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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접종으로 '1년' 지속, 코로나19 비강 백신 개발돼
'1회' 접종으로 '1년' 지속, 코로나19 비강 백신 개발돼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6.29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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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글로벌 수요 여전…미래 신종 감염병 대유행 선제 대응
KAIST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연구팀과 한국화학연구원, 호흡기부터 강력 차단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신종 코로나 감염 시 1회 접종으로 100% 생존 확인...면역 효과 최소 1년 유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3년 4개월 만에 팬데믹이 종식되고 엔데믹이 선언됐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상 ‘위드 코로나’의 시대다. 코로나 백신 글로벌 수요도 여전하다. 미래 신종 감염병에 대한 선제적 대응체계 마련을 위해서다.

엔데믹은 대유행한 감염병이 풍토병으로 굳어지면서 팬데믹이 종식되는 국면을 뜻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의료계 전문가에 따르면 국내에서 올해 코로나 감염과 재감염자 규모는 약 500만~1,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도 하루에 1만~2만 명, 일주일에 10만 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발병상황이 엔데믹으로 전환됨에 따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독감백신과 같이 일정주기로 반복 접종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코로나19의 위험도는 독감에 비해 2배 이상이다. 즉 중증화로 폐렴으로 가거나 입원, 사망할 확률이 독감보다 강하다.

2023년 5월12일 기준, 전 세계 약 230여 개국에서 약 6억 8,400만 명, 즉 세계 인구의 9.6%가 확진됐다. 이 중 사망자는 약 686만 명에 달한다. 진단을 받지 않은, 혹은 받을 수 없었던 각 국가의 의료 시스템을 감안하면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훨씬 더 증가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BBC의 보도에 따르면 WHO는 코로나19로 인한 비공식 사망자가 1,500만 명을 넘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엔데믹에도 백신 접종이 필요한 이유다.

코로나19 재유행이 시작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잦은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 변이들이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고, 이 변이들은 백신 접종이나 감염으로 인해 숙주가 획득한 기존의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보급된 근육 접종 백신으로는 한계가 있다. 호흡기 ‘점막 면역’을 충분히 일으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존 백신의 효과는 한 철 지속되고, 해마다 다른 변종이 유행하기 때문에 예방 효과가 60%를 넘지 못한다. 백신이 타깃으로 하는 변종과 유행하는 변종이 많이 다르면 효과는 훨씬 더 낮다.

이상적인 백신이라면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에 대해서 어떠한 변이가 있든 효과를 나타내고, 한 번 접종하면 상당한 기간 동안 예방 효과가 지속돼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체내에 들어와서 증상을 나타내기까지 2일에서 5일 사이로 잠복기가 아주 짧다. 이들은 침투 경로인 호흡기에서 증식하면서 전신의 면역 반응이 발현하기 전에 증상을 나타낸다. 이들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것은 주로 호흡기의 면역 시스템이다. 

바이러스의 침투 방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비강을 통해 백신을 투여하면 호흡기에서 집중적으로 면역 반응을 촉발한다.

최근 한 번 접종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강력 차단해주는 비강 백신 개발돼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 KAIST-한국화학연구원, 점막 면역 유도 코로나19 백신 개발…호흡기 강력 차단해 효과↑

KAIST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연구팀과 한국화학연구원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의 비강 접종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마우스 모델을 이용해 이 백신이 장기간 지속되는 강력한 점막 면역을 유도함을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점막 면역이란 면역 체계를 구성하는 요소 중에서도 호흡기, 소화기, 생식기관 등을 구성하는 체내 상피 조직인 점막에서 작용하는 면역을 말한다.

이는 체내와 체외의 접점이 되는 점막에 침입한 외부 인자를 인지하고 제거해 인체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어체계다.

점막이 병원체나 외부 항원이 침입하는 주요 경로라는 점에서 점막 면역은 전신적 면역반응에 비해 병원체의 침입에 빠르게 대응해 감염 및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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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의 비강 접종 코로나19 백신 연구 모델 요약도(사진=KAIST)

새로 개발된 비강 백신은 동물실험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시 1회 접종만으로도 100% 생존했으며, 백신 접종으로 만들어진 면역 반응은 최소 1년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량된 스파이크 단백질 항원 및 인간 유래 면역증강제(CXCL9)을 탑재한 비강 접종 코로나19 백신(Ad5-S.Mod)을 개발해 그 효능을 실험용 쥐를 이용해 검증했다.

1회 단일 비강 접종 혹은 근육·비강 2회 접종해 백신 효능을 검증했는데, 그 결과 비강 백신이 호흡기 점막 항체 반응 및 기억 T세포 반응을 높은 수준으로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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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의 비강 접종 코로나19 백신 연구 결과 모식도(사진=KAIST)

백신 투여군은 1회 단일 접종만으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시 100% 생존했다. 또한 백신 접종으로 만들어진 면역반응은 최소 1년간 유지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연구팀은 “인간 유래 면역증강제를 활용해 백신의 효능을 강화한 새로운 백신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과 연구진이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상업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된 비강 접종 백신은 장기간 지속되는 강력한 호흡기 점막 면역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상용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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