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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자금난 해소 실마리 찾아 동물용의약품 시장으로 '눈길'
K-바이오, 자금난 해소 실마리 찾아 동물용의약품 시장으로 '눈길'
  • 권아영 기자
  • 승인 2024.02.02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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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갚지못해 경영권 '흔들'...바이오, 자금난 '현실'
반려동물 산업 속속 뛰어드는 K-바이오…자금난 해소 마중물 될까
커지는 동물용의약품 시장...2031년 약 103조 원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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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최근 자금난에 빠진 바이오 기업들의 경영권이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주식담보대출을 갚지 못한 기업들의 최대주주가 하루 아침에 바뀌거나 사라지는 사례가 잇따르며, 기업경영과 주가에도 경고등이 커졌다. 

이처럼 제약·바이오업계 자금난이 장기화되면서 이를 극복할 전략으로 반려동물산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인체용 신약후보 물질을 동물용 의약품으로 먼저 개발해 매출을 발생시키거나, 인체용과 동물용 의약품을 동시 개발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동물용 의약품은 비교적 손쉽게 개발해 판매할 수 있어 인체용 의약품 임상 자금조달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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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갚지못해 경영권 흔들리는 'K-바이오'

바이오 업계에 자금난으로 인해 경영권이 흔들리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최대주주들이 주식을 담보로 빌린 돈을 갚지 못하고, 주가 하락으로 대출 연장도 어려운 이중고를 겪고 있는 탓이다.

지난 17일 진시스템은 서유진 대표가 신한투자증권과 맺은 주식담보대출 상환을 위한 보유지분 40만주를 블록딜을 통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8,835원으로 총 금액은 33억원 규모다. 주식 매도로 서 대표의 지분율은 기존 21.02%에서 15.22%로 낮아졌다. 대출을 받은 지난해 9월 3만 2,000원까지 올랐던 진시스템 주가는 현재 7800원대까지 추락한 상태다.

이어 이오플로우 최대주주인 김재진 대표는 지난해 12월 한국투자증권에서 받은 주식담보대출 상환을 위해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 대출 만기가 지난해 10월 31일까지였는데 이를 연장하지 못한 탓이다. 김 대표는 보유주식 총 200만주를 장내 매각했고, 지분율은 18.54%에서 9.79%로 떨어졌다.

파멥신은 지난해 창업주인 유진산 전 대표가 유콘파트너스에 지분을 넘겼지만, 직후 반대매매가 발생하면서 유콘파트너스 지분 대부분이 장내 매도되는 수모를 겪었다. 오랜 진통 끝에 지난해 타이어뱅크가 파멥신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과 맞물려 투자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시작된 바이오 기업들의 자금난은 상반기중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금리 인하가 된다고 하면 투자 유동성 해소가 좀 될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낙관하긴 어렵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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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카우로 활용하기 용이한 '동물용 의약품' 개발에 나선 기업↑

당분간 신사업에 뛰어들려는 이종산업군의 니즈가 있는 상황에서 바이오 기업들은 자금난 돌파를 위해 회사를 매각을 하거나 제휴를 맺는 일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일환으로 바이오 기업들은 관절염 치료제부터 항암제까지 반려동물 산업 영역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동물용 의약품 시장에서 한국 시장의 비중은 5% 정도다. 20배 넓은 시장이 눈앞에 펼쳐져 있으며, 특히 골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는 비슷한 제품이 없어 수출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골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업체 티스템(대표 김영실)은 반려동물용인 ‘티스템 조인트펫’을 출시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종근당 계열사인 경보제약에서 독점 판매 중이다. 이는 같은 물질을 두 가지 버전으로 판매할 수 있어 유리하다. 또 돈이 많이 드는 인체용 의약품 개발에 비해 동물용 의약품을 캐시카우(cash cow)로 활용하기 용이하다. 

박셀바이오(대표 이제중)는 동물전용 면역항암제인 '박스루킨-15'를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규제기관에 승인을 신청해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박셀바이오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품목허가를 받는 대로 박스루킨-15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엔티파마(대표 곽병주)는 ‘동물 버전 알츠하이머병’으로 알려진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했다.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 질환 신약으로 개발 중인 ‘크리스데살라진’ 성분을 동물용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2022년 2월 동물용 의약품 합성신약 허가를 받아 유한양행이 공급하고 있다. 지엔티파마는 크리스데살라진 성분을 인체용의약품으로도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인체용 의약품은 여러 단계의 까다로운 임상을 거쳐야 해 상용화까지 막대한 자금과 긴 시간이 소요된다”며,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개발해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반려동물용 면역항암제를 함께 개발하는 추세다”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종산업의 기업이 신약 개발 생태계나 환경들을 얼마나 이해할지가 중요한 부분"이라며, “연구개발 투자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데 이런 부분을 얼마나 잘 끌어갈 수 있을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며,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바이오타임즈=권아영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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