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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로 진화한 ADC, M&A도 ‘활발’
3세대로 진화한 ADC, M&A도 ‘활발’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2.1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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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항암제 ADC, 이중항체, 압타머 활용한 3세대로 진화
ADC 개발 바이오텍, 대기업·대형 제약사와 협업 늘어…임상 개발에 긍정적 영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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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가 차세대 항암제로 떠오른 ADC(항체약물접합체) 개발에 집중하는 가운데, 2세대로 대표되는 ‘엔허투’를 뛰어넘는 3세대 혁신 ADC 신약 개발에 힘쓰고 있다. 진화하는 ADC 개발에 글로벌 M&A도 더욱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 차세대 항암제 ADC, 이중항체, 압타머 활용한 3세대로 진화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가 2세대 ADC의 한계를 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면서 ADC가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다.

ADC는 약물을 항체에 붙여 질병의 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표적형 기술이다. 특히 항암 분야 선택적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 종양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해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되 약효가 강하고, 최소 투여량으로 최대 항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대한암학회는 보고서에서 “세포독성항암제와 단일클론항체의 장점을 결합한 ADC가 전신 항암요법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가장 대표적인 ADC 항암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다이이찌산쿄와 개발한 '엔허투'다. 엔허투는 2022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HER2(사람 상피세포 증식인자 수용체 2형) 양성 유방암 및 위암 치료제다. ADC 항암제가 전 세계 바이오 기술거래의 중심이 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약물로 평가된다.

ADC는 다양한 암종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면서 이를 활용한 항암치료제를 두고 신약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현재 개발 중인 ADC 신약후보 물질만 2,000여 개에 이르며, 향후 신약 개발 분야에서 그 영향력이 더 막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규모는 2028년 198억 달러(약 26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ADC는 링커와 페이로드 기술 수준에 따라 크게 1, 2세대로 구분되는데, 2세대 ADC는 기존 1세대 ADC보다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지니고 있으나, 높은 독성문제를 안고 있다.

일례로 엔허투는 임상에서 1세대 ADC '캐싸일라'보다 유방암 환자의 사망위험을 72% 낮췄으나, 약 5배 높은 간질성 폐질환 및 폐렴 부작용 발생비율을 보고한 바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단일클론항체가 아닌 이중항체를 활용하거나, 세포 독성물질 대신 표적 단백질 분해제를 붙이는 방식 등의 3세대 ADC 개발 열기가 뜨겁다. 3세대 기술은 이전 세대 기술과 달리 항체 변형 없이 선택적으로 약물을 접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ADC 치료제가 항암 분야를 비롯한 여러 의약품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표적성, 독성 등의 문제가 한계로 지적돼 왔다”면서 “효능과 안전성 요구에 이중항체나 압타머 등을 활용한 3세대 ADC 치료제 개발을 넘어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ADC 연구개발 활동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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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비엘바이오·피노바이오·오름테라퓨틱 등 3세대 ADC 개발 기업 ‘눈길’

에이비엘바이오는 네덜란드계 ADC 전문업체인 시나픽스와 함께 이중항체 ADC를 개발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확보한 이중항체 후보물질에 시나픽스의 링커·페이로드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이중항체는 서로 다른 두 개의 항원에 결합할 수 있는 항체로, 더욱 정밀하게 암세포를 공격해 단일클론항체보다 우수한 항암 효과를 기대케 한다. 지난해 개발에 착수한 회사는 2025년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규제당국에 임상 신청계획(IND)을 제출할 계획이다.

피노바이오는 영국의 압타머그룹과 ‘압타머’를 사용한 ADC 파이프라인을 발굴하고 있다. 압타머는 단일클론항체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단일 구조의 핵산으로, 종양 침투성이 높고 항체 관련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하는 장점을 지닌다.

미국계 제약사 사이톰엑스 테라퓨틱스는 특정한 조건을 만나면 활성화되는 항체인 ‘전구약물(프로바디)’ ADC를 개발하고 있다. 프로바디는 특정 종양세포에만 반응해 부작용이 적고, 약효가 강한 약물로 알려졌다.

사이톰엑스는 지난 1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프로바디 ADC 'CX-2051'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오름테라퓨틱은 항체가 아닌, 페이로드에 변화를 줬다. 지난해 11월 암세포 표적 항체에 단백질 분해제 약물을 붙인 ADC 치료제 'ORM-6151'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에 기술수출했다.

ORM-6151는 단백질 분해제가 암세포 내부의 표적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분해해 세포독성물질 기반의 ADC보다 강력한 종양성장억제 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

삼진제약은 노벨티노빌리티와 함께 선천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스팅(STING, 인터페론 유전자 자극제) 작용제를 페이로드로 붙인 면역항암 ADC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ADC와 스팅 작용제를 접목하면 단독 치료법보다 부작용을 줄이고, 면역 활성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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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C 개발사, 대기업·대형 제약사 M&A로 성공적인 임상 개발 가능성 높여

지난달 8일(미국 현지 시각) 존슨앤존슨은 ADC 개발사 엠브렉스 바이오파마를 20억 달러(약 2조 6,350억 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엠브렉스는 표적 단백질과 독소를 결합하는 데 필요한 화학적 링커에 항체를 접합하는 독점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다.

지난달 15일에는 국내에서 빅딜이 성사됐다. 오리온이 ADC 강자로 꼽히는 레고켐바이오를 5,500억 원에 인수해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레고켐바이오는 ADC 기술 및 합성신약 분야에 R&D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지난해 대장암 등 고형암 대상 ADC 치료제 후보물질 'LCB84'를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텍에 최대 17억 달러(한화 2조 2,400억 원)에 기술이전하면서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

지금까지 레고켐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와 맺은 기술이전 계약은 총 13건으로, 최대 8조 7,000억 원 규모다.

또한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7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ADC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협업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ADC 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인 항체 개발에 참여한다.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 물질 생산 전반에 걸쳐 CDO 서비스를 레고켐바이오에 제공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내 준공을 목표로 ADC 의약품 전용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 중이다.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서는 ADC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유망한 바이오 기업들에 투자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ADC 링커 및 접합 기술 개발사인 스위스 아라리스 바이오텍에 투자한 데 이어, 9월에는 국내 바이오기업인 에임드바이오에 투자했다.

업계는 ADC 임상 특성상 대기업 및 제약사의 바이오텍 M&A는 신약 개발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ADC 임상은 다른 모달리티 대비 많은 비용이 투입되므로 독자적 임상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ADC 신약 개발에 나서는 바이오텍과 대기업·대형 제약사와의 협업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 같은 M&A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면 향후 바이오텍의 또 다른 엑스트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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