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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벌레가 떠다닌다면? 망막박리 초기 증상 '비문증'일 수도
눈 앞에 벌레가 떠다닌다면? 망막박리 초기 증상 '비문증'일 수도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3.03.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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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동탄퍼스트안과
도움말=동탄퍼스트안과 나승관 원장

[바이오타임즈] 공무원 강 씨(51세, 여성)는 얼마 전, 눈에 벌레가 들어간 것처럼 작은 물질이 둥둥 떠다니는 증상을 겪어 안과를 찾았다. 근시로 인해 안경을 쓴 지 오래지만, 딱히 눈 건강에 이상을 느끼진 않았었기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강 씨는 뜻밖에도 ‘망막박리’ 초기 진단을 받았다.

망막박리는 실명 위험 질환 중 하나로 꼽히는 질환으로, 안구 안쪽 벽에 붙어있어야 할 망막이 벽지가 떨어지듯 떨어져서 들뜨게 되어 나타난다. 망막박리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망막박리 환자는 9만 7,045명으로 2010년 5만 3,148명 대비 82.6% 증가했다. 10년 사이 약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망막박리의 주된 원인은 눈의 노화라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발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러 발생 요인 가운데에서도, 망막박리는 근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근시가 있으면 평균적인 안구 길이보다 더욱 늘어나게 되는데, 이때 눈을 원처럼 감싸고 있는 망막 조직이 버티지 못하고 얇아져 구멍이 나거나 찢어질 수 있고, 이로 인해 망막박리가 나타날 수 있다.

망막박리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에는 강 씨가 겪은 '비문증'이 있다. 비문증은 ‘날파리증’ 이라고도 불리는데 눈앞에 먼지나 머리카락, 벌레 같은 물체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는 증상이다. 사람에 따라 여러 개의 점이나 물체로 보일 수 있고, 그 위치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눈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비문증의 원인은 '후유리체박리'다. 공 모양의 눈알에는 '유리체'라고 하는 투명한 젤리 같은 조직이 채워져 있는데, 이 유리체는 망막 등 안구 내 여러 조직과 유착되어 있다가 노화, 근시 등의 생리적 이유 및 다양한 안과적 질환에 의해 망막에서 떨어진다. 이를 후유리체박리라고 하며 이로 인해 투명한 조직인 유리체에 다양한 형태의 혼탁이 생기고, 망막에 그 그림자가 비치면서 마치 눈앞에 무언가 떠다니는 것 같은 비문증이 나타난다.

이때 비문증은 증상이지 질환 자체가 아니기에, 비문증이 망막박리의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급성으로 나타난 비문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 상당 사례가 망막에 구멍이 생기는 '망막열공'인 경우가 많다. 망막열공이 발생하면 열공을 통해 액화된 유리체 젤이 망막하공간으로 이동하여 열공성 망막박리가 발생한다. 즉 비문증의 원인이 노화나 근시 등 일반적 원인이 아니라 망막열공이라면, 열공성 망막박리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고도 근시가 있다면 젊을 때부터 최소 1년에 1회 이상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하며, 당뇨망막병증 등 당뇨 합병증도 망막질환의 원인이 되므로 기저 질환자들은 더욱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

동탄퍼스트안과 나승관 원장은 "비문증은 노화와 관련된 증상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시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망막열공이나 출혈이 발생해 생긴 비문증 증상이라면 망막박리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만일 눈에 먼지가 낀 것처럼 무언가 떠다니거나, 갑자기 눈앞에 보이는 물체의 개수가 늘어나거나 일부가 가려지는 듯한 증상이 있다면 망막박리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간혹, 아무 증상이 없이도 망막박리가 발병할 수 있기 때문에 40대부터는 주기적으로 안저 검사 등을 받는 것이 좋다"며 "망막박리가 확실하다면 빠른 시일 내에 레이저 치료나 응급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할 병원을 선택할 때는 집도의의 수술 경험이 풍부한지, 검사 및 수술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는지, 최신장비를 사용하는지 여부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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