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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다제약물 복용, 부작용 발생 가능성 100%... 입원·사망 위험도 높아
고령층 다제약물 복용, 부작용 발생 가능성 100%... 입원·사망 위험도 높아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11.30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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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세 고령층 3명 중 1명 5종류 이상 약물, 90일 이상 복용... 10개 이상 약물 복용자 8.8%
다제약물 복용 관리 시급 과제... 병의원 및 약사 중재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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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 약물 복용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된다. 만성질환, 복합질환 등의 증가로 인해 여러 개의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어 올바른 약물 이용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53만 7,000명으로 전체의 16.5%를 차지한다.  2025년에는 그 비율이 20.3%로 늘어나 초고령 사회로 전환되고, 2038년에는 30.5%에 이를 전망이다.

당뇨병 등 1개 이상의 질환이 있고 10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2018년 기준 95만 명을 넘어섰다. 지금의 고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복용하는 약물의 수도 함께 늘어난다는 점이다. 2022년 국감자료에 따르면, 두 달 넘게 10종류 이상의 약물 복용 인구는 113만 명으로 나타났다. 그 중 65세 이상 노인 90만 명이 10종 이상 약을 먹는다고 나타났다.

노인의학에서는 보통 10종 이상의 약제를 복용하는 경우, 부작용이 적어도 한 가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100%라고 본다.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5개 이상의 약물을 동시에 처방받은 노인의 입원 및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5개 이상의 다제약물군은 대조군에 비해 입원 및 사망 위험이 각각 18%, 25% 더 높았다.

다제약물군 중에서도 처방 약물 개수가 증가할수록 입원, 사망 위험이 커져, 11개 이상 복용 군은 2개 이하 복용 군보다 입원 및 사망위험이 각각 45%, 54%까지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다제약물’을 복수의 약제를 동시에 투여하는 것, 혹은 지나치게 많은 수의 약제를 투여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다제약물 복용이란 5개 혹은 6개 이상의 의약품을 병용 투여하는 것을 말한다.

◇ 66세 이상 노인 10개 이상 약 복용 비율 8.8%... 부적절 약물 복용도 1인당 평균 2.4개

최근 노인 환자의 다제약물 복용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불필요한 약물이나 노인 부적절 약물을 과다 사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노인 인구에서 다제약물 복용 및 부적절 약물 복용자가 매년 증가하고, 이로 인한 사망 혹은 장애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김선욱 교수 공동연구팀(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한국보건의료연구원 윤지은 성과연구팀장)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은 66세 젊은 노인 330만 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66세의 35.4%(약 16만 명)가 5개 이상의 다제약물을 90일 이상 복용하고 있으며, 이는 2012년 32%(약 8만 명) 수준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0개 이상을 복용하는 비율은 8.8%에 달한다.

복용하는 약물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생리적인 노화, 약물 간 상호작용, 약물과 질병과의 상호작용 등에 의해 이익보다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러 약물을 복용할수록 노인에게 사용을 지양해야 하는 약물을 처방받을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연구 결과 66세 인구의 53.7%에서 1종 이상의 ‘노인 부적절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1인당 평균 2.4개를 복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인 부적절 약제는 노인 환자에게 사용했을 때 임상적 위험이 이익보다 커져 주의가 필요한 의약품을 말한다. 이를 사용한 66세 인구 65만 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사망 위험은 25% 증가했으며, 3등급 이상의 장기 요양 등급을 받을 가능성 역시 46% 높았다.

또한 부적절 약물 사용이 2종 이하일 경우 장애 위험이 약 31% 증가했지만, 3종 이상의 부적절 약물을 사용했을 때는 무려 81%가 증가하는 등 부적절한 약물 사용이 중복될수록 그 위험성이 크게 증가하는 점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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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제약물 사용 줄이기 위해선 약물 중재 관리 필요해

우리나라 고령환자 70% 이상이 다제약물 복용자로 나타난 만큼, 다제약물 관리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계에선 환자에게 발생하는 약물 문제를 줄이기 위해선 다제약물 관리를 기반으로 한 병의원 및 약사의 약물 중재 활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세브란스병원 약무국은 지난 2021년 9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세브란스 병원에서 진행한 다제약물 복약상담 환자들을 대상으로 후향적 의무기록검토 연구를 진행했다.

약사들의 다제약물 복약상담 이후 86.9%의 환자 약물 문제가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해결됐다. 복약 상담 이후 노인 주의 약물의 사용 건수 또한 45건에서 39건으로 감소했다.

연구팀은 다제약물 복약상담 현황을 분석한 결과 환자 약물 문제 발생의 주요 원인은 가이드라인과 다른 부적절한 약물 사용이었다고 밝혔다.

의료계 전문가는 “노인 환자의 부적절한 약제 복용은 장기적으로 기능 저하를 촉진할 우려가 있고, 이로 인해 더 많은 약제를 복용하게 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노인 다약제 및 부적절 약물 처방 수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한 만큼,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의 관리와 더불어 병원 입원 시점에서 지참 약을 검토하고, 중재 및 복약상담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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