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0:35 (금)
오가노이드, 동물실험 대체 방법으로 ‘주목’…국내 주요 기업은?
오가노이드, 동물실험 대체 방법으로 ‘주목’…국내 주요 기업은?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3.02.27 18:1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에서 동물실험 의무 조항 80여 년 만에 삭제
약물 발견 및 스크리닝을 위한 최적의 전임상 모델로 각광
자가조직화 능력이 있어 일반적인 배양세포보다 복잡한 생체의 장기 모방 가능
인체 조직 이용, 동물을 활용한 기존 연구의 가장 큰 단점인 인간-동물 간 차이점 극복
오가노이드 시장을 선점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올해 초 미국에서 동물실험 의무 조항을 80여 년 만에 삭제하고, 전 세계적으로 동물실험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체 방법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아울러 개인 맞춤형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약물 발견 및 스크리닝을 위한 최적의 전임상 모델로 미래 ‘재생의학의 게임 체인저’라 불리는 오가노이드가 주목받고 있다.

신약 개발 시 주로 사용되는 동물실험은 인간과 동물의 차이로 인해 동물실험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10개의 신약 중 9개가량의 신약이 임상시험 중 탈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오가노이드는 생체 내와 생체 외 특성을 모두 가진 실험모델로 신약 개발 임상 과정의 초기 단계인 질환 모델링부터 표적발굴 및 표적의 유효성 평가, 유효물질 검색, 선도물질 발굴을 위한 유형성 및 독성 평가까지 전임상에 활용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인체 조직 이용, 동물을 활용한 기존 연구의 가장 큰 단점인 인간-동물 간 차이점 극복

오가노이드(Organoid)는 ‘장기’를 뜻하는 ‘Organ’과 ‘유사함’을 뜻하는 접미사 ‘-oid’가 합쳐진 ‘기관을 닮은 유기체’를 의미하는 용어다.

장기유사체 혹은 미니 장기라 불리는 오가노이드는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 ASC),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 ESC)나 장기 기원세포로부터 분리한 세포를 자가 재생 및 자가 조직화를 통해 형성된 3차원 세포 집합체이다.

오가노이드는 자가조직화(Self-organization) 능력이 있어 일반적인 배양세포보다 복잡한 생체의 장기를 모방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 장기의 발달, 조직의 상호작용, 질병의 발생 등 여러 분야에서 3차원 모델로 활용되고 있다.

줄기세포가 크게 둘로 나뉘는 만큼 오가노이드도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오가노이드와 성체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오가노이드로 구분된다. 현재 간, 위, 장, 폐, 망막, 뇌, 뇌하수체, 내이, 신장 오가노이드는 배아줄기세포로부터 만들어지고 간, 장, 췌장, 신장, 전립선, 자궁, 고환, 유선 오가노이드는 성체줄기세포로부터 만들어진다.

오가노이드는 불멸화하지 않더라도 배양액 조건이 잘 갖춰진다면 세포주처럼 장기간에 걸친 생체 외 배양 및 냉동으로 장기 보존이 가능하다. 또한, 2차원으로 배양된 세포주와는 달리 3차원으로 배양된 전분화능 또는 다분화능 줄기세포는 자가복제와 비대칭 분열을 통해 조직 고유의 세포 계층 및 조직 구조 형성에 필요한 모든 세포를 만들어 내는 특징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오가노이드에서 분리된 줄기세포에 유전적인 조작을 가한 뒤 이를 3차원으로 배양하면 구성 세포가 모두 유전적으로 변형된 오가노이드를 만들 수 있다. 이는 생체 외 모델로서 세포주가 가진 이점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생체 내 모델로서 장기의 특성을 일부 모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오가노이드는 인체 조직을 이용해 제작 가능한 인간 장기 모델로 동물을 활용한 기존 연구의 가장 큰 단점인 인간-동물 간 차이점을 극복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의 생체 유사성은 감염병, 암, 유전 질환 등의 정교함을 요구하는 질환 모델링과 발병 기전 연구에 도움을 준다. 이는 신뢰할 수 있는 분자 표적의 발굴로 이어진다. 또한, 유전자 조작의 용이성은 표적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형광 단백질의 발현 등을 활용해 상태 변화를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리포터 오가노이드도 개발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는 아직 세포주를 활용한 실험을 대체하거나 동물실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생체 내 현상을 세포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에서 모사할 수 있는 실험모델로 활용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특성으로 오가노이드는 신약 개발 전임상의 모든 단계에서 기존 모델을 대체,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모델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관련 시장의 성장세도 무섭다. 오가노이드의 세계시장은 현재 약 1조 원 규모이고, 2027년에 약 4조 원 규모로 성장이 전망된다(출처: ‘Global Organoids Market to 2027(The Insight Partners)’)

