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7:50 (목)
브레인포그 증상 지속되면 코로나후유증 ‘롱코비드’ 의심해야….치료제는?
브레인포그 증상 지속되면 코로나후유증 ‘롱코비드’ 의심해야….치료제는?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1.16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적 보건 이슈로 떠올라... 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장기적인 대비책 마련 ‘촉구’
장기간 방치하면 우울증, 치매 위험↑
마땅한 치료제 없으나 최근 치료 효과 입증된 의약품 발견돼

[바이오타임즈] 코로나19 감염 이후 많은 이들이 후유증을 겪고 있다. 짧은 시간 내 증상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장기간 이어지는 후유증에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더욱이 2차, 3차 재확진이 발생하면서 일명 ‘코로나 브레인포그’ 치료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확진자 후유증 방치하면 우울증, 치매 위험 높아져

브레인포그는 의학계 측면에서 질병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하지만 적절한 관리 없이 방치되면 여러 가지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브레인포그란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돼 생각과 표현을 분명하게 하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집중력 감소, 기억력 저하, 피로감, 우울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장기간 방치할 경우 치매로 발전할 위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감염 후 ‘설명할 수 없는 적어도 하나의 증상’의 후유증이 3개월 이내 발생해 최소 2개월 간 지속되는 상태를 ‘롱코비드(long Covid)’로 정의했다.

WHO에 따르면 롱코비드 증상이 코로나19 감염 중 시작되거나 환자가 급성기에서 회복된 후 처음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가장 흔한 증상은 피로, 어지럼증, 호흡곤란, 미각이나 후각 이상, 기침, 두통, 소화불량 등이다.

코로나19가 완치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후유증 여부를 의심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코로나19 후유증 중 집중력 저하와 방향 감각 상실, 건망증이 심해지고 머리가 멍한 느낌이 이어지는 '브레인포그'(뇌안개, Brain fog) 증상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8만 명 규모로 능력 측정 시험을 실시한 결과, 코로나19 감염자는 비감염자에 비해 시험 점수가 낮았다. 인공호흡기가 필요했던 중증 환자의 경우 아이큐(IQ) 7포인트에 해당하는 점수 하락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완치자에게서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우울해지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뇌세포 손상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미국 스탠퍼드대와 예일대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브레인포그를 겪은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서 염증 단백질(CCL11) 수치가 높게 나타났으며, 코로나19가 기억력과 연관이 깊은 뇌 해마체 신경세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스탠퍼드대학 신경과학자 미셸 몬제 박사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쥐,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 9명의 부검 조직, 코로나19에 의해 인지 장애 증상이 생긴 48명의 환자 등 세 그룹을 비교했다. 그 결과 세 그룹 모두 '뇌 염증'신호가 발견됐다

특히 뇌 속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미세아교세포 (microglia)'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뇌 신경세포의 손상을 일으켜 우울증이 심해지고, 특정 단백질을 처리하는 기능이 떨어지면 치매의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이러한 증상은 중증 코로나19 환자 외에도 감기와 같이 가벼운 증상을 겪은 경우에도 나타났다. 연구팀은 암 환자와 같이 독한 약물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사람이 겪는 인지장애와 브레인포그 현상이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 기존 약물로 치료 가능하지만 임상시험은 ‘아직’

코로나 후유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 보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계는 감염자 4명 중 1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코로나 감염 후유증에 대한 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코로나 브레인포그에 대한 승인된 치료법은 없다. 하지만 낙관적인 연구 결과가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최근 예일대 의과대학 연구팀은 외상성 뇌손상 및 PTSD 치료에 사용해 온 ‘구안파신(guanfacine)’과 ‘N-아세틸시스테인(N–acetylcysteine,NAC)’ 약물 조합이 브레인포그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이 롱코비드 증상으로 브레인포그를 호소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치료를 시도한 결과, 치료를 지속한 환자 모두 기억력과 멀티태스킹 능력 등에 큰 개선을 보였고, 일부 환자는 완전히 브레인포그가 사라졌다.

구안파신(Guanfacine)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경구약으로 전두전야 기능부전과 관련된 기타 질병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N-아세틸시스테인(N-acetylcysteine, NAC)은 강력한 항산화제 및 항염증제로 전두전야 치료에도 효과적인 치료제다. 주로 외상성 뇌손상 환자에게 처방되고 있다.

이미 두 약물은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오랜 기간 사용돼 왔으며 안전성을 입증 받은 의약품이다. 다만, 구안파신과 N-아세틸시스테인 조합이 브레인포그의 치료법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