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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비비는 습관 실명 불러올 수 있어...강한 자극으로 망막 박리 생기면 위험
눈 비비는 습관 실명 불러올 수 있어...강한 자극으로 망막 박리 생기면 위험
  • 최진주 기자
  • 승인 2024.04.22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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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잠실삼성안과)
(사진=잠실삼성안과)

[바이오타임즈] 대기 중에 미세먼지며 꽃가루가 많이 떠다니는 봄에 유독 눈이 가렵다는 사람들이 많다. 미세먼지나 꽃가루는 눈에 강한 자극을 주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라서, 알레르기로 인한 가려움이 생기기 쉬운 것이다. 눈이 가렵거나 이물질이 들어가서 답답함을 느낄 때, 우리는 무심코 손으로 눈을 비비기 쉽다. 또는 눈이 건조하거나 피로할 때, 자기도 모르게 눈을 비비는 습관을 가진 이들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눈을 손으로 비벼대는 습관은 각종 안질환을 일으킬 뿐 아니라, 운이 나쁘면 실명을 불러오는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잠실삼성안과 차덕선 원장은 “눈을 비빌 때 MRI로 촬영한 영상을 보면, 동그랗던 안구가 손바닥으로 마구 눌러대는 공처럼 심하게 찌그러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안구는 신체에서 가장 약한 신경조직을 가진 기관이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실제로 눈을 습관적으로 비비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안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결막염이나 다래끼, 다크서클처럼 외모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원추각막, 인공수정체 탈구,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처럼 실명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질환의 고위험군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형태의 눈병이나 다래끼는 대부분 안질환의 원인균에 오염된 손을 통해 감염되고 전파된다. 눈병 환자를 치료하는 안과 의료진들이 안질환이나 다래끼에 쉽게 걸리지 않는 이유는 손을 수시로 깨끗이 씻어 소독하고 손으로 눈을 만지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 다래끼 등이 자주 생기는 사람이라면,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을 만지거나 눈 비비는 습관을 고치면 발병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라고 전했다.

눈 밑이 어둡게 보이는 다크서클은 인상을 칙칙하고 피곤해 보이게 만드는 원인이다. 그런데 눈 비비는 습관 때문에 다크서클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눈을 비빌수록 피하 혈관이 확장되어 다크서클의 범위가 넓어지고 색깔이 진해지며, 눈 주위의 피부가 두꺼워지고 주름도 더 많이 생기게 된다.

눈을 비비는 습관은 외모에만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 실명에도 이를 수 있는 고위험 안질환을 불러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각막은 눈앞 쪽이 동그란 반구형으로 유지되어야 하는데, 습관적으로 눈을 비벼대면 각막이 한쪽으로 변형되고 얇아지면서 난시와 시력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

차덕선 원장은 “원추각막으로 유발되는 불규칙 난시는 일반적인 소프트렌즈나 안경으로는 시력 교정이 어려워서, 원추각막용 하드렌즈나 크로스 링킹, 케라링 삽입술이 필요하고, 상태가 많이 나쁘면 각막이식까지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라식이나 라섹 시력 교정술 직후 눈을 비비면 각막이 변형될 확률이 높아지므로 더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 대신 인공수정체를 삽입해주는 수술이다. 백내장 수술을 받고 난 후에도 습관적으로 눈을 비비게 되면, 인공수정체를 지지하고 있는 모양체 소대에 지속적인 손상이 누적되며 인공수정체가 한쪽으로 밀리거나 탈구될 수 있다. 이때는 인공수정체를 다시 고정하는 공막 고정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일반 백내장 수술보다 수술 시간이 길고 통증도 더 심하며 회복 기간도 한 달 정도로 긴 큰 수술이라는 점이 문제다. 인공수정체 삽입술, 백내장 재수술, 각막 고정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의료진과 수술 장비 등을 갖춘 지역별 거점 안과나 대학병원에서만 수술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때문에 백내장 수술받은 분은 수술 후 최소 한 달간은 절대 눈을 비비면 안 된다”고 전했다.

잠실삼성안과 김병진 원장은 “눈을 비비면 생길 수 있는 질환 중 가장 심각한 질환은 망막열공, 망막 박리이다. 정상적인 노화에서는 안구의 망막과 유리체 부착 면에서 젤리 형태의 투명한 유리체가 물로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박리가 이뤄지는데, 이 과정을 유리체 액화 및 후유리체 박리 과정이라고 한다. 이때 눈을 심하게 비비는 강한 자극을 주면, 유리체가 망막과 분리되는 과정에서 유리체가 망막을 물고 뜯어지면서 구멍이 생기는 망막열공을 만들고, 이 구멍으로 물이 들어가면서 나중에는 실명에 이르는 망막 박리가 생기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눈이 가려워서 눈 비비는 것을 참기 어렵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요즘 같은 계절에 알레르기로 눈이 가려울 때는 알레르기 안약과 인공눈물 점안, 눈 감고 5초 정도 쉬어주기가 효과적이고, 가려움이 심할 때는 냉찜질, 눈이 피로하거나 건조할 때는 따뜻한 온찜질이 좋다. 가려움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안과 진료를 보는 것은 기본이다.

도움말=잠실삼성안과 김병진 원장

[바이오타임즈=최진주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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