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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SF 연구팀, ‘다발성경화증’ 징후 알 수 있는 연구 결과 발표∙∙∙치료제 개발에 ‘한 발짝’
UCSF 연구팀, ‘다발성경화증’ 징후 알 수 있는 연구 결과 발표∙∙∙치료제 개발에 ‘한 발짝’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4.04.2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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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 소수의 다발성경화증 환자에게서 뚜렷한 면역세포 모음 발견
“다발성경화증 환자 10%, 독특한 면역 징후 나타나∙∙∙면역세포 기능 문제”
제약∙바이오업계,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개발에 진전 불구, 조기 치료만이 유일한 방법”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다발성경화증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에 징후를 알 수 있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수의 다발성경화증 환자를 통해서만 발견됐지만, 의료∙연구 및 의학계는 다발성경화증의 진단∙치료∙연구에 대한 획기적인 발전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는 20일(현지 시각) 다발성경화증 환자에게만 나타나는 뚜렷한 면역세포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은 중추신경계의 탈수초성 질환(신경세포의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절연물질인 수초가 탈락하는 질병, Demyelinating Disease) 중 가장 흔한 자가면역질환이다. 임상적으로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주로 20~40세에 발생한다. 

초기에는 장애 없이 증상이 호전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재발이 반복되면 완전히 호전되지 않고 장애가 남는다. 아직 다발성경화증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 또는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다발성경화증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한 단일 검사는 없다.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진단받기 전 일시적인 시력 상실이나 갑작스러운 협응력 부족으로 병원을 찾는다. 신경과 전문의 역시 다양한 검사를 통해 병명을 진단내린다. 전문의는 MRI 검사에서 뇌에 병변이 보이면 질병을 의심하지만, 100% 확신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발성경화증을 치료하는 데 드는 비용과 부작용을 고려하면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또는 재발 여부를 기다려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사진=서울아산병원

◇다발성경화증 환자 중 10%, 뚜렷한 면역세포 모음 확인 

의료∙연구 및 의학계는 지난 20여 년간 다발성경화증을 치료제 및 치료방법을 개발하는 데 노력해 왔다.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CSF) 연구팀은 소수의 다발성경화증 환자에게만 보이는 독특하면서도 뚜렷한 면역세포 모음을 확인했다. 

UCSF 연구팀은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로부터 입대 희망자와 복무 중인 군인의 혈액 샘플을 받아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팀을 이끈 콜린 자메크틱(Colin Zamecnik) 교수는 “초기 샘플과 다발성경화증 진단 후 수집한 샘플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며 “다발성경화증 환자 중 약 10%가 초기 샘플과 진단 후 수집한 샘플 모두에서 독특한 면역 징후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즉, 다발성경화증은 발병 수년 전부터 면역세포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연구팀은 “환자에게 다발성경화증이 있는지, 발병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간단한 검사 방법이 필요하다”며 “여전히 신경학적 상태를 진단하기는커녕 신경 손상이 발생하기 전인 초기 단계에서 개입하거나 연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앞서 일부 연구팀은 다발성경화증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전부터 뉴런 손상으로 다발성경화증이 발생한다는 증거를 발견한 바 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 알버트 아세리노(Albert Ascherio) 교수 연구팀 역시 지난 2022년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Epstein Barr Virus)에 감염되면 다발성경화증에 걸릴 위험이 30배 증가한다’는 사실을 보고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UCSF 연구팀은 아세리노 교수 연구팀의 연구를 반영한 결과”라며 “다발성경화증 면역 체계가 EBV와 매우 유사한 것에 반응한다는 증거를 반복해서 발견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사진=UCSF
사진=UCSF

◇제약∙바이오업계, “‘꿈의 시나리오’에 한 발짝” 기대 

이번 UCSF 연구팀의 연구 결과 발표로 제약∙바이오업계는 다발성경화증에 대한 더 나은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입을 모은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치료제 또는 치료방법 출시는)아직 먼 시나리오”라면서도 “UCSF 연구팀의 발견은 ‘꿈의 시나리오’에 한 발짝 다가가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UCSF 연구팀은 “다발성경화증에 대한 면역세포 모음은 증상이 나타날 때뿐만 아니라 몇 년 전부터 확인할 수 있는 ‘지표’(Marker)”라며 “소수의 환자에게서만 확인할 수 있지만, 연구계 입장에서는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자축했다. 

한편 의료계는 여전히 조기 치료만이 질병의 진행을 늦추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사는 질병이 경미하게 진행될지, 아니면 빠르게 진행될지 예측할 수 없다”며 “다발성경화증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은 이른 시일 내에 적절한 약물로 치료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발성경화증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이번 연구가 간단한 방법으로 질병의 초기 단계를 확인할 길을 열어줄 것”이라며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물론 모든 사람에게 질병 확인과 치료 방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바타테라퓨틱스(Abata Therapeutics) 공동설립자 겸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 신경과 랜소호프(Richard Ransohoff) 교수는 “의학∙의료 연구자는 다발성경화증 증상이 나타나기 전 10년간의 잠복기 동안 예비 환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이해하고 광범위한 진단이나 치료법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특히 (단 10%일지라도)다발성경화증 징후가 있는 환자에게는 ‘치료를 시작’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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