임창임 서울대 생화학 박사는 지난해 11월 BRIC View 동향 리포트를 통해 ‘뇌 오가노이드 연구 동향과 비즈니스 전망’에서 오가노이드가 감염병 등 기초 연구뿐만 아니라 약물 개발과 독성 평가, 재생의료 분야 등 개인 정밀 의료 산업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가노이드는 현재 기초 바이오 R&D, 감염병 병리학, 재생의료, 약물 독성 및 효능평가, 맞춤의약 등에 활용되고 있다”면서 “특히 기초 바이오 R&D 및 질환 연구 분야에 오가노이드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감염병 병리학, 발달생물학, 질병 기전 연구 등에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조직공학과 재생의학 개발 및 임상 연구에서의 활용 외에도 후보물질 탐색, 약물 독성 효능평가 및 맞춤의약에 사용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항암치료제 등 약물 스크리닝의 경우 오가노이드 플랫폼 기술이 동물실험과 같이 고비용, 장기간 소요되는 신약 개발 구조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오가노이드 시장을 선점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동물대체 시험법에 관한 기술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는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오가노이드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인체 구조의 재현이 가능한 오가노이드 기술을 가장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 오가노이드 전문 기업이다. 인체의 장기 및 질환별 오가노이드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 평가 플랫폼 오디세이(ODISEI)를 서비스 중이다.

특히, 이 회사는 오가노이드를 기반으로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재생 치료제를 세계 최초 상용화를 위해 준비 중이다.

오가노이드 기반 장 질환 재생치료제인 ‘ATORM-C’의 임상 연구 2건이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생법)에 의한 적합 판정을 받게 되어 임상을 앞두고 있다. 이는 일본의 와타나베 마모루 연구팀 이후 세계에서 두 번째 임상 진입 사례가 될 전망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임상 진행을 위한 세포치료제 시약 생산을 할 수 있는 자체 GMP 시설을 보유하고, 제조업 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아울러 서울아산병원과의 협약으로 병원 내 임상시험용 첨단바이오의약품 GMP 시설까지 예정되어 있어 사실상 임상을 위한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현숙 교수를 중심으로 2018년 설립된 넥스트앤바이오는 바이오 기술과 바이오 시스템 공학의 융복합 연구를 통해 오가노이드의 표준화와 대량화와 관련된 국내외 원천특허를 다수 확보했다.

넥스트앤바이오는 현재 췌장암, 폐암 등 주요 고형암 종의 환자 조직을 기반으로 오가노이드를 제작하고, 이를 사용해 다양한 항암제 개발을 위한 약물 발굴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오가노이드를 균질하게 생산할 수 있는 표준화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의료기관과 오가노이드 뱅크를 구축해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R&D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 오가노이드 뱅크 관련된 병원 단위의 국제 컨소시엄 구축을 목표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신약 물질 유효성 분석 및 동물 대체 분석 서비스, 정밀 의료 진단 서비스 및 의료기기 사업 외에도 세포치료제 및 항암신약 개발을 위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서울대학교와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사람 피부와 완벽하게 같은 형태의 유도만능줄기세포 유래 피부 오가노이드를 구현했다. 정상 피부조직에서 발현되는 대부분 세포와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기존의 인공피부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모낭(Hair Follicle) 조직을 구조적‧기능적으로 재현해 탈모 관련 유효물질 연구에 적합하다.

또한, 기존 효능평가 시스템은 단편적인 기전 및 효능에 국한됐지만, 피부 오가노이드 기반 효능평가 플랫폼은 약물과 인체 피부 환경 간의 복합적 상호작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임상시험과 유사한 신뢰도로 유효성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3D 바이오프린팅 전문 기업 티앤알바이오팹은 ‘삼차원 프린팅용 잉크를 공급하는 방법 및 이를 이용한 삼차원 프린팅 방법’에 대해 미국 특허 취득을 완료했다.

오가노이드는 세포의 3차원 집합체로 세포들의 배열 위치가 그 기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회사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세포들을 이상적으로 배열시키게 되면 그 기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조직(Tissue)의 복잡한 형상까지도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어 다양한 인공조직/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 인공장기) 개발 및 제작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향후 티앤알바이오팹은 현재 개발 중인 피부, 혈관, 간, 심장 조직의 프린팅에 해당 기술을 광범위하게 적용할 예정이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b 2023-12-05 13:53:00
이러면 동물실험으로 인한 동물희생을 방지 할 수잇겠네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