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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해외 의약품 생산시설 ‘불시 점검’ 예정... 韓 기업들 현황은?
美 FDA, 해외 의약품 생산시설 ‘불시 점검’ 예정... 韓 기업들 현황은?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3.01.17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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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통보 없이 정기 실사 대상 시설의 재료, 품질관리, 생산, 시설 및 장비 검사 진행
FDA 실사 대상에 우리나라도 포함, 사전 통지해온 해외 실사의 문제점 개선 목적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연간 FDA 허가 신청 예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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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미국 FDA가 사전 통지 없이 해외 의약품 생산시설에 대한 실사를 추진하기 위한 ‘불시 점검 파일럿 프로그램’을 올해 상반기 중에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바이오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FDA는 해외 의약품 생산시설에 대해 사전 통지 없이 실사를 진행함으로써 그동안 사전 통지를 통해 진행된 실사 간에 위반의 수와 형태의 차이에 대해 평가한다.

미국 FDA는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내·외 의약품 제조사를 대상으로 의약품 실사를 진행한다.

FDA 해외 실사는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 등 관련 부서가 규제사업부(ORA)에 요청함으로써 진행되며, 의약품 승인 전 실사, 정기 실사, 특별 실사로 구분된다.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 대상은 정기 실사(Surveillance Inspection) 대상 시설이다. 정기 실사는 이미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의약품의 생산시설에서 진행되며, 의약품을 생산하는 동안 재료, 품질관리, 생산, 시설 및 장비와 관련된 검사가 포함된다.
 

(사진=FDA)
(사진=FDA)

◇FDA 실사 대상에 우리나라도 포함, 사전 통지해온 해외 실사의 문제점 개선 목적

2021년 3월 기준으로 미국에 공급되는 원료·완제 의약품 제조시설은 상당 부분 해외에 있다. 이 중 3분의 1 이상이 인도와 중국에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HHS)에 따르면 원료의약품(API)의 경우 생산원가가 낮고, 상대적으로 환경규제 등이 약한 해외에 제조설비의 73%가 위치한다. 또한, 미국 내에서 소비되는 완제 의약품도 52%의 제조시설이 미국 외부에 있다.

미국 FDA 실사 대상 상위 10개 국가는 100개 이상~350개 미만의 의약품 제조시설을 보유한 국가로 분류되며, 우리나라도 포함되어 있다. 상위 10개국은 북미(캐나다), 아시아 4개국(인도, 중국, 한국, 일본), 유럽 5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이다.

2019년 한해 미국 FDA는 해외 생산시설을 대상으로 977번, 미국 내 생산시설을 대상으로 694번 등 총 1,671번의 실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3월부터 미국 정부의 해외여행 제한 조치로 미국 FDA 실사도 지연됐으며, 해외 실사는 2020년 3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3번의 해외 실사만 진행됐다. 2020년 10월부터 2021년 4월까지는 주로 중국을 대상으로 18번의 해외 실사가 진행됐다.

미국 FDA는 의약품 승인 전 실사의 경우, 해외 실사를 대신할 수 있는 방식(Alternative Tools)을 통해 2020년 중반부터 2021년 중반까지 50~60% 시간을 절약했다고 밝혔다. 이 방식에는 해외 규제기관이 실시한 실사 정보 공유, 의약품 샘플링 및 테스팅, 텔레콘퍼런스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러한 해외 실사 대체 방법은 일반적으로 정기 실사에는 적용되기 어려워 법적으로 5년 안에 실사받아야 하는 해외 대상 시설이 지속해서 누적되고 있다.

이번 ‘불시 점검 파일럿 프로그램’은 2022년 12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1조 6,500억 달러 규모의 2023년 통합세출법(Consolidated Appropriations Act of 2023)에 포함된 내용이다. 이 법에 따라 FDA의 2023년 예산은 전년 대비 2.2억 달러가 증가한 35억 달러로 책정됐으며, 이 중 1,000만 달러를 배정해 이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두 개 실사 간의 비용과 편익을 비교 평가하고, 불시에 해외 실사를 진행할 경우의 장애물과 도전과제를 확인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 내 의약품 생산시설에 대한 실사는 대부분 사전 통지 없이 진행되고 있으나, 해외 생산시설에 대해서는 사전 통지를 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간 미국 의회는 FDA의 이런 관행에 관해 비판적이었으며, 해외 생산시설들이 실사를 미리 알고 대응했을 때 실사의 효과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해 왔다.

이에, 지난해 통합세출법에서는 FDA가 인도와 중국에 대해 짧은 기간에 사전 고지 없이 실사를 진행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한 바 있다.

미국 의회는 FDA가 이 법이 발효된 이후 180일 이내에 프로그램을 개시하도록 하고, 불시에 해외 실사를 할 경우에 발생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감소하기 위한 방법을 확인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늦어도 6월에는 불시 점검 파일럿 프로그램이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FDA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불시에 진행한 해외 실사에 대한 개수와 이를 통해 확인되고 권고되는 사항에 대한 보고서를 FDA 웹사이트에 게시해야 하며, 파일럿 프로그램 종료 후 180일 이내에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미국 FDA 실사 대상 상위 10개 국가에 포함되어 있어 올해에 시행되는 파일럿 프로그램과 이후 사전 예고 없이 상시로 진행될 실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연간 FDA 허가 신청 예상

한편 새해에는 유한양행, GC녹십자, 휴젤, 동아에스티, HLB(에이치엘비) 등 5개가 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연간 FDA 승인을 위한 품목허가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올해 FDA 허가 신청에 들어가는 국산 신약 중 가장 주목받고 있다. 유한양행은 해외 개발권을 가진 얀센과 올해 안으로 FDA 신약 허가(NDA) 신청을 협의 중이다.

GC녹십자는 지난 2015년부터 도전해 온 면역 글로불린 ‘IVIG-SN 10%’의 미국 허가에 재도전한다. 회사는 2021년 2월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이후 올해 공장 실사를 남겨 두고 있다.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의 FDA 품목허가를 지난해 11월 재신청한 상태로, FDA는 오는 4월 6일까지 품목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허가 승인이 결정되면 지난 2019년 대웅제약 ‘나보타’ 이후 2번째 국산 보툴리눔 톡신의 미국 진출을 확정짓게 된다.

동아에스티도 FDA 품목허가 신청에 도전하며, HLB는 선낭암, 간암에 대한 FDA 신약 허가 신청(NDA)을 위해 현재 데이터 분석과 NDA 제출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도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 중인 ‘SKL27969’, 보령의 ‘BR101801’, 일동홀딩스 자회사인 아이디언스의 ‘베나다파립(IDX-1197)’,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아이발티노스타트’ 등 항암 신약후보 물질들이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고 글로벌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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