너스는 텍사스 내 마취 의료서비스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마취과 의사가 소속된 주요 마취 클리닉을 차례로 인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미국투자협회 드류 말로니 회장(사진=메르디안 인터내셔널 센터)
미국투자협회 드류 말로니 회장(사진=메르디안 인터내셔널 센터)

◇사모펀드에 매각된 병원, 감염∙욕창 등 의료사고 25%↑ 

사모펀드 운용사가 인수한 병원에서 입원 환자의 감염이나 낙상 사고 등이 다른 병원보다 많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학협회(JAMA)에 따르면 사모펀드가 병원을 매입한 후 3년간 해당 병원 메디케어(노인 대상 의료보험) 환자의 외과적 감염과 욕창을 포함한 부작용이 사모펀드에 매각되지 않은 병원과 비교해 25% 증가했다. 또 전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심정맥관 관련 혈류감염은 38% 가까이 급증했으며 입원 환자의 낙상 사고는 27% 늘어났다. 반면 입원 환자의 사망은 5%가량 줄었다. 다만, 연구진은 해당 연구에 대한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분석하지 않았다. 

현지 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회사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병원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키운 후 몇 년 안에 되팔아 수익을 낸다”며 “수익 개선을 위한 인력 감축 등 비용 절감 책이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모펀드 옹호 단체로 알려진 미국투자협회(AIC)는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11월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에 개입한다며 비난했다. 

드류 말로니(Drew Maloney) AIC 회장은 “규제당국은 가정을 위해 중요한 영역에 투자가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피력하며 “사모펀드 투자는 환자와 의료 제공자에게 이익이 되는, 생명을 구하는 혁신과 고품질의 의료 시설을 촉진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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