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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전달체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 퇴행성관절염 치료 효과 확인
약물전달체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 퇴행성관절염 치료 효과 확인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6.30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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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연구팀, 구(球)형 히알루론산 나노입자의 연골파괴 완화 효과 입증
퇴행성관절염 치료 위한 후보물질로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 제안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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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세계적으로 관절염 환자 수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15년 미국 통계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에서 관절염의 전체 유병률은 33.6%로 전 인구대비 2,700만 명 정도라고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퇴행성관절염 환자 수 역시 2019년 404만 명으로, 2015년(353만 명)보다 14% 늘었다. 이 중 60대 이상 비율이 82.3%에 달한다.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으로서 다양한 요인에 의해 연골이 점차 파괴되어 생기는 질환이다. 퇴행성관절염 치료는 현재까지 수술 및 비스테로이드 제제를 통한 항염 및 통증 완화에만 그치고 있으며, 장기투여 시 소화기계 및 혈액 응고 기전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및 연골 보호제로 사용되고 있는 주입형 고분자량 히알루론산은 생체 내에서 불안정하고 효과의 개선도 필요한 실정이다.

이처럼 부작용이 없고 생체 안정성이 뛰어나면서 효과적인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약물 전달체 자체로 퇴행성관절염 치료를 위한 후보물질이 될 수 있다는 연구 성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의 퇴행성 관절염 치료기전.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를 생쥐의 연골에 주입 시 CD44와 결합하여 CD44의 활성을 감소시키며 이는 결과적으로 전사인자인 NF-κB활성을 억제함. 이를 통하여 연골파괴를 매개하는 이화인자의 발현 및 활성을 저해함으로써 연골파괴를 감소시킴(사진=한국연구재단)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의 퇴행성 관절염 치료기전.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를 생쥐의 연골에 주입 시 CD44와 결합하여 CD44의 활성을 감소시키며 이는 결과적으로 전사인자인 NF-κB활성을 억제함. 이를 통하여 연골파괴를 매개하는 이화인자의 발현 및 활성을 저해함으로써 연골파괴를 감소시킴(사진=아주대학교 김욱 교수, 강이중 박사)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 자체의 동물모델에서 퇴행성관절염 치료효능 규명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김욱, 양시영 교수(아주대학교) 연구팀이 구(球)형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의 연골보호 및 염증 완화 효과를 생쥐모델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란 히알루론산에 소수성 물질을 결합해 수용액에서 소수성 결합에 의해 자가조립되어 형성되는 구형의 나노입자로, 생체 친화성, 무독성 및 표적 특이적 결합력 등의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내부에 약물을 담아 전달하는 약물 전달체로 널리 사용된다.

아주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약물을 담지하지 않은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 자체의 동물모델에서의 퇴행성관절염 치료효능을 규명하고, 기존 주입형 고분자 히알루론산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지 규명하여 새로운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검증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앞서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가 염증반응 억제를 통해 대사질환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에 선형 히알루론산과 달리 압축된 구형의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가 안정성이 더 높아 생체 내에서 오래 지속하며 염증 완화 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가정했다.

연구팀은 생쥐 무릎에 주입된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가 연골을 투과해 연골세포 막에 존재하는 CD44 수용체에 결합, 연골 파괴를 막는 것을 다광자 및 공초점 현미경으로 확인했다.

나노입자에 다수의 CD44 결합부위가 있어 동시에 여러 CD44와 결합, 세포막에 CD44 뭉침 현상(Clustering)을 일으켜 CD44 활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약물을 담지하지 않은 약물전달체인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 입자 자체가 연골파괴를 매개하는 이화인자(연골 파괴를 매개하는 생체 내 단백질)를 돕는 CD44 수용체를 억제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구팀은 CD44 수용체가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개발의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 CD44 수용체는 퇴행성관절염 환자에서 높은 농도로 발현되는 세포막 수용체로, 연골 파괴 인자의 생성을 도와 연골 파괴를 이끈다. CD44 수용체가 만들어지지 않는 생쥐모델은 무릎관절에 인위적으로 퇴행성관절염을 유도해도 CD44 수용체가 생성되는 대조군에 비해 연골 파괴가 현저히 낮게 나타난 것이다.
 

생쥐모델에서의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의 퇴행성 관절염 치료효과.A. 히알루론산 분해효소에 대한 저항성 평가 :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는 고분자량 히알루론산보다 히알루론산 분해효소에 대한 저항성이 높음.B. 동물모델을 이용한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의 연골 투과능 평가 : 다광자 현미경 분석을 통하여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의 연골투과능을 확인함.C. 동물모델을 이용한 퇴행성 관절염 치료효과 평가 :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를 연골에 4주에 한 번 주입해도 연골파괴를 억제시켰고, 동일 용량에서 고분자량 히알루론산보다 효과가 우수했음(사진=아주대학교)
생쥐모델에서의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의 퇴행성 관절염 치료효과. A. 히알루론산 분해효소에 대한 저항성 평가: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는 고분자량 히알루론산보다 히알루론산 분해효소에 대한 저항성이 높음. B. 동물모델을 이용한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의 연골 투과능 평가: 다광자 현미경 분석을 통하여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의 연골투과능을 확인함. C. 동물모델을 이용한 퇴행성 관절염 치료효과 평가 :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를 연골에 4주에 한 번 주입해도 연골파괴를 억제시켰고, 동일 용량에서 고분자량 히알루론산보다 효과가 우수했음(사진=아주대학교 김욱 교수, 강이중 박사)

◇관절염 제어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염증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CD44 수용체에 작용하는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로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의 가능성을 제안한 이번 연구는, 기존 선형 히알루론 상의 낮은 생체 내 안정성과 분해 산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염증반응 등을 극복할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에 의한 염증성 대사질환 제어 효능도 규명하여 발표하는 등 대사질환 및 관절염을 포함한 다양한 염증 질환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주대 김욱 교수는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는 기존 주입형 고분자량 히알루론산 보다 치료 효과가 뛰어나며 안정적이기 때문에 기존 히알루론산의 단점 및 한계점을 극복하는 새로운 치료제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표적 특이적 약물 전달체로서의 기능을 융합하여 특정 약물을 탑재하여 관절에 주입한다면 약물의 종류에 따라 관절염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도,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표적을 제어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자가조립 히알루론산 나노입자 기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하여 더욱 효과적인 관절염 제어기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염증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 연구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트리얼스(Biomaterials)에 2021년 6월 19일 발표되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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