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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의약품 개발 시 동물실험 안 해도 돼.... 우리나라는?
美서 의약품 개발 시 동물실험 안 해도 돼.... 우리나라는?
  • 정민구 기자
  • 승인 2023.01.18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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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확인을 위해 필요로 했던 동물실험 없이도 신약 허가 신청 가능
동물시험 대체법에 대한 연구개발과 상용화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
韓, ‘동물대체 시험법의 개발 보급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 발의 중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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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전 세계적으로 동물실험에 연간 5억 마리 이상의 동물이 희생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물실험을 중단하고, 대체 방법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올해부터 미국 뉴욕주에서 동물시험을 거친 화장품의 판매가 전면 금지하는가 하면, 미국 FDA는 앞으로 의약품 허가받을 때 더 이상 동물실험 자료가 없어도 된다고 발표했다.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확인을 위해 필요로 했던 동물실험 없이도 신약 허가 신청 가능

한국바이오협회의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승인을 받기 위해 반드시 동물실험을 거쳐야 한다는 80년 된 의무조항이 올해부터 사라졌다. 이 규정은 2022년 12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1조 6,500억 달러 규모의 2023년 통합세출법(Consolidated Appropriations Act of 2023)에 포함된 내용으로, 기존 미국 연방 식품의약품화장품법(Federal Food, Drug, and Cosmetic Act)을 개정해 이에 대한 근거가 마련됐다.

식품의약품화장품법 개정 이외에도 공중보건법(Public health Service Act)을 개정해 바이오시밀러 승인 신청 시 필요한 독성 평가 규정에도 이러한 동물시험 대체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1938년 제정된 동물실험 의무화 규정은 잠재적 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을 동물실험을 통해 검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9월 미국 상원에서 식품의약품화장품법 개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연말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함으로써 84년 된 이 규정은 삭제됐다. 대신 새 법에 따라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확인을 위해 필요로 했던 동물실험 없이도 허가 신청이 가능해진 것이다.

개정된 법을 보면 비임상 시험(Nonclinical Test)을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조사하는 임상 시험 전 또는 그 과정 중에 시험관에서(in vitro), 컴퓨터에서(in silico), 또는 화학적으로(in chemico), 또는 비인체 생체시험(nonhuman in vivo test)에서 수행되는 시험’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비임상 시험의 예시로 ▲세포 기반 어세이(Cell-based Assays), ▲조직 칩(Organ Chips) 및 미세생리시스템(Microphysiological Systems), ▲컴퓨터 모델링, ▲기타 바이오프린팅(Bioprinting)과 같은 비인체 또는 인체 생물학 기반 시험방법, ▲동물실험 등 5가지 예시를 법에서 제시한다.

미국에서 의약품을 허가받기 위해서 FDA는 일반적으로 생쥐와 같은 설치류 한 종과 원숭이나 개와 같은 비설치류 한 종에 대한 독성 시험을 요구하고 있어 기업들은 이러한 시험을 위해 매년 많은 동물실험을 진행하는 상황이다.

즉, 새로운 제품이나 의약품이 인체에 어느 정도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전임상 단계의 동물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전임상 단계의 동물실험이 인체와 다른 환경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확도가 낮다는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전임상 시험을 통과한 신약 후보 물질 중 약 8%만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로 인한 제약사의 시간, 인력 및 금전적 낭비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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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시험 대체법에 대한 연구개발과 상용화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

이번 법 개정이 실제 미국 FDA를 변화시킬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나뉜다. 법 개정에 따라 동물실험 없이도 임상 시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지만, 강제조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 동물시험 대체법이 초기 단계고 향후 몇 년간 동물시험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고, 조직 칩 등의 동물시험 대체법이 지난 10년~15년간에 걸쳐 개발되고 있어 더 의존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더욱이 FDA에 있는 독성학자들은 매우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하며, 동물이 안락사된 후 모든 장기에서 잠재적인 약물의 독성 영향을 조사할 수 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동물실험을 선호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번 법 개정은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세계적인 추세 속에서 조직 칩이나 바이오프린팅과 같은 동물시험 대체법에 대한 연구개발과 상용화가 촉진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큰 의미가 있다.

이미 화장품 업계에서는 동물실험 화장품 판매를 금지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2013년 유럽연합(EU)이 화장품 동물실험과 동물실험을 한 화장품 판매를 금지했으며 인도, 이스라엘,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스위스, 멕시코 등도 유사한 법을 통과시켰다.

미국에서는 뉴욕주가 올해부터 동물실험 화장품 판매를 금지한다. 동물실험 화장품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에 따르면 화장품의 최종 형태 혹은 화장품에 포함된 성분을 살아있는 척추동물의 피부, 눈 또는 그 외 다른 부위에 적용하는 것을 동물실험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뉴욕주는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캘리포니아, 루이지애나, 뉴저지, 메인, 하와이, 네바다, 일리노이, 메릴랜드에 이어 동물실험 화장품 판매를 금지하는 미국 내 10번째 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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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동물대체 시험법의 개발 보급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 발의 중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동물대체 시험법에 관한 기술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지만, 관련 법이 미비하고 범정부 가이드라인이 부재해 해당 산업을 육성하기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동물대체 시험법은 화장품 등을 개발할 때 동물을 사용하지 않고 성분 검사를 하는 방법을 말한다. 또 동물을 사용하더라도 개체 수나 동물의 고통을 줄일 방법을 이용한 시험법이다. 사람 세포 유래의 시험관 시험·오가노이드·장기칩을 포함한 미세생체조직시스템연구, 독성발현경로 연구, 통합접근시험평가(IATA)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정애 의원 등은 지난달 23일 ‘동물대체 시험법의 개발 보급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번 법률안에는 ▲동물대체 시험법이란 첨단 기술 등을 이용하여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나 동물 대체 수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정의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관계 중앙행정기관과의 장과 협의를 거쳐 동물대체 시험 활성화를 위한 5년 기본계획 수립 ▲동물대체 시험법 활성화 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두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법안 발의는 지난 2020년 12월 남인순 의원이 발의한 ‘동물대체 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에 이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국내 동물대체 시험법 촉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